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정신지체 정의와 패러다임 이동

profkim 2020. 9. 22. 20:17

 

 

                      정신지체 정의와 패러다임 이동

 

 

                                                     김 정 권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무엇이 바뀌었나?

 

 지적장애(intellectual disability)라는 용어는 미국지적 및 발달장애협회(AAIDD)11차 정의와 분류에서 나온 용어이다. 이전에는 정신박약(mental deficiency),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 등의 용어를 사용했고 계속 용어가 바뀌어 왔다. 이런 용어의 변화는 무엇을 의미했을까? 어떤 철학적, 교육적 함의를 가졌을까? 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떤 용어가 가장 그럴 뜻 한가? 이런 용어는 전문가나 입법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변으로 명칭을 바꾸어 온 것이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용어도 수용 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정보사회를 살고 있다. 우리는 개성, 삶의 질, 자유, 행복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살기를 바란다. 당사자는 자연스레 사회일원으로 살아가기를 바라겠지, 그들의 욕구가 충족되면서 말이다.

 

 미국 협회가 지적장애의 정의와 분류를 주기적으로 바꾸면서 조금 씩 변화된 내용을 내 놓았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겠지, 그러나 단 한번 AAIDD는 혁명적 변화를 시도한 일이 있다. AAIDD 1차 정의부터 8차 정의까지는 기능주의 입장에서 정의와 분류를 했다. 그래서 병리적 학생을 가정했고 그들은 치료의 대상이라고 보아왔다.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학생을 보호급, 훈련가능급, 교육가능급, 경계선급등으로 나누고, 좀 더 발전해서 중도(重度), 중등도(中等度), 경도(輕度)” 등으로 분류를 한 적이 있다. 이 관점은 학생에게 문제가 있고 학생의 지적수준이나 적응행동수준에 의해 분류를 하고자 한 것이다. 이런 범주화가 개인학생의 교육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

 

 AAIDD 9차 정의(1992)는 기저에 흐르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학생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교육이 학생의 생존에 필요한 무엇을 해 주어야하는가? 이 관점은 인간주의 패러다임에 의한 것이며, 생태이론의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학생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사회는 그에게 무엇을 지원(supports)해서 생존을 도울 수 있는가에 초점이 있었다.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교육, 장애사회가 있다는 것이며, 지원을 통해서 생존력을 높여줄 수 있으면 그 교육이 정상교육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AAIDD 9차 정의에서도 정의는 못 바꾸었고 이것은 10차 개정까지 지속되었다. 11차 정의에서 지적, 발달적 장애(intellectual and developmental disability)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나는 아직도 영어의 disability를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지 모른다. 1990년대 패러다임의 이동에 의해서 보는 눈이 바뀌었다면 정의도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했을 것이다.

 

 나는 이 원고를 2000년대 초에 기술하였다. 주로 AAIDD 9차 정의와 10차 정의를 중심한 것이다. 독자는 9차 정의와 10차 정의를 이해하는 자료로 보아 주기 바란다. 아래 내용은 오래전에 작성한 원고 내용이다.

 

 

AAIDD 9차 및 10차 정의와 분류

 

 Tredgold(1908)가 정신지체를 정의하기 시작한 이래 여러 번 정의는 수정되었으며 2002년 정의는 열 번째 정의가 된다. 특히 정신지체정의를 계속 수정해 온 것은 정신제체에 대한 사회인식과 그들의 특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지체 정의가 계속 수정된 것은 정신지체 인이란 객관적 실체에 대해 사회적 패러다임과 그들에 관한 지식이 계속 발전해 왔음을 의미한다.

 

 아홉 번째 정의(1992)는 특히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여덟 번째 정의까지는 기능주의 패러다임에 의해 의료모델에 근거한 정의이다. 정신지체의 정의는 계속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기능주의 패러다임에 토대 하는 것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홉 번째 정의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 혁명적 의미를 갖는다. 기능주의에서 인간주의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학생(인간)병리이론에서 사회병리이론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1992년 이전에 정의는 개인을 정의한 것인데 1992년 정의는 개인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관계를 정의한 것이다. 인간병리이론을 생태이론으로 대체한 것이다.

 

 열 번째 정의(2002)는 이런 생태적 접근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아홉 번째 정의와 그 근간이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열 번째 정의는 아홉 번째 정의가 더 구체화되고 심화된 것이다. 10차 정의를 살펴보고 9차 정의와의 차이점도 고찰해 보기로 한다.

 

 

Ⅰ. 정신지체 정의의 기본 가정

 

  10차 미국 정신지체(이 당시는 American Association on Mental Retardation, 현재는 AAIDD) 정의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본질적 가정 하에서 성립된 것이다.

 

 첫째, 나타난 행동에서 제한(limitations)은 개인의 연령에 부합한 또래와 지역 사회의 전형적 문화적 상황(context)에서 고려되어져야 한다.

 둘째, 의사소통, 감각, 운동 및 행동적 요소의 차이가 있듯이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타당한 사정에서 고려해야 한다.

 셋째, 개인내의 제한성은 그의 강점과 공존할 수 있다.

 넷째, 제한을 기술하는 중요한 목적은 필요로 하는 지원프로파일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다.

 다섯째, 상당히 지속적 기간에 적절한 개인적 지원을 함으로 정신지체인의 생활기능이 일반적으로 개선 될 것이라는 가정이다.

 

 

 

Ⅱ. 진단/ 분류/ 지원계획을 위한 3가지 기능

 

 

기능 1 : 정신지체의 진단

 

  첫째, 지적 기능

  둘째, 적응 행동

  셋째, 발생 연령

 

이런 능력 특성은 사전에 실시한 사정기록/ 측정의 표준오차/ 개인과 그들의 삶에 있어 중요한 사람에게서 진술된 것들이다.

 

기능 2 : 분류와 기술

 

  다음 다섯 영역에서 개인의 강점과 제안 점을 기록하는 것이다.

  첫째, 지적 능력

  둘째, 적응 행동

  셋째, 참여, 사회 작용과 사회적 역할

  넷째, 건강

  다섯째, 상황(, , 놀이의 내용)

 

기능 3 : 지원 프로필

 

  아홉 개 지원영역의 지원프로필을 구성하는 것이다.

  첫째, 인간 발달

  둘째, 수업과 교육

  셋째, 가정생활

  넷째, 지역 사회 생활

  다섯째, 고용

  여섯째, 건강과 안전

  일곱째, 행동적 지원

  여덟째, 사회적 지원

  아홉째, 보호와 권리주장 등이다.

 

 

Ⅲ. 10차 정의의 새로운 점

 

  첫째, 정신지체는 기능의 상태로 이해된다.

  둘째, 분류는 지원의 정도로 이루어지고 정신지체 인이 필요로 하는 지원체계를 재 공식화한다.

  셋째, 패러다임 이동을 반영한다. 단순한 개인을 나타내는 절대적 특성으로서 정신지체를 보았던 패러다임에서 제한된 지적기능을 가진 개인과 그의 환경간의 상호작용의 표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넷째, 적응행동의 개념이 좀 더 확장된다. 전반적(global) 기술을 하는 것에서 특정한 적응능력으로 구체화된다(개념적/사회적/실제적).

 

 

Ⅳ. 9차 정의가 남아있는 것

 

  첫째,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라는 용어

  둘째, 기능중심이나 지원을 강조하는 것

  셋째, 세 가지 진단기준 지적기능 적응행동 발생연령

  넷째, 필요한 지원의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것은 분류체계의 기본 초점이다.

 

 

Ⅴ. 정의에 적용된 다중요소

 

  새 정의는 광의로 정신지체 개념을 보며, 개인행동을 많은 차원의 표출로 보며, 개인의 지원요청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접근은 다음과 같은 5차원을 종합적으로 기술할 필요가 있다

 

1. (다른 장애조건에 대칭해서) 정신지체의 존재성의 기술

2. 개인적 행복을 돕기 위한 개인적 참여, 상호작용, (현 환경적 조건에서)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술

3.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상태와 적정한 정신지체 발생 원인을 고려하는 것

4. 독립생활, 관계, 기여, 참여, 개인적 행복을 촉진하기 위한 좋은 환경과 지원이 무엇인지 기술하는 것.

5. 이런 요소들에 토대해서 필요로 하는 지원 프로필을 기술하는 것 등이다.

 

 

Ⅵ. 해결과제

 

  1.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것은 지적 무능력(intellectual disability)이다.

 

  2. 불능(disability) : 상당히 기능상의 문제로 개념화되고 수행수용능력(perform capacity: “손상” impairment)/ 수행능력(ability of perform : 활동제한; activity limitations)/ 기능을 할 수 있는 기회(참여의 제한; participation restrictions) 등에서 현저하고 심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3. 적응행동(adaptive behavior) 매일 생활에 필요한 개념적/ 사회적/ 실제적 능력을 의미한다. 일상생활에서 개인의 전형적 수행능력과 환경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사정한다. 최대수행능력을 사정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의 정의나 분류체계는 대체로 그들의 편의에 의하는 경우가 많다. 100명을 10개 범주로 분류했다고 하자 그러면 한 범주에 10명씩 배속되고 그 10명은 같은 욕구를 갖고 있는가? 모든 사람은 사회적, 교육적, 경제적 욕구가 다르다. 오늘 교육은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 이해에 초점이 있어야겠고 교육은 개인 지원에 역점을 두어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