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이월의 노래
잔설(殘雪) 사이
머리 내민 변산 바람꽃
햇살에 눈 부시고
소박한 꽃잎
정겹게
봄을 알리네
추운 겨울
낙엽 이불 덮어쓰고
숨죽이며 미모를 가꾸었네
봄을 알리려는 열망
차가운 눈 덮여 숨죽였지만
굴하지 않는 그녀
환한 얼굴을 내밀어
봄을 노래한다네
화려한 매화
꽃봉오리 터져
뒤질세라
이월의 향기를
예쁜 모습을
여왕임을 자랑하네
매화는 겨울에
고통을 이겨낸 인내
그의 고결함
귀태
깨끗함
신선한 기풍으로
봄의 여왕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봄이 왔다 알리네
창조주의 오묘한 섭리
그의 걸작품
봄을 장식(粧飾)한다네
2024년 2월 23일(금)
Ⓒ 2024 J. K. Kim
[작시(作詩) 노트]
겨울의 문턱을 넘어서자 봄을 알리는 화신(花信)이 우리의 마음을 밝게 한다. 산자락 낙엽 속에서 미모(美貌)를 드러낸 야생화(野生花)는 생명의 강인함과 자연의 섭리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자연을 섭리하시는 창조주께서는 모든 생명에게 때를 주셨다. 봄은 화신으로부터 오는가 보다.
집 모퉁이에서 겨울을 이겨낸 매화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꽃망울을 키우는 소리를 크게 내더니 어느 날 꽃술의 아름다움과 색채를 자랑하는 꽃잎들이 조화를 이루어서 봄을 알리는 나팔소리를 내고 있다. 그 소리는 우렁차고 신선하여 영혼의 찬가로 창조주를 노래하게 한다. 봄이 왔다. 발랄한 새봄이 왔다 알린다.
[2월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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