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135

[단상(斷想)] 135. 아미시 사람들

135. 아미시 사람들   십여 년 전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Pennsylvania) 더치 카운티(Dutch Country)의 랭커스터(Lancaster)에 사는 재침례파(再浸禮派) 사람들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이들을 아미시(Amish)라 부르고 대부분 문명을 거부하고 전통적 농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1693년 스위스(Swiss)와 알자스(프 Alsace, 프랑스 북동부 지역) 출신으로 야코프 아만(Jakob Ammann)이 전근대 유럽의 종교 박해를 피해 신세계로 이끌고 온 재침례파 계열 신도들의 후손들이다. 창시자의 이름을 따서 '아만파(派)'라고 부르기도 한다. 랭커스터의 아미시는 약 3만 명이 거주하는 큰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재침례파(재세례파)는 대체로 초대 교회의 이상..

단 상(斷 想) 2025.03.03

[단상(斷想)] 134. 활(弓)의 노래

134. 활(弓)의 노래    우정(友情)을 사전적 의미로 보면 친구 사이에 나누는 정신적 유대감을 말할 때 쓰인다. '동맹'보다 더 강한 형태의 대인관계이다. 우정의 개념이 소수와의 매우 깊은 관계로 본다. 가장 친한 친구 한두 사람과 더 강렬한 관계를 갖는 경우라 하면 어떨까! 우정은 말 자체가 아름답다. 우리 삶에서 우정을 나누며 지내는 벗이 진정 몇 명이나 될까? 아리송하다.   지금으로부터 3천여 년 전에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며 지낸 두 청년이 있었다. 이들의 우정은 지금도 많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윗(David) 왕과 다윗을 죽이려고 10여 년을 추적한 사울(Saul) 왕의 아들인 요나단(Jonathan)의 우정이다. 이 둘의 관계는 아이러니하다.  다윗은 적국(敵國)..

단 상(斷 想) 2025.02.17

[단상(斷想)] 133. 한(恨)의 역사

133. 한(恨)의 역사    우리나라는 단군 이래 가난과 억압 속에서 살아온 것 같다. 오늘처럼 자유롭고 부를 구가(謳歌)하며 산 역사가 없었다. 왕(王)이 있고, 양반(兩班), 상민(常民), 천민(賤民)이 있었다. 말하자면 계급사회였다. 이유도 없이 상민이나 천민은 양반의 무례한 행동을 수용해야 했다. 그리고 복종해야 했다. 오늘처럼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恨)은 모두 가난에서 온 것이지만 계급사회에서 온 것도 많다고 보인다. 항상 서민의 삶은 고단하고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고난의 삶이었지, 오늘 젊은 세대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서민의 생활에는 항상 한이 맺혀있었다.  첫째, 약 한 첩 써보지 못하고 부모님 돌아가시게 ..

단 상(斷 想) 2025.02.09

[단상(斷想)] 132. 가장 중요한 것

132. 가장 중요한 것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한국전쟁이 있었다. 나도 피란민 생활을 했다. 1950년대 초 우리 사회는 무척 혼란스럽고 가난했다. 사는 것이 전투 같았다면 이해가 될까? 이런 어려웠던 시절에 읽었던 책이 많았다면 아이러니하다 해야겠지, 책 살 돈이 없어서 대여해서 읽은 책들이다.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 중의 하나는 프랑스 과학소설 작가인 쥘 베른(Jules Gabriel Verne, 1828~1905)의 1870년 작품인 해저 2 만 리 (Vingt mille lieues sous les mers)였다. 당시 베른의 작품은 학생들에게는 무척 흥미진진한 소설이었고 인기가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쥘 베른의 작품은 ⁕ 지구 속 여행 (Voyage au centre ..

단 상(斷 想) 2025.02.01

[단상(斷想)] 131. 남천의 백로(白鷺)

131. 남천의 백로(白鷺)     새해 들어서 벌써 1월도 하순으로 접어든다. 경산 남천에는 겨울 철새로 붐비고 있다. 올겨울에는 백로가 많이 찾아와 주어서 참 기쁘다. 대백로의 무리가 예년보다 개체 수가 많이 늘었고 소백로 무리도 작년 12월 중순을 넘기며 떠났는 데 비해 올해는 많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백로 외에도 오리의 종도 다양해졌고 개체 수가 많이 늘어서 활력이 넘친다. 민물가마우지도 겨울 철새로 많이 찾아와서 겨울을 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는 민첩하고 잠수 능력이 뛰어나서 겨울을 지내기가 편안할 것 같다. 그러나 자연은 녹녹한 것이 없어 보인다. 모두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나는 남천에서 백로를 보면 왠지 마음이 맑아지는 기운을 느낀다. 대부분 오리가 보호색을 띠어서 강바닥과 유사하..

단 상(斷 想) 2025.01.23

[단상(斷想)] 130. 미국건국과 에이킨 성경

130. 미국건국과 에이킨 성경    에이킨(Robert Aiken 1735–1802) 이란 사람이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출생하고 1769년에 미국 필라델피아(Philadelphia)에 이민해 온 장로교 신자였다. 에이킨은 출판업자였고 미국 독립운동사에서 이름을 남긴 사람이다. 에이킨은 미국 최초로 완벽한 영어 성경을 간행한 사람으로 1782년 미국 대륙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아서 이 성경이 혁명의 성경(Bible of the Revolution)이란 이름을 얻었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던 시절에 에이킨 성경(Robert Aitken Bible)이 간행되었다. 미국의 독립전쟁은 1775년부터 1783년까지이고 에이킨 성경이 개발된 때는 1777년에서 1782년 사이..

단 상(斷 想) 2024.12.27

[단상(斷想)] 129. NPC: 미국장로교회

129. NPC: 미국장로교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한 교회가 그 국가를 대표할 수 있겠는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 DC에 한 교회명칭이 National Presbyterian Church(NPC)이다. 이 명칭을 사용하게 된 것은 워싱턴의 언약-제일장로교회(the Covenant-First Presbyterian Church)를 1947년 10월 15일, 장로교단과 워싱턴시의 목회자들이 이 교회에 모여 이 교회를 장로교단의 전국 교회로 세우기 위한 봉헌 예배를 드림으로 이루어졌다.  이 교회 목사였던 에드워드 L. R. 엘슨(Edward L. R. Elson)은 미국 상원의 목사이기도 했다. 후에 그는 상원의원으로 봉사하였다. 교회 현판식에 해리 S. 트루먼(Harry S...

단 상(斷 想) 2024.12.06

[단상(斷想)] 128. 워싱턴 DC 성경 박물관

128. 워싱턴 DC 성경 박물관    오래전에 워싱턴 DC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얼마 전 다시 워싱턴 DC의 성경 박물관(Museum of the Bible, Washington DC, 주소: 400 4th St SW, Washington, DC 20024, 홈페이지: www.museumofthebible.org)을 다녀왔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이 박물관은 2017년 개관한 것이어서 그리 오래된 박물관은 아니다. 그러나 규모의 호대(浩大) 함이나 소장 전시된 자료의 다양성에 있어서 아주 우월하다고 본다.  박물관 근처 호텔에서 하루 자고 아침 개관시간(오전 10시)에 맞추어서 박물관으로 갔다. 성경 박물관은 워싱턴 중심가에 있다. 박물관 6층 전망대에서 보면 국회 의사당과 워싱턴 기념탑이 좌우(左右..

단 상(斷 想) 2024.12.01

[단상(斷想)] 127. 역사의 현장에서

127. 역사의 현장에서      한 마을은 이웃이 모여 사는 공동체이다. 농업사회는 집성촌(集性村)이어서 친족들의 삶의 터였다. 그러나 산업사회는 이익공동체여서 산업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이에 따라 주거환경도 많이 변했다. 산업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마을의 역사를 잘 알 수 없게 되었다. 오늘 역사가 왜곡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사는 고장의 어떤 선조들의 삶이 있었는 가를 알아야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여행 중에 아침 걷기를 계속하고있고, 요즘 나의 걷기는 산과 들을 아우르는 주택가길 약 3.5km를 매일 걷고 있다. 약간의 언덕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어서 걷기에 무척 좋은 길이라 생각된다. 길을 걸으면서 동리 상황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주택가이니 집의 모습에 관..

단 상(斷 想) 2024.11.21

[단상(斷想)] 126. 미국 풍속도(風俗圖)

126. 미국 풍속도(風俗圖)    삼 년 만에 미국을 방문했다. 코로나로 팬데믹이 한참일 때인 2021년 인천공항에서 삭막함을 느꼈는데, 미국 시애틀(Sea-Tac)공항은 혼잡했던 기억이 난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미국 서민의 삶이 무척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몇 가지 달라진 풍속이 눈에 띄인다.    하나,   한국 카페에서 커피값이 항상 비싸다고 생각했다. 카페에 따라서 커피값이 다르지만, 평균 커피 한 잔에 5천 원은 하는 셈이다. 미국 스타벅스에서 커피 중간 크기(grande)를 세금 포함해서 $1.20 정도면 살 수 있었으니 요즘 환율로 하면 1,700원 정도로 보아서 우리나라 커피값이 비싸다고 생각되었다. 우리나라는 카페 커피값이 세계에서 비싼 나라에 속한다. 그러나 이번 미국 방문에서 ..

단 상(斷 想)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