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단상(斷想)] 131. 남천의 백로(白鷺)

profkim 2025. 1. 23. 17:53

고고한 대백로의 자태, 우아함, 순결함 ⓒ 2025 J. K. Kim

131. 남천의 백로(白鷺)

 

 

 

  새해 들어서 벌써 1월도 하순으로 접어든다. 경산 남천에는 겨울 철새로 붐비고 있다. 올겨울에는 백로가 많이 찾아와 주어서 참 기쁘다. 대백로의 무리가 예년보다 개체 수가 많이 늘었고 소백로 무리도 작년 12월 중순을 넘기며 떠났는 데 비해 올해는 많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남천의 민물가마우지와 해오라기, 이들은 무엇을 기다리는가? ⓒ 2025 J. K. Kim

  백로 외에도 오리의 종도 다양해졌고 개체 수가 많이 늘어서 활력이 넘친다. 민물가마우지도 겨울 철새로 많이 찾아와서 겨울을 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는 민첩하고 잠수 능력이 뛰어나서 겨울을 지내기가 편안할 것 같다. 그러나 자연은 녹녹한 것이 없어 보인다. 모두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대백로와 쇠백로의 모습 ⓒ 2025 J. K. Kim

  나는 남천에서 백로를 보면 왠지 마음이 맑아지는 기운을 느낀다. 대부분 오리가 보호색을 띠어서 강바닥과 유사하여 잘 드러나지 않지만, 백로는 멀리서 보아도 대비가 되어서 밝고 빛나는 흰색이 시야를 밝혀준다.

 

  백로는 크기가 무척 다양하다. 흔히 나누기를 대백로, 대중 백로, 중백로, 쇠백로(소백로)로 나누는데 남천을 찾아오는 백로는 주로 중백로의 크기와 쇠백로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는 중백로쯤 되는 것은 대백로로 부르고 쇠백로는 아주 작은 백로이다.

따뜻한 1월 말 낮에 남천의 대백로의 모습 ⓒ 2025 J. K. Kim

  백로는 여름 철새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남쪽에 많이 분포되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남천의 백로는 텃새가 된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겨울철에 많이 오는 백로는 철새이지만 따뜻한 남쪽으로 왕래하는 철새여서 남천을 거쳐 더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 같다.

오리와 쇠백로의 모습, 쇠백로는 군집하여 활동이 활발하다. ⓒ 2025 J. K. Kim

  백로는 흰색이어서 깨끗하고 밝은 인상을 주지만 그 살 색이 검다고 한다그래서 겉 다르고 속 다른 새로 교활한 면이 있다고도 한다특히 대백로는 속임수를 잘 쓴다고 한다그러나 남천의 백로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남천의 대백로는 비교적 점잖은 새이다쇠백로는 활동적이고 군집하여 살면서 먹이활동 역시 활발하다.

남천의 쇠백로의 군집(群集) ⓒ 2025 J. K. Kim

  속과 겉이 다르다는 것은 좋은 뜻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인간 세상에서 속과 겉이 다른 사람을 이중적 인격자로 가늠하게 된다. 이런 사람을 진정한 인격자로 보지 않게 된다. 요즘과 같은 배신의 시대에는 흔한 일이 되어서 이중적 인격자를 수없이 보게 된다. 그들은 교활하고 속임수에 능하고 타자를 수렁에 빠지게 하는 자들이다. 결과는 모두를 멸망하게 한다. 대부분 사람은 욕심 때문에 이런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 결과는 누구에게도 도움이되 는 것이 아니다. 작게는 개인의 몰락으로 이어지지만 크게는 나라를 수렁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매국노(賣國奴)와 같은 행위이다.

남천의 대백로와 쇠백로 ⓒ 2025 J. K. Kim

  백로는 우선 품위가 있다. 그리고 깨끗하게 보인다. 나는 남천의 백로를 볼 때 항상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인간에게는 이런 모습조차 없다. 추하게 보이고 탐욕스럽게 보일 뿐이다. 한나라의 붕괴는 내분(內分)으로부터이다. 이때 대부분은 사리사욕 때문이고 말초적 감성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세우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아주 쉽다.

남천을 겨울에 찾는 흰깃털 오리의 우아한 모습 ⓒ 2025 J. K. Kim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를 이루어서 산업활동이 매우 활발하고 국민이 모두 열심히 일해서 노동의 질이 높은 나라이다. 그 위에 사회복지제도가 비교적 잘된 나라이다. 그래서 부의 분배가 잘 이루어지는 나라라 생각된다. 이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조화를 이루어서 국민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틀을 마련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오리들은 철새인데 개체 수가 많다. 먹이가 있어서 여기 왔다. 먹을 것이 없으면 철새는 오지 않는다. ⓒ 2025 J. K. Kim

  국민 대다수가 말한다. 대한민국은 정말 잘사는 나라라고, 세계에서 최고라고 말한다. 그런데 무모한 이념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하고 국가를 무력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인간의 탐욕에서 생긴 일이라 보인다.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면 산업이 쇠퇴하게 되어 경제가 무너진다. 따라서 복지사회가 무너진다. 나눌 것이 없는데 어떻게 복지사회가 활성화되겠는가! 생산 없는 복지는 없다는 단순한 진리이다.

 

 

2025123()

2025 J. 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