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잠시 동안의 상념(想念) 며칠 전 예고 없이 정전(停電)이 되었다. 긴 시간은 아니나 15분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잠시지만 고층에 사는 나로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나라 사정으로 오랜 시간 정전이 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정전된 시간에는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었다. 근래에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생겨나고, 아파트 고층은 선호(選好) 층이라 하니 자연 가격도 비싸고 상대적으로 저층은 인기가 없는 모양이다. 나는 타의(他意)로 27층에 살게 되었는데 노년에게 고층이 좋을 리 없다.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오르내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고 조망이 좋으니 그냥 적응하며 살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응방안이 없다.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여러 가지 가정(假定)을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