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아시아지적장애연맹(AFID) 40년의 역사와 그 비전

profkim 2021. 2. 21. 19:56

  이 원고는 우리나라에서 20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20th Asian Confernce on Intellectual Disabilities)를 개최하면서 지난날을 간단하게나마 짚어보고자 한 것이다. 한국에서 20차 대회를 개최한 것도 벌써 10년이 지나갔다. 그 뒤의 역사는 다시 정리하여 게재 하도록 하겠다. 이 원고는 2011년에 집필한 것이고 2021년 보완하였다.

 

   지금의 세대를 세계화의 시대 또는 열린사회의 세대라고 한다. 세계는 하나이고 인류는 같은 가족이며 그들의 변화는 세계 어느 곳에나 영향을 미친다. 한 개인이나 민족이나 국가가 고립해서 살수 없는 시대이다. 우리는 이웃과 의사소통을 하며 협력하며 서로도우며 살아야한다. 이런 시대적 요청은 국제 협력을 바탕으로 한다. 아시아지적장애연맹이 창설되던 1973년 보다 지금은 이와 같은 요청이 더 강력하고 폭이 넓어졌다.

 

  벌써 아시아지적장애인연맹이 창설 된지 38년이 된다. 이 지음에 우리나라에서 20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20th Asian Confernce on Intellectual Disabilities)가 제주도에서 열리는데 이 대회는 199311차 대회 후 18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대회로서 그 의미가 크다. 이 때 아시아지적장애인연맹(Asian Federation on Intellectual Disabilities)의 지난 발자취를 간단이라도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을 것이다.

 

1. 아시아지적장애연맹의 탄생

 

  사람에게는 생각이 중요하다.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그것을 실현하게 하는 어머니이다. 아시아지적장애연맹의 필요성을 생각한 사람은 필리핀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지적장애인의 교육과 복지를 다루고 있던 마린 신부(Rev. Fr. Arthur Malin, 1902 - 1980)이며 그의 연맹창설 제창과 주선으로 UNESCO의 지원을 받아서 1973년 그의 생각이 구체화 될 수 있었다.

 

1973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제1회 아시아정신지체대회 (1st ACMR)

 

  마린 신부는 각국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UNESCO도 각국 정부에 대표자 파견을 요청하며 후원하였다. 마린 신부의 폭넓은 활동으로 1973년 제1차 아시아정신지체인대회(1st Asian Conference on Mental Retardation)를 개최 하게 되었다. 이 대회는 단순히 아시아지역의 전문가와 부모와 당사자가 모여 회의를 한다는 의미 이상의 아시아 지역 정신지체연맹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제1회 대회에 참석한 마린 신부(중앙) 우측으로 한국대표 김학수 교수, 추국희 교수

 

  1차 대회는 필리핀 마닐라(Manila, Philippines)에서 19731119-22일에 열렸으며 21개국에서 420명의 대표가 참석했으며 이 연맹의 공식 명칭을 아시아정신지체연맹(Asian Federation on Mental Retardation: AFMR)로 정하고 매 2년마다 회원국을 돌아가면서 개최하기로 결의 하였다.

 

  1차 대회의 주제는 아시아정신지체인의 희망”("Hope for the Retarded in Asia")으로 하였는데 이 당시 아시아국가의 정신지체인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큰 과제였다. 38년이 지난 오늘 이번 20차 대회의 주제가 자유를 넘어 행복으로인데 이는 차원을 달리하는 시대의 변화가 있음을 의미한다.

 

  11차 대회는 한국 서울에서 열렸다.

  11차 아시아정신지체복지대회(Asian Conference on Mentel Retardation; 1993년 서울 롯데호텔 개최)에는 25개국가에서 참여하고 외국회원이 680여명 국내 회원이 600여명이 참석하여 이 대회 역사상 최대 회원이 참석하게 되었고 손님 접대와 프로그램 준비를 빠짐이 없이 잘 하여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 후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위상이 부상되고 한국 회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국제대회 이었다. 이 회의에 중국에서 처음 참여하였고 이후로도 중국의 참여는 없었다.

 

1993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11차 아시아정신지체연맹 대회(11th ACMR) 김정권 연맹회장의 개회사

 

11th ACMR 개회식에 대통령 영부인,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장관

  현재 연맹의 공식명칭은 199718차 대회 대만에서 공식적으로 아시아지적장애인연맹”(Asian Federation on Intellectual Disabilities)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용어에 관한 문제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지적장애”(Intellectual Disabilities)란 용어는 정신지체보다 무엇이 다른가? 좋을 것이 없다. 본인들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달라고 한다. 이 문제는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많은 연구와 담론을 요구한다.

 

 

2. 아시아 지적장애인대회의 역사

 

 아시아지적장애인대화는 아시아 지 적장애인과 그전문가들의 모임으로 시대를 지배하는 패러다임, 학술적 이론, 현장 경험, 부모운동, 본인활동(특히 1980년대 이후 본인 활동은 매우 활발하다.), 공학적 접근을 위한 기자재, 세계화를 위한 네트워크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최근에는 매 대회마다 2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되고 있으며 매우 활발하다. 지금까지 열린 대회를 보면 다음과 같다. 제시순서는 대회순, (개최연도) 개최국과 도시, 주제 순이다.

 

1회 대회(1973) 필리핀, 마닐라 아시아지적장애인의 희망

2회 대회(1975) 일 본, 동 경 지적장애인의 권리

3회 대회(1977) 인 도, 뱅가로우 사회변화 속에 지적장애

4회 대회(1979)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프어 지역사회로의 통합

5회 대회(1981) 홍 콩 자원과 인성훈련

6회 대회(1983)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독립생활의 추구

7회 대회(1985) 대 만, 대 북 지적 성장

8회 대회(1987) 싱가포르 비전 2000: 전망과 도전

9회 대회(1989) 태 국, 방 콕 지작장애인의 삶의 질

10회 대회(1991) 파키스탄, 카라치 보호와 나눔의 새로운 지평

11회 대회(1993) 대한민국, 서울 롯데호텔 인간평등을 위한 총체적 조화

12회 대회(1995) 스리랑카, 콜롬보 “21세기를 향한 아시아의 전망

13회 대회(1997) 방글라데시, 다카 지적장애인의 권리와 정부 관련기관의 역할

14회 대회(1999) 네 팔, 카트만두 지적장애인의 기회평등을 위한 전략

15회 대회(2001) 필리핀, 마닐라 완전통합: 비전으로부터 실제, 정책, 그리고 실행

16회 대회(2003) 일 본, 쓰구바 역량강화와 완전참여

17회 대회(2005)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협력을 위한 노력

18회 대회(2007) 대 만, 대 북 보편적 설계 환경

19회 대회(2009) 싱가포르 총체적 발달

20회 대회(2011) 대한민국, 제주 라마다호텔 자유를 넘어 행복으로

 

  제20차 대회는 한국 제주도에서 개최하였다.

  아시아지적장애인연맹(AFID, 회장 김원경 교수)은 제20차 대회를 제주도 라마다호텔에서 2011821-26일에 개최하였고 주제는 자유를 넘어 행복으로”(Passing from Freedom to Happiness)였으며 외국회원 600여명과 국내회원 1,500여명이 참석하여 아시아지적장애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회원이 참석하였고 당사자의 자기권리주장회의와 AFID 40년의 역사자료를 별관에서 전시하여 그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일도 했었다.

 

20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가 열린 제주 라마다호텔(2011년)

 

 

20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 개회식(2011년) 김원경 연맹 회장의 개회사

 

아시아지적장애연맹 40년 역사자료 전시회

 

 

20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 문화의 밤

 

 

20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 만찬석상에서 건배를 제의하는 추국희 교수

 

3.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ACID)의 역사적 의미

 

  지금까지 20차 대회를 개최하면서 그 주제의 변화를 보면 시대적 상황이 잘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애인 복지, 교육, 의료를 지배해온 패러다임의 이동을 느낄 수 있다. 70년대까지 아직 기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80년대 인간주의의 영향과 부모운동의 결과로 완전 통합이나 독립생활의 추구가 있었고, 90년대 이후 생태이론, 총체주의,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은 보편적 설계, 삶의 질 추구, 행복의 추구 등을 볼 수 있다.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는 그때그때 시대적 변화 특히 혁명적 변화가 있을 때 그것을 반영하고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응 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 왔다. 본 연맹이 창설되던 때는 아시아 지역이 구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있었는데 오늘은 학문적 수준이나, 현장의 조건이나 시설 상황, 인력의 자질 면에서 그리 뒤지지 않게 발전해 왔다. 이런 발전에 있어 본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가 기여한 면을 적다고 할 수 없다.

 

4. 아시아지적장애인연맹의 비전

 

  나는 본 연맹이 보다 아시아지역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변화가 있어야 하리라 본다.

첫째, 아시아 모든 국가의 참여이다. 정회원국가는 15개국이다.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 현 연맹 이사회는 너무 노령화 되었다. 연맹이 더 젊은 층으로 교체되어야하고, 회원국의 대표가 이사회의 회원이 되어야한다. 이사가 없는 국가는 극히 소극적이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셋째, 학문적 성취 요구와 권리 쟁취 부분을 활성화해야 한다. 젊은 학자들의 활동을 돕고, 그들에게 도움이 될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권리쟁취는 법이나, 제도개선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구체적이고 실제적 지침을 작성하여 활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

 

 

김정권: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AFID평생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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