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낙엽(落葉)에 추억을 담고
가랑잎 낙엽되어 떨어지고
쌓이면
세월이 가고
지난날의 추억이
낙엽에 새겨진다.
추억을 밟고 걷는 길
오늘의 삶을 되새김하고
오늘의 나는
그 긴 세월이 만들어낸 결정체
이 역시
낙엽에 새기고
먼 훗날
낙엽이 썩어서 땅의 밑 거름이 될 때
내 삶도 밑거름되어
내일의 풍요를 기약하리라
깊어가는 가을이면
넉넉한 인심으로
풍요를
창조주의 섭리를 노래한다.
낙엽이 땅에 쌓이면
왠지
마음이 포근해지고
형형색색의 이미지
우주의 형상이 그 안에 있으니
아름다움이지
풍요로운
낙엽의 계절
2023년 11월 14일(화)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나무의 잎은 한여름 쉴새 없이 일했다. 영양을 만들어 공급해서 나무를 건강하게 하였고, 꽃피우고 열매 맺는 일을 해냈다. 가을이 되면 일을 다 마치고 흙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썩어서 나무의 밑 거름이 된다. 참으로 장하다.
가을이 깊어간다. 입동이 지났으니 계절로는 겨울이다. 만추(晩秋)를 즐기며 우리의 넉넉한 인심을 나누면 좋겠다. 낙엽에 세월이 묻어나고 그것이 역사가 되어 다음 세대에 전해진다. 가을은 사색(思索)의 계절이다. 나를 돌아보는, 내 가족을 돌아보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는 생각이 깊어진다. 이런 성찰(省察)은 밝은 내일을 열 것이다.
아름다운 단풍의 계절에는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서 심성이 맑아진다. 깨끗하고 풍요의 마음을 지니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새 하늘과 새 땅이 보인다. 새로운 역사가 열릴 것이다. 낙엽처럼 할 일 다 하고 흙으로 돌아가서 썩어져서 자연을 풍요롭게 하는 삶이면 좋겠다.
가을의 단풍 이미지를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친구 최봉기 장로가 보내 주셨고, 대구대학교 김용욱 명예교수께서 강원도 단풍을 보내주셔서 같이 소개해 드린다. 두 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가을 이미지]
'김정권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詩)] 107. 생명의 강 남천의 겨울 (9) | 2024.01.21 |
---|---|
[시(詩)] 106. 새해를 여는 기도 (6) | 2024.01.01 |
[시(詩)] 104. 가을 오솔길에서 (10) | 2023.11.08 |
[시(詩)] 103. 코스모스의 은어(隱語) (6) | 2023.10.13 |
[시(詩)] 102. 가을이 좋다. (10) | 2023.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