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33. 밤꽃 필 무렵

profkim 2020. 3. 18. 14:17



                           밤꽃 필 무렵

 

 

 

 

6월은 밤꽃이 피는 계절

산은 짙은 숲의 향연

하늘과 구별되지 않은 밀도 높은 쪽빛

단조로울 만 할 때 밤꽃이 피어 산을 채색한다.

 

꽃가루 연기되어

하늘을 나를 때 산은 안개로 덮인 것 같다.

독특한 냄새 더하여

남성의 냄새라 하던가

달 밝은 밤에 향기는 더 매료된다.

 

깊은 계곡을 달리는 열차는

밤꽃 활 작 핀 산으로 안내한다.

벌써 9월의 열매를 입에 넣는다.

밤 꿀은 쓴맛으로 더 감미롭고

우리에게 꿀과 밤톨을 제공하는 밤나무는

뭇 생명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구시월이 되면

다람쥐를

산 토끼를

산 돼지를

불러 모아

만찬의 향연을 베푼다.

 

오가며 몇 톨 주서 넣은 밤톨

나그네의 간식거리

봄부터 가을까지

볼거리

입맛 거리

먹거리를 제공하는 밤나무

그 숲을 빠른 속도로 지나

넓은 들판으로 질주한다.


 


작시(作詩) 노트:  경상북도 경산역에서 무궁화 열차편으로 창원으로 이동한다.

6월은 밤꽃이 피어 산을 덮는 계절이다.

청도를 지나 밀양으로 향하는 철도변 우거진 숲에 밤꽃이 만발하였다.

가을의 풍요를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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