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36. 장봉도 해넘이

profkim 2020. 3. 18. 14:54



                        장봉도 해넘이

 

 

 

 

신도 시도 모도 지나

장봉도

혜림 언덕 위는 숲 속의 궁전

뭇 생명이 노래하는 오케스트라의 전당

생명력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활력

넘쳐나는 기운

 

이글거리던 태양이 강화도 끝자락으로

내려앉고

하늘과 바다가 분간되지 않는 잿빛

그 사이를 가르며 동남아로 유럽으로 떠나는 태양

붉은빛으로 기운을 잃은 그는

정겹게 다가온다.

 

여우 빛은 갯벌 위에 잔영(殘影)을 남기고

긴 여운의 꼬리를 만든다.

썰물 뒤에 갯벌이 그를 가슴에 안고

마지막 빛을 발산한다.

 

구봉산 정상에 머물던 빛은

모도 시도 신도를 비추며 사라지고

내일은 다시 신도 시도 모도를

그리고 강화도에도 찾아올 것이다.

그는 항상 우리에게 희망을 주어 왔다.

 

태양이 영원하듯

인생도 영원하다.

그는 또 다음 세대가 있고

또 그다음 세대가 있어 끊어지지 않는다.

태양이 있는 한 인생도 있고

태양이 아름다우면 인생도 아름답다.

 


  

작시(作詩) 노트: 영종도 옆 장봉도는 무척 아름다운 섬이다.

여기서 낙조를 즐기는 행운을 얻었다.

강화도가 멀리 보이는 이곳은 갯벌도 무척 아름답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들어서고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우 빛을 가슴에 품은 갯벌은 일품으로 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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