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34. 연록(軟綠)의 춘신(春信)

profkim 2020. 3. 18. 14:28



                      연록(軟綠)의 춘신(春信)

 

 

 

 

이른 아침 창문을 연다.

연록의 봄소식이 시야에 와 닫고

싱그러운 기운이 피부를 자극한다.

움 추렸던 마음에 활력을

하늘이 나직이 내려앉고

정겨운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어제 불던 봄바람이

나무를 잠에서 깨웠는가보다

하루 사이에

들은 연한 녹색의 향연을

생명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살아있음의 증거

자연의 위대한 힘

전능자의 섭리

그들은 무언(無言)의 오케스트라 연주자

 

앞뜰과 뒤뜰에서

보는 이 없어도

튤립이 인사를 한다.

그들은 이미 성숙한 자태로

아름다움을

짙은 향기를

현란한 색채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사람의 마음도

항상 새로워진다면

봄으로 살아가겠지

시간과 공간의 문제

아니 영적 각성의 지혜

 


 

작시(作詩) 노트: 미국 Washington OlympiaEvergreen State College가 있다.

 60만평 숲속의 캠퍼스가 아름답다. 노루도 여유롭게 풀을 뜯는다.

4월 어느 날 아침 창문을 여니 어제까지도 보지 못하던 연녹색 숲이 전개된다.

경이와 환희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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