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39. 다 자란 오리 새끼
올해 남천의 오리 번식은 기대만 못 했다. 작년보다 반 이하라 해도 좋을 것이다. 내가 다 알지 못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어저께 새벽 걷기에서 오리 병아리 3가족을 만났다. 벌써 부화한 지 40여 일이 지난 병아리는 이제 성체(成體)의 모습을 이루었다. 어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참 빠르게 자라났다.
그러나 새끼는 아직 어미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날개도 좀 더 자라야 할 것이다. 이제 두 주 정도가 지나면 어미를 떠나서 자신만의 세상으로 날아갈 것이다. 물오리는 군거(群居)하는 편이 아니다. 대체로 부부가 쌍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천에서 번식하는 오리는 흰빰검둥오리인데 텃새이다. 암수 구별이 쉽지 않고 체구는 상대적으로 큰 편에 속한다. 남천의 오리 병아리 부화(孵化) 시기(時期)는 5월 말에서 6월 중하순까지이다. 늦어도 8월 중순에는 병아리가 모두 자라서 독립하게 된다. 이들이 있어서 남천의 생명력이 넘쳐나게 된다. 겨울철에는 다양한 철새 오리가 찾아와서 장관을 이루게 된다.
어제 만난 제1가족은 새끼 6마리를 길러낸 어미와 그 가족이다. 어미는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먹이활동을 할 때 항상 뒤에서 외부를 경계하고 위험에 대처한다. 이 동영상에서 어미를 찾아보시기 바란다.
이제 성체가 다 된 새끼는 곧 독립할 준비를 할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할 바를 그들에게 알려주고 때가 되면 자신의 갈 길을 가도록 한다. 사람이 배워야 할 것이다. 자연에는 허구가 없다. 더러 동물에도 거짓을 하는 경우가 있긴 해도 인간처럼 간교하지는 않다.
두 번째 가족은 새끼 5마리를 길러낸 자랑스러운 어미의 가족이다. 흐르는 물에서 신선한 먹이를 먹게 하고 어미는 안전을 위해 항상 새끼가 먹이활동을 하는 동안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주변을 살핀다. 이동할 때도 어미는 제일 뒤에 따라가며, 안전을 확인한다. 이 동영상에서 어미를 찾아보시라, 확실히 드러난다.
이 어미는 새끼를 징검다리 상류로 이동시키기 위해서 날아서 징검다리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새끼들에게 넘어오라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새끼들은 자신이 없다. 아직 날아서 오를 수가 없으니 징검다리 사이 급류를 지나야 한다. 어미는 이들이 넘어오도록 기다리고 있디. 절대 도와주지 않는다. 새끼 스스로 해야 한다. 잠시 기다리고 새끼들이 징검다리를 넘어왔을 때 더 좋은 먹이가 있는 곳으로 새끼를 안내한다.
새끼들은 어미로부터 산교육, 바로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자연에 순응하는 방법을 배운다. 인간은 자연에 역행(逆行)하지 않는가, 인간의 얕은 지식은 지구를 병들게 하였고, 결국 파멸로 가게 할 것이다. 우리는 자연에서 배워야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생존에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 인간은 자연에서 겸손을 배워야 한다.
세 번째 가족은 새끼 9마리를 길러낸 10식구 가족이다. 이 세 가족 새끼들의 크기가 대체로 비슷하고 독립하는 시기도 비슷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셋째 가족은 강 중심부에 있었고 휴식하는 시간이어서 활동 상황을 촬영하지 못했다.
남천의 새 식구가 많이 늘었다. 숨 쉬는 남천, 생명력이 넘치는 남천, 그 가운데 인간의 생존 환경도 살아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어저께 오후에 많은 비가 내렸다. 남천의 수위가 많이 올라갔다. 남천이 깨끗이 청소되고 새로운 수초가 번성해지면 오리에게는 신선한 먹잇감이 자라날 것이다. 자연의 순환은 오묘하다. 창조주의 섭리에는 오차가 없으시다.
2025년 7월 18일(금)
ⓒ 2025 J. 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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