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남천의 오리 병아리 이야기 1
오월이 다 지날 무렵 남천에 오리 병아리가 부화해서 생명의 신비를 느꼈다. 야생에서 새 생명의 탄생은 신비(神祕)이지만 새끼를 길러야 하는 어미와 그 새끼는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야생에서 새끼는 아주 미약한 존재이고 생존율이 낮다. 그래서 오리 병아리를 처음 보았을 때 얼마나 성체로 자랄까? 걱정되었다. 야생에서 병아리는 부화해서 1주일이 가장 위험한 시기이다. 부화 1주일 후의 성장한 모습과 이들의 생존을 이야기하려한다.
작년 5월에 아프리카 야생에서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험난한 것인지를 소개한 일이 있었다(https://enjoytoo.tistory.com/355). 새끼를 낳은 톰슨가젤 엄마의 투혼과 새끼 6마리를 키우는 치타 엄마와 새끼 5마리를 키우는 자칼 엄마의 이야기였다. 엄마에게는 지혜, 투지, 강인함, 사태파악을 잘해야 하는 능력이 있어야 새끼를 길러낼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어미는 그 누구의 희생이 있어야 내 새끼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자연은 냉혹한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이런 생태 현상을 통해서 자연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내가 남천에서 오리 병아리를 처음 목격한 것은 2024년 5월 25일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몇 가족을 만났다. 새끼 1마리를 거느린 어미부터 15마리를 거느린 어미를 만났고 15마리 새끼를 거느린 어미는 무척 풍성해 보였다. 대가족이지, 그만큼 어미의 걱정도 많겠지만 좋았다. 일주일을 지난 어제와 오늘 이들 가족의 병아리 성장 모습이 놀라웠다. 15마리 새끼를 거느린 가족과 4마리 새끼를 거느린 가족에서 병아리의 손실(損失)은 없었다.
야생에서 성장은 놀랍다. 불과 1주일 사이에 병아리들이 쑥 커져서 1주일 전보다 배 이상 자랐고 활동 영역도 넓어졌다. 이제는 어미 곁에 붙어 다니는 것이 아니라 넓은 영역에 흩어져서 먹이 활동을 하고, 상당히 독립적으로 활동한다는 점이다.
새끼 15마리를 거느린 어미의 새끼는 많이 커져서 먹이 활동이 상당히 독립적으로 된 점과 휴식 공간으로 이동도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어미에게로 오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불과 1주일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아프리카 동물보다 유리한 점은 오리 새끼는 수생식물을 먹이로 하여서 먹이 쟁탈전은 없다는 점이다. 병아리들은 이제 먹이를 스스로 먹고 어미의 도움을 받으면서 먹이 있는 곳으로 안내를 받으니 아프리카 야생에 비하면 훨씬 삶이 쉽다는 점이다.
새끼 4마리를 거느린 어미와 그 가족은 오늘 아침 만났다. 내가 건너는 징검다리 주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고 어미는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서 내가 촬영하는 동안 피하지도 않았다. 내 마음을 알아주었겠지, 그래서 비교적 근접 촬영이 가능했다.
하나 의문점은 오리는 보통 쌍으로 다니고 먹이 활동도 부부가 같이하는 편인데 새끼를 기르는 어미에게는 수컷은 없었다. 내가 오리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서 다 알 수는 없지만 나타난 현상이다. 이유를 아는 분이 있으시면 가르쳐 주시기 바란다.
*김용욱 교수가 보내온 자료:
수컷의 몸빛깔이 화려한 종은 눈에 금방 띠기때문에 보호색을 띤 암컷만이 홀로 새끼들을 돌본다고 합니다 -인터넷 검색자료-
* 김 교수님 고맙습니다.
오리 엄마의 새끼 양육방법은 어떨까? 스스로 하게하는 것, 독립해서 살아가는 것, 최소한의 보호, 생존의 법칙을 가르치는 일 등이 다일 것이다. 사람을 기르는 일은 어떨까? 교육학, 심리학, 사회학이 동원되어 이론을 만들어내고 이들을 전문가라고 한다. 대부분이 허구이다. 자연의 법칙으로 기르면 좋을 것이다.
남천의 오리 병아리가 무사히 성체(成體)가 되어서 남천을 풍요롭게 지켜주기를 바란다. 오리 가족의 행운을 빈다.
2024년 6월 3일(월)
Ⓒ 2024 J. 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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