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필 무렵
6월은 밤꽃이 피는 계절
산은 짙은 숲의 향연
하늘과 구별되지 않은 밀도 높은 쪽빛
단조로울 만 할 때 밤꽃이 피어 산을 채색한다.
꽃가루 연기되어
하늘을 나를 때 산은 안개로 덮인 것 같다.
독특한 냄새 더하여
남성의 냄새라 하던가
달 밝은 밤에 향기는 더 매료된다.
깊은 계곡을 달리는 열차는
밤꽃 활 작 핀 산으로 안내한다.
벌써 9월의 열매를 입에 넣는다.
밤 꿀은 쓴맛으로 더 감미롭고
우리에게 꿀과 밤톨을 제공하는 밤나무는
뭇 생명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구시월이 되면
다람쥐를
산 토끼를
산 돼지를
불러 모아
만찬의 향연을 베푼다.
오가며 몇 톨 주서 넣은 밤톨
나그네의 간식거리
봄부터 가을까지
볼거리
입맛 거리
먹거리를 제공하는 밤나무
그 숲을 빠른 속도로 지나
넓은 들판으로 질주한다.
작시(作詩) 노트: 경상북도 경산역에서 무궁화 열차편으로 창원으로 이동한다.
6월은 밤꽃이 피어 산을 덮는 계절이다.
청도를 지나 밀양으로 향하는 철도변 우거진 숲에 밤꽃이 만발하였다.
가을의 풍요를 그려보았다.
'김정권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35. 튤 립 (0) | 2020.03.18 |
---|---|
34. 연록(軟綠)의 춘신(春信) (0) | 2020.03.18 |
32. 이팝나무 꽃 (0) | 2020.03.18 |
31. 비취 호 (0) | 2020.03.18 |
30. 봄이 오는 소리 (0) | 2020.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