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이팝꽃의 밀어(密語) 참 가난했었지!하얀 쌀밥 한 그릇꿈이었다네뜨끈한 고깃국에 윤기 흐르는 쌀밥부잣집 밥상 너머의 이야기였지 오늘, 풍요로운 시대에온 백성이 누리는 밥상쌀밥은 건강에 나쁘다며구수한 보리밥이 대접을 받는다네고기보다는채소가 건강에 좋다고소식(小食)해야 한다니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남천(南川)의 이팝꽃봄의 끝자락에탐스레 피어나나지막이 속삭인다. 어려웠던 시절의 눈물을 잊지 말라고그 시절의 엄마를 잊지 말라고그때 노동자를 잊지 말라고희망의 꿈을 이루려 하던 지도자를 기억하라고 오늘의 눈부신 번영은한순간에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오늘을 이룬 사람들의 역사를 잊어버리면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고.이팝꽃은 오랜 역사의 증인으로빙그레 웃는다. 2025년 5월 2일(금)ⓒ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