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53. 밤의 노래

profkim 2020. 3. 20. 14:51



                            밤의 노래

 

 

 

 

스올의 깊음이

독가스 유령처럼

사위를 둘러쌓는다.

혼돈

무질서

흑암의 세계

 

무질서의 아노미

모든 것을 삼켜버릴 블랙 홀

퍼져 나아가는 음의 세계

모든 것을 산산 조각내었다

그리고

스올은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몸을 가눌 수 없는 무기력

구토

절망

()이 지배하는 세계

 

음의 세력은

등을 몽둥이로 내리쳤다.

그들에게 몸 전체를 내어 주었다

통증이 느껴졌다

그러나 암흑의 세계

 

음의 세력은 수염을 뽑아냈다

그에게 얼굴 전체를 내 주었다

불의의 잔인성

아픔이 느껴졌다

폭력의 세계

 

천둥과 번개와 폭풍이

땅이 요동치는 분노에도

하늘이 열리는 진동에도

전능자의 음성은 들리지 않았다

  

밤은 음의 세계

어둠은 불의의 전행(專行)

그러나 그는 허상(虛像)

곧 사라질 허상

인간의 욕망과 같은 허상

사라진 뒤의 허무(虛無)

 

전능자의 소리는 미세(微細)하였고

아무 음가(音價)를 갖지 않았다.

전능자는 허상임을 일러 주셨다

그리고 진리의 길을 이르셨다

승리하게 하시는 음성

전능자는 나의 힘

전능자는 나의 방패

전능자는 나의 구원자


 

작시(作詩) 노트: 고난은 단순한 고난이 아니다.

차원을 달리하는 비상의 계기이다.

불평하지 않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가

지혜를 구하면 어둠 속에서 환한 길을 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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