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123

[단상(斷想)] 123. 아파트 풍경(風景)

123. 아파트 풍경(風景)    내가 사는 아파트는 좀 작은 편의 아파트여서 젊은 부부가 많이 살고 있다. 따라서 어린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아이라야 한 집에 한두 명이니 귀한 존재들이다. 다행히 아파트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서 이웃 아이들이 같이 놀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침이면 으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버스가 오는 곳에는 젊은 엄마들과 아이들이 많이 모여있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는 길을 바래다주는 풍경이다. 잠시지만 엄마들은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잠깐의 소통이라 하겠다. 아이들이 떠나면 엄마들은 뿔뿔이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한 여름철에는 캠퍼스 중앙에 설치된 물놀이 장소가 있어서 아이들은 옷을 입은 채 물을 덮어쓰고 좋아하고, 엄마들은 주변 그늘의 의자에 ..

단 상(斷 想) 2024.09.14

[단상(斷想)] 122. 결혼의 의미

122. 결혼의 의미            The Meaning of Marriage     결혼(結婚, marriage)이 무엇인가?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보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그 부모를 떠나서 한 몸이 되는 것(창2:24; 막10:7-9)이다. 즉 1+1=1이 되는 것이다. 이런 계산은 수리적인 것이 아니다. 영적이고 정신세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What is marriage? According to Jesus' teachings, a man leaves his father and mother and is united to his wife, becoming one flesh (Genesis 2:24; Mark 10:7-9). This is akin to a mathematical equati..

단 상(斷 想) 2024.09.11

[단상(斷想)] 121. 셔우드 홀 회상

121. 셔우드 홀 회상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첫 번째 백인, 크리스마스실을 처음 만든 사람, 한국을 사랑한 사람 그는 로제타 홀(Rosetta S. Hall 1865-1951)의 아들 셔우드 홀(Sherwood Hall 1893년 11월 10일 ~ 1991년 4월 5일)이다.   나는 셔우드 홀을 대구대학교에서 1984년 처음 만났다. 셔우드 홀 내외는 결핵협회 초청으로 한국에 오셨는데 이때 대구대학교 대명동 캠퍼스의 사범대학 건물을 셔우드 홀 기념관으로 증정하는 행사가 있어서 대구대학에서 의미 있는 만남을 갖게 되었다.  이때 벌써 셔우드 홀은 91세라는 고령이셨고 의자 차를 타셔야만 하는 건강이 셨으니 노쇠한 후이었다. 부인 마리안(Dr. Marian Hall)은 보행이 가능하신 점으로 보아 셔..

단 상(斷 想) 2024.09.03

[단상(斷想)] 120. 무료(無聊)한 아침에

120. 무료(無聊)한 아침에     한 더위에 좀 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휴가를 내었다. 아무 일도,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표류하는 심정으로 흘러감에 맡기고 싶었다. 며칠이 지났다. 떠내려가는 삶은 무료하다는 것을 느꼈다. 죽은 물고기가 물에 떠내려가면 그 누군가의 먹이가 되겠지, 부러진 나뭇가지가 떠내려가면 그 어딘가에서 쓰레기가 되겠지, 살아있어야 상류로 힘차게 올라갈 것이다.    심신(心身)을 양생(養生)하여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일까? 이는 사람마다 다르리라 본다. 내 경우는 쉬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무엇이고 도전적 삶을 삶으로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 같다.  대학 ..

단 상(斷 想) 2024.08.24

[단상(斷想)] 119. 우리나라 개화기의 신여성들

119. 우리나라 개화기의 신여성들     칠월 하순부터 나는 오래된 사진들을 정리하였다. 백 년이 좀 지난 사진부터 백 년이 다 돼가는 사진들이다. 우리나라 개화기의 사진을 정리한 것이다. 개인이 소장할 사진이 아니고 박물관 같은 공공기관에서 보관 관리하여야 할 사진들이다. 이들 사진은 주로 여성 관계 사진으로 당시 우리나라 여성 교육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이 자료를 입수하게 된 계기는 내가 한국특수교육백년사 편찬위원장으로 일하던 1992년에서 1994년에 여러 분야에서 자료를 수집하였는데 특히 초창기 사진이 부족하여 초기 선교사 후손들에게 연락하게 되었고, 마침 평양에서 맹교육(盲敎育)을 시작한 홀 선교사(Dr. Rosetta S. Hall, 1865-2051)의 손녀와 연결이 되..

단 상(斷 想) 2024.08.15

[단상(斷想)] 118. 매미의 피날레

118. 매미의 피날레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다. 앞으로 갈수록 더 더워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름철 휴가를 잘 가지 않는 내가 올해는 멀리 사는 외손녀 가족이 와서 3박 4일 피서를 다녀왔다. 무척 좋은 시간이었다. 요즘 가족이라도 자주 만날 수 없으니 만난다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늦게 얻은 외손녀가 훌쩍 커져서 제 엄마 키보다 더 커졌다. 딸 내외는 이 딸이 무척 대견스럽고 사랑스러운가 보다. 세심한 데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잘 길러 보려는 마음가짐이 은연중에 묻어난다. 무척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나는 새벽에 걷기를 하니 어느 곳에 가더라도 뺄 수 없는 습관이다. 새벽에 호숫가를 걸었다. 삼복(三伏), 매미 우는 소리는 절정에 이르렀고, 잎이 무성한 나무 사이에 울려 퍼지는 매미 소..

단 상(斷 想) 2024.08.07

[단상(斷想)] 117. 거짓의 위력(威力)

117. 거짓의 위력(威力)    “아아, 거짓이여. 너는 내 나라를 죽인 원수로구나.” 거짓이 나라를 망(亡)하게 하였다는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 1878~1938) 선생의 말이다. 거짓, 사기, 부정이 나라를 망치는 길이다. 안창호 선생이 생존하시던 때의 사회상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라가 외인(外人)의 손에 넘어가고 국민은 수탈의 대상이 되었고, 남의 나라를 위해 군대로, 보국대로, 정신대로 끌려가도 아무도 나서서 지켜줄 사람이 없는 고아 같은 신세가 된 국민, 나라 잃은 백성의 한(恨)이다.    나라가 무력해지고 조그만 외세(外勢)에도 풍전등화(風前燈火) 같이 요동치는 시대, 왜 나라가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 당파 싸움을 죽기 살기로 해서 상대를 죽이고 권력을 잡으면 부정과 부패와 허..

단 상(斷 想) 2024.07.29

[단상(斷想)] 116. 옐로스톤 국립공원 회상(回想)

116. 옐로스톤 국립공원 회상(回想)     십여 일 바쁘게 지났다. 박물관에 기증할 사진을 정리하였다. 100여년 전 사진을 정리하고 그 내용을 가능한 한 찾아서 기록으로 남겨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시대 사진은 귀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진에 관한 설명이 없다면 후세대가 사진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폐기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사진에는 가능한 한 설명문이 붙어있어야 한다. 박물관은 후세대에 선조의 문화유산을 전달해야 하므로 더욱 메시지 전달기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진 정리를 하면서 12년 전 아들 가족과 여행한 사진들이 나와서 무척 반가웠다. 2012년 아들의 제의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규모가 가장 큰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

단 상(斷 想) 2024.07.20

[단상(斷想)] 115. 포성(砲聲)

115. 포성(砲聲)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몇 달을 다녔다. 그날은 화창한 일요일이었다. 메가폰을 잡은 군인들이 길거리를 뛰어다니며, 군인들은 속히 귀대(歸隊)하라고 화급하게 외쳤다. 우리나라 국군은 일요일 외박을 했기 때문에 군대에 군인들이 없었고 이들에게 귀대를 알리는 사람들이었다.    라디오도 흔하지 않던 시절이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이북에서 처 내려왔다는 소리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녘에는 은은하게 포성이 들려왔다. 군인들을 실은 트럭은 동대문에서 청량리 쪽으로 계속 군가를 부르며 나갔다. 세계 제2차대전을 치루기는 했어도 고공(高空)에 B 29가 나타나면 공습경보를 울리는 정도였지 우리나라에서 군인들이 총을 들고 나가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었다.   하루가 지나갔다. 날씨는 화창했다...

단 상(斷 想) 2024.06.25

[단상(斷想)] 114. 산 제물(祭物): 우리의 삶

114. 산 제물(祭物): 우리의 삶     기독교에서 예배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래서 예배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게 된다. 그러나 더러는 개념이 모호할 때가 있다. 예배의 실체를 이해하기 어렵고 왜 그것이 중요한지가 잘 설명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오랜 세월 예배를 드려왔다. 그러나 참 예배, 영적 예배에 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진정한 예배는 어떤 것일까? 사도 바울은 영적(靈的) 예배(禮拜)를 드리라 한다. 영적 예배는 우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 제물로 드리는 것이라 하였다. 몸으로 드리는 산 제물이 곧 영적 예배라는 것이다.   그리고 바울은 이어서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 변화를 입어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한 뜻이 무엇인지..

단 상(斷 想) 2024.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