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54. 창가에 앉으면

profkim 2020. 3. 20. 14:57



                                창가에 앉으면

 

 

 

 

창가에 앉으면

봄이 열린다.

산자락에 이어진 넓은 들에

자연스레 만들어진 밭의 경계가 조화롭다.

올망졸망 이어진 밭떼기에

형형색색의 식물이

높은 산에 푸른 숲과 어울린다.

 

살아 숨 쉬는 생명의 향연이다.

쉬지 않고 변하는 자연

쉼 없이 모양과 색을 바꾼다.

연록은 새 생명

겨울의 잠시 휴식을

힘차게 떨쳐버린 생명의 향연

생명의 위대함

 

봄이 다해갈 즈음

양파를 수확하고 모를 심는다.

대지는 다시 연록으로 채색되고

땅에 생기 넘치는 생명력이 발산한다.

 

창가에 앉으면

여름이 시야에 들어온다.

들은 푸름으로 꽉 차 온다.

왕성한 생명력

하늘과 대지가 힘차다.

하늘이 발산하는 에너지를 퍼 붇고

대지는 하늘에 에너지를 맘껏 받아들인다.

넘치는 활력

이때 숲과 농토는 구별되지 않는다.

 

창가에 앉으면

가을이 반긴다.

하늘과 땅의 넘치는 에너지는

수 없는 열매를 맺어

눈과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황금 들녘은 숲의 단풍과 조화를 이루어

대자연은 아름다움의 절정

 

황금 들녘에

가을걷이가 시작되면

들은 형형색색의 수채화로 변한다.

언어의 표현으로는 다 할 수 없는 뭉클함

넘치는 환희

감사의 기도

 

마을 길가에

잎 떨어진 감나무

황금색 주먹 꽃으로 피어나

듬성듬성 큼지막하게 자란 모과

노란색으로 채색되어 결실의 계절을 알린다.

풍요로움

전능자에 드리는 감사의 기도

 

창가에 앉으면

겨울을 본다.

이제 들녘은 황갈색 나신으로 변하고

대지의 속성을 유감없이 보인다.

스스로 쉼을 만끽하는 자연

평안함

안식

 

부지런한 농부는 양파를 심어 푸른 싹이 대지를 물들인다.

황량해야 할 대지는 듬성듬성 푸름을 띄고

새봄을 기약한다.

 

노년을 사는 나에게

창가에서 자연을 음미할 수 있는 체력

넉넉한 시간

일용할 양식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주신

전능자 하나님

넘치는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

 

 

작시(作詩) 노트: 노년에 자연과 벗하며 창조주의 오묘한 솜씨를

찬양 할 수 있는 복을 받았다.

내 창가에 넓은 자연이 펼쳐지고

마음껏 하나님을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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