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시(詩)] 107. 생명의 강 남천의 겨울

profkim 2024. 1. 21. 18:58

청둥오리 부부, 남천에서는 보기 드문 오리인데 올해 잠깐 들러서 갔다. Ⓒ 2024 경산 남천 J. K. Kim

 

                       107. 생명의 강 남천의 겨울

 

 

 

남천에 겨울이 오면

갈색 둔덕

삭막해진 둔치

겨울 기운 넘쳐

휴면(休眠)의 계절

 

그러나

 

남천에 겨울이 오면

철새 찾아오고

흐르는 강물

생기 넘치는 생명의 장()

 

큰 백로

왜 가리

해오라기

남천을 지키는

터줏대감들의 의연한 자태

 

겨울로 접어들면

남천을 찾는 철새

소백로

여러 종의 오리 무리

물 병아리

 

남천 수면은 진객들로 혼잡하지

무리 지어 나는 오리 때

물속에서 먹이질

둔덕에 올라 먹이 찾는 모습

넘치는 생동감

 

물 병아리는 물속을 유영하니

여유로워 보이고

먹이를 쉽게 찾지!

조그만 위험에도 날아가니

예민한 경계심

 

하늘을 날고

잠수하며

유영(遊泳)하는 철새

남천의 수면은

잔칫집 같다.

살아있는 생명의 향연(饗宴)

 

누가 겨울을 삭막(索漠)하다 했나?

남천의 겨울은 활력이 넘치는

풍요의 강()

 

생명의 강

남천을 노래한다.

 

 

2024121()

2024 J. K. Kim

 

초겨울 남천 둔치를 밝히는 남천죽 열매의 매력 Ⓒ 2023 경산 남천 J. K. Kim

 

[작시(作詩) 노트]

 

  올해 겨울은 남천에 진객이 많이 도래(到來)했다. 예년에 보이지 않던 물 병아리, 잠수하는 까만 오리(검둥오리사촌 ?, 학명을 모르겠음), 소백로 무리는 초겨울 왔다가 먹이가 부족한지 많이 사라졌다. 특히 올해 겨울에는 오리(특히 홍머리오리) 개체 수가 무척 늘었다. 종류도 아주 다양해졌다. 따라서 오리의 크기도 아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하다. 여름에 강바닥을 파내서 먹이가 부족할 것으로 보았는데 철새가 많이 와서 지내는 것을 보니 먹이가 있다는 증거이다.

 

  오리는 방수된 털 때문에 물속에서 잘 지낸다. 잠수하는 오리는 추위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창조주의 오묘한 솜씨이겠지, 강의 생명력을 보면 놀랍다. 거기에 물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물이 없으면 이 땅도 사막이 되겠지, 비가 내리는 지역에 산다는 것을 감사해야 한다.

 

  남천 수로에는 생명력이 넘친다. 다양한 철새의 도래로 올해 겨울은 정말 잔칫집 같다. 갈색 둔덕이나 둔치에 비하면 남천 수면은 활발하고 삶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겨울은 봄, 여름, 가을을 품어 이런 계절이 꽃피게 하는 어머니 같은 계절이다. 우리가 겨울의 풍요를 누릴 수 있을 때 진정한 봄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남천의 하늘에는 별이 없다. 대기 오염이 별을 가려서 육안으로는 볼 수 없다. 하늘도 자연으로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지구는 이제 치료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모두 인식해야 한다.

 

  이 시에서 사용한 둔덕과 둔치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둔치는 강바닥에서 좀 높직이 언덕을 만들어 걷기 트랙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우리나라 하천에 많이 조성되어있는 고수부지(高水敷地)라 하면 좋겠고, 둔덕은 강바닥에 물이 흐르는 곳에서 약간 높게 흙이 쌓여서 물이 흐르지 않는 곳을 구별해서 사용했다.

 

 

[생명의 강 남천의 겨울 이미지]

 

오리 때의 남천 유영 Ⓒ 2024 경산 남천 J. K. Kim
거문머리흰색 오리(왼쪽)는 남천에서는 보기 드문 오리이다. 겨울 철새로 잠시 들려가는데 올해는 상당 기간 머물러있다. 이미지에는 여러 종류의 오리가 있다. Ⓒ 2024 경산 남천 J. K. Kim

오리의 먹이질 Ⓒ 2024 경산 남천 J. K. Kim

둔덕 위 마른 수초 위에서 낮잠을 즐기는 오리 Ⓒ 2024 경산 남천 J. K. Kim
둔덕 위에서 수초 열매를 찾고 있는 홍(紅)머리오리, 남천에 제일 많이 오는 겨울 철새이다. Ⓒ 2024 경산 남천 J. K. Kim
거문머리흰색오리의 우아한 모습 Ⓒ 2024 경산 남천 J. K. Kim
오리의 먹이 질은 물구나무선 것 같은 자세로 수초를 먹지만 이 까만 오리(부리는 희고 끝은 황색, 검둥오리사촌?) 잠수하는 오리로 희귀하다. Ⓒ 2024 경산 남천 J. K. Kim

검둥오리사촌? 잠수하는 모양 Ⓒ 2024 경산 남천 J. K. Kim

물병아리인데 이는 체구가 작고, 빠르고, 예민해서 사진 촬영이 어렵다. 잠수하여 먹이를 찾는다. Ⓒ 2024 경산 남천 J. 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