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가을의 정령(精靈)이지, 길은 옆으로 비켜서 있어 돌아가라 한다. Ⓒ 2025 J. K. Kim
126. 회 상(回 想)
눈은 내리지 않았다.
눈 내린 산야(山野)를 그려본다.
유난히 일이 많았던 한해
인간의 탐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간이었다.
눈이 내려 모두 덮어버리면
깨끗해졌을까?
그래도 진실은 숨겨지지 않고
은폐물은 드러나겠지
한해는 쉬이 가버렸다.
나이 들어가면서
무엇이 급하랴
여유롭다.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논다.
그러나 게으르지 않다.
사람을 진실함으로 만나고
성실히 일하고
진리를 글로 쓴다.
나눔과 섬김은 청지기 마음으로
세상의 누구라도
비 아이 피로 맞는다.
사람의 삶이 어찌 완벽하겠는가
지난날을 회상하면
부족한 것뿐이지
한 해를 보내면서
세상이 정의롭기를
가난한 이웃이 억울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겨울 산은 왜 그리 한가할까
무위자연(無爲自然)
노년의 삶을 보는 것 같다.
2025년 12월 27일(토)
Ⓒ 2025 J. K. Kim
단풍과 물과 하늘은 자연스러울 때, 무위자연(無爲自然)일 때 참으로 아름답다. Ⓒ 2025 J. K. Kim
[작시(作詩) 노트]
한 해가 쉬이 지나갔다. 이 사회는 일도 많았고 위기 장면도 연출했다. 인간의 탐욕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는 말할 것이다, 진실을. 인간은 왜 탐욕에 젖어 살까? 죽음에 이르러서는 모두 빈손일걸. 많이 가지면 좋을까? 너무 많은 것도 짐이 되지 않을까? 자신의 실존적 가치는 상실되고 물질만 남으면 무엇이 좋을까? 권력을 가지면 좋을까? 끝없는 질문만 남는다.
“무위자연(無爲自然)” Ⓒ 2025 J. K. Kim
오늘 사회에는 갈등과 괴리가 존재하지만, 노년의 삶과 같이 자연으로 돌아가서 누리는 삶으로 전환되기를 바란다. 인간 이외의 모든 생물은 일용할 양식으로 만족한다. 은행(銀行)도 없고 냉장고(冷藏庫)도 없다. 그러나 자유롭고, 아름답다. 노년을 사는 나는 비로소 그 멋을 알게 되었다. 2025년을 보내면서 잠시 지난날을 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