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120

[시(詩)] 107. 생명의 강 남천의 겨울

107. 생명의 강 남천의 겨울 남천에 겨울이 오면 갈색 둔덕 삭막해진 둔치 겨울 기운 넘쳐 휴면(休眠)의 계절 그러나 남천에 겨울이 오면 철새 찾아오고 흐르는 강물 생기 넘치는 생명의 장(場) 큰 백로 왜 가리 해오라기 남천을 지키는 터줏대감들의 의연한 자태 겨울로 접어들면 남천을 찾는 철새 소백로 여러 종의 오리 무리 물 병아리 남천 수면은 진객들로 혼잡하지 무리 지어 나는 오리 때 물속에서 먹이질 둔덕에 올라 먹이 찾는 모습 넘치는 생동감 물 병아리는 물속을 유영하니 여유로워 보이고 먹이를 쉽게 찾지! 조그만 위험에도 날아가니 예민한 경계심 하늘을 날고 잠수하며 유영(遊泳)하는 철새 남천의 수면은 잔칫집 같다. 살아있는 생명의 향연(饗宴) 누가 겨울을 삭막(索漠)하다 했나? 남천의 겨울은 활력이 넘..

김정권의 시 2024.01.21

[시(詩)] 106. 새해를 여는 기도

106. 새해를 여는 기도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면 한 해가 가고 날을 다시 헤아리기 시작할 때 나는 마음을 모아서 기도한다. 하늘의 뜻을 알기를 선하고 온전한 뜻을 깨닫고 삶이 산 제물이어서 영적 예배를 드리기를 하늘의 뜻을 이루기를 기쁨과 감사가 삶이 되고 타인의 이야기를 즐겨듣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손으로 섬기고 발로 걸어서 메시지를 전하는 삶이기를 내 생존의 버팀목인 이웃을 사랑하고 나누며 섬기게 하시고 자연에 고마움을 호흡하는 순간마다 감사의 기도를 생수를 마실 수 있는 축복을 복으로 깨닫게 하소서 내 마음에 이루어진 평안 믿음에서 오는 자유 사랑의 기쁨을 이웃과 나누어 풍성한 삶이 되게 하소서 믿음과 사랑에서 오는 건강한 삶을 주셔서 일어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복되며 환하게 ..

김정권의 시 2024.01.01

[시(詩)] 105. 낙엽(落葉)에 추억을 담고

105. 낙엽(落葉)에 추억을 담고 가랑잎 낙엽되어 떨어지고 쌓이면 세월이 가고 지난날의 추억이 낙엽에 새겨진다. 추억을 밟고 걷는 길 오늘의 삶을 되새김하고 오늘의 나는 그 긴 세월이 만들어낸 결정체 이 역시 낙엽에 새기고 먼 훗날 낙엽이 썩어서 땅의 밑 거름이 될 때 내 삶도 밑거름되어 내일의 풍요를 기약하리라 깊어가는 가을이면 넉넉한 인심으로 풍요를 창조주의 섭리를 노래한다. 낙엽이 땅에 쌓이면 왠지 마음이 포근해지고 형형색색의 이미지 우주의 형상이 그 안에 있으니 아름다움이지 풍요로운 낙엽의 계절 2023년 11월 14일(화)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나무의 잎은 한여름 쉴새 없이 일했다. 영양을 만들어 공급해서 나무를 건강하게 하였고, 꽃피우고 열매 맺는 일을 해냈다...

김정권의 시 2023.11.14

[시(詩)] 104. 가을 오솔길에서

104. 가을 오솔길에서 남천(南川) 둔치 낙엽 구르는 소리 가을이 성큼 다가와 계절을 알린다. 오솔길 짙게 물든 낙엽 쌓이고 낙엽 밟는 소리 바스락 나면 가을은 벌써 내 곁에 와 있다. 단풍길을 걸으면 지난날들의 생각이 소록소록 떠오르고 그리운 얼굴들이 단풍 사이에 환영(幻影)으로 나타난다. 사색(思索)의 심연(深淵)으로 빠져들면 지난날들의 어리석음이 인색함이 눈사람처럼 커져서 시야를 가린다. 산야의 아름다운 색채(色彩)는 마음에 깊은 영감(靈感)을 주고 자연은 지혜롭고 풍요롭고 화려한 삶의 길로 안내한다. 2023년 11월 8일(수)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가을이 되면 풍요의 계절을 맞지만, 과거 고난의 시대에 살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면 회한(悔恨)이 깃든다. 각박했던 ..

김정권의 시 2023.11.08

[시(詩)] 103. 코스모스의 은어(隱語)

103. 코스모스의 은어(隱語) 언어가 없어도 뜻이 전해지고 표정 짖지 않아도 기쁨이 환희와 감사가 묻어나는 코스모스 가을을 누가 스산하다 하였는가 오색(五色) 찬란(燦爛)한 색채 만 가지 형상(形狀)으로 가을을 노래하는 코스모스 미풍에 살랑이며 깊은 사색의 심연으로 빠지는 코스모스 황홀한 가을을 말한다. 언어가 없어도 그들의 메시지는 꽃잎에서 꽃잎으로 전해지고 사람에게 말하고 우주에 알리는 코스모스의 은어는 오묘(奧妙)하다. 2023년 10월 12일(목)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나는 9월이 끝날 무렵이면 코스모스를 기다린다. 그들은 나에게 수없이 많은 것을 일러준다. 그들의 은어(隱語, secret language)는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코스모스의 가느다란 줄기와 가..

김정권의 시 2023.10.13

[시(詩)] 102. 가을이 좋다.

102. 가을이 좋다. 가을이 오면 좋다. 그냥 좋다. 드높은 쪽 빛 하늘이 뭉개 그름이 맑은 하늘에 달 휘영청 뜨고 기러기 날아가니 좋다. 아주 좋다. 짙게 물드는 황금들녘이 감 굵게 익어가니 못생긴 모과 누렇게 굵어가니 햇밤과 잣 입에 넣으니 좋다. 참 좋다. 풍요의 계절 넉넉한 인심이 이웃을 둘러 보는 마음이 새 옷 입은 아이들이 좋다. 너무 좋다. 가을이 좋다. 2023년 9월 29일(금) 추석명절에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더위와 궂은 날씨에 힘들었던 여름이 살짝 지나가고 가을이 오니, 하늘이 높아져 짙은 쪽빛으로 바뀌니 상큼하다. 뭉게구름 떠오르니 풍요를 느낀다. 가을 저녁은 평안(平安)하다. 들에 곡식 영글어가는 소리, 과실 익어가는 냄새, 마음의 풍요를 느낀다. ..

김정권의 시 2023.09.29

[시(詩)] 101. 가을이 온다.

101. 가을이 온다. 따가운 햇빛 매미 귀따갑게 울면 쪽빛 하늘 높아지면 사과가 익어가면 가을이 온다. 여름의 태양에너지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여 곡식이 영글어가고 과실이 익어가니 가을의 풍요를 꿈꾼다. 여름 에너지 가을 들녘을 영글게 하는 힘이었다. 그가 힘을 잃으면 풍요의 가을이 온다. 쪽빛 하늘 높아지면 들녘은 황금색으로 물들고 넉넉한 인심에 벗을 찾는 손길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가을이 온다. 2023년 9월 7일(목)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가을이 오면 풍요의 계절을 누리게 된다. 봄과 여름이 없었다면 가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조정(調整)하며 순환(循環)한다. 오묘한 진리가 잠재해 있다. 인간의 지혜로는 다 설명하기 어렵다...

김정권의 시 2023.09.08

[시(詩)] 누 나

[시(詩)] 누 나 초가(草家)지붕처럼 부드럽고 포근 하고 정겨운 누나 누나는 한강 변에 꿈을 키우며 살았습니다. 큰 전쟁이 일어나는 어느 날 금호강 변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둥지에는 알이 가득하였고 그 후손이 번성하여 빛나는 별 같았습니다. 그들은 믿음으로 무장하고 사랑의 화살로 세상을 이겼습니다. 빛나는 삶입니다. 세상에 비치는 빛이었습니다. 누나는 기력이 다할 때쯤 남천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쪽빛 하늘이 높아지고 사과가 다 익어갈 무렵 파랑새가 되어서 그가 살던 하늘나라로 날아갔습니다. 허수아비는 말했습니다.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영원히 2023년 9월 7일(목) Ⓒ 2023 J. K. Kim [(作詩) 노트] 내 누님은 91세의 수(壽)를 누리시고 파랑새가 되어 그가 늘 사모하..

김정권의 시 2023.09.07

[시(詩)] 100. 연못가에서

100. 연못가에서 삼복 더위 기승부리면 더 활기찬 연못 열에너지 흠뻑 받은 연잎은 활기 넘치고 연꽃 여왕의 우아함으로 연잎 위로 올라서면 주위를 비치는 광채(光彩) 연못가에 서면 환히 웃는 연꽃 반가운 만남 미소(微笑)로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수많은 전설을 품은 연꽃 사연도 많고 고난도 컸지만 오늘의 영화(榮華)는 여왕(女王) 못가에서 연꽃 삼대(三代)를 만나 세월의 무상(無常)함을 여름이 빠르게 지나가는구나! 곧 가을이 오겠지 연못가에서 칠월의 찬란함을 노래한다. 2023년 7월 29일(토)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칠월도 지나가려 한다. 삼복(三伏)더위로 사람들은 지치고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때를 만난 곳이 있다. 연못이다. 강렬한 태양열 에너지를 받아서 연..

김정권의 시 2023.07.30

[시(詩)] 99. 백일홍 연가(戀歌)

99. 백일홍 연가(戀歌) 긴 장마비 잠간 쉬고 둔덕에 백일홍 밝게 웃으니 빛이 비친다. 오랜 장맛비에 굴하지 않고 미모를 가꾸어온 백일홍 야성미(野性美)가 넘쳐 발산(發散)하는 힘을 느낀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영화(榮華)가 10일이라지만 너는 백일홍(百日紅)이라 하니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너의 아름다움은 솟구치는 힘에서 다양한 색채(色彩)에서 그 모습에서 발산하는구나 빗속에 네 미모는 더 아름답고 청조(淸操)한 모습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2023년 7월 24일(월)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백일홍은 야생화였다. 야생에서 백일홍은 자줏빛 비슷한 색채를 띄었다고 한다. 여러 번 개량을 통해서 오늘 관상용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오늘은 꽃 색깔도 다양하고 크기..

김정권의 시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