김정권의 시
31. 비취 호
profkim
2020. 3. 18. 14:02
비취 호
바람수레 타고 올라온
먹구름
짐이 무거워 산마루에 짐을 푼다
세차게 쏘다 붙고
가벼이 산을 넘는구나!
산은 저수지
사철 물을 흘려
숲을 키운다.
뭇 생명이 자라고
꽃피우고 열매 맺고
그리고 새 생명을 낳는다.
이슬이 물방울 되고
물방울이 모여 실개천
물이 모여 이룬
옥색의 비취(翡翠) 호(湖)
산 그림자에 가려진 호수는 진한 비취옥
높은 산
깊은 골
산과 호수의 경계
굴곡의 자연스러운 조화
아름다운 수색(水色)
오묘한 창조주의 솜씨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작시(作詩) 노트: 미국 Washington주 North Cascade 산맥을 넘다보면 아름다운 Diablo Lake과 Ross Lake을 만난다.
석회석이 많은 이 지역 특성 때문에 호수는 옥색 비취호가 되었다.
수색이 빼어나게 아름답고 올망졸망한 수계(水界)는 아름다움의 극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