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이야기] 36. 네팔을 다녀온 청년봉사단

profkim 2025. 3. 14. 10:12

제47기 월드 프렌즈 코리아(The World Friends Korea) 프로그램으로 네팔에 파견된 청년봉사단

36. 네팔을 다녀온 청년봉사단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회장 전성용 경동대학교 총장)에서 파견한 청년봉사단 26명과 인솔자 3인이 네팔 지적장애 특수학교에 봉사활동을 위해서 12박 13일(2025년 2월 3일-2월 15일)의 긴 일정으로 네팔을 다녀왔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설립 초대회장 김덕중 아주대학교 총장)는 제삼 세계 국가와의 국제개발협력과 대학생들의 타문화 이해 및 국제적 지도력(global leadership)을 증진하기 위해 1997년에 제1기 봉사단을 파견한 이래 24년간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청년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 때 제47기 월드 프렌즈 코리아(The World Friends Korea)ⁱ⁾프로그램으로 파견된 국가는 네팔 외에 몽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에 각 1개 팀, 라오스 2개 팀 등 5개국 6개 팀에 170여 명이었다고 한다.

 

  네팔팀의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참여한 김용한 교장의 현지 봉사활동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편집자>

 

47 기  WFK  청년봉사단 모집 포스터

청년봉사단의 네팔 특수학교 교육 봉사 이야기

김용한(용인강남학교 전 교장)

 

 

  필자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에서 선발된 제47기 청년봉사단 26명과 인솔자(단장 권미은 교수 , 남부대학교, PM 김용한 교장, AM 배다솜 간사)의 일원으로 네팔의 지적장애 특수학교 두 곳에서 202523일에서 15일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왔다.

 

  이번 네팔을 다녀온 청년봉사단 단원의 전공은 특수교육 전공자가 6명이나 되어 수혜 기관인 특수학교 재학생의 수준과 특성을 더 잘 이해하고 교육 활동을 주도할 수 있어 이전보다 질 높은 활동을 기대하게 되었다. 또한, 간호학과 학생이 12, 사회복지 관련 전공자도 3명이나 참여하였기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와 봉사활동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 단원들이 파견 활동 후 자신의 직무 능력과 전문성을 키워나가는데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되었다.

 

  대사협은 청년봉사단을 파견하기에 앞서 사전 국내 국내 교육을 두 차례 수행했고 훈련을 마친 후 다른 팀들은 1월 초에 현지에 파견하였다. 하지만 네팔팀은 1월 초에서 중순까지 현지 특수학교가 방학 기간이었고, 1월 말에는 우리나라의 설날 연휴와 겹쳐 부득이하게 23일 네팔 현지로 출발하게 되어 6개팀 중 가장 늦게 파견되었다.

홍익대 국제교육연수원에서 진행된 47기 청년봉사단 출정식

  네팔팀 청년봉사단은 국내 2차 국내 교육 수료와 파견 날짜 사이에 공백이 생겼는데 오히려 이 기간에 교육 활동과 관련된 교재 교구와 미니올림픽 및 대학생 문화교류에 사용할 자료를 구입하여 네팔팀 봉사 파견 운영기관인 그린티처스(Green Teacher's)⁺⁾ 사무실로 배송하였고, 또한 2차 국내 교육 때 인솔 진이 피드백해 준 교안을 각 단원들이 보완하여 줌(화상)으로 팀별 실제 수업 시연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참여하지 못한 단원과 발표가 다소 미흡한 단원들은 출국 하루 전날인 22, 인천공항 근처 영종도 펜션에서 가진 3차 국내 교육 시간에 2차 수업 시연을 하도록 하여 현지 교육 활동 준비에 최선을 다하였다.

  드디어 23일 오후 140, 우리 네팔팀은 태극 마크가 부착된 단복 조끼를 입고,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네팔 카투만두 트리부반 공항에 현지 시각(네팔과의 시차 3시간 15)으로 오후 540분에 도착하였다. 한국은 추운 겨울 날씨였는데 네팔은 늦가을과 같은 선선한 바람이 우리 일행을 반겨 주는 것 같았다.

 

  이번에 처음 해외에 나오는 단원들은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특히 입국 절차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여행의 피로감이 높아질 무렵, 강남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 과정을 마치고 현재 네팔 교육부 차관보로 일하고 있는 버이꾼더(Baikuntha)씨가 수하물을 찾는 곳까지 마중 나와 우리 팀의 많은 짐을 공항 세관 통관할 때 도움을 주었고, 장성란 현지 코디네이터도 공항에서부터 우리 일행을 안내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한인식당 세미나실에서 환영 행사와 맛있는 뷔페식 식사를 제공해주어 단원들에게 네팔에 대해 좋은 첫인상을 갖게 하였다.

네팔 트리부반 공항에 도착한 청년봉사단

  네팔에서 교육봉사 첫째 날(24), 오전에 단원들과 함께 먼저 RFCSID(Resource and Family Counselling School for Intellectual Disabilities) 특수학교와 SMKB(Sustha Manasthiti Kalyan Bidhyalaya) 특수학교 2곳을 방문하여 교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교실 등 교육 환경 및 시설을 둘러보았다.

  교육 대상 학생들과도 잠시 만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단원들이 사전 국내 교육 때 배운 인사말로너머스떼’(안녕하세요)라고 하니 학생들은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반겨 주었고, 몇 명은 큰 소리로 너머스떼라고 외치며 화답해 주었다. 학교의 특성으로 RFCSID는 공립학교(학생수 41, 4학급)인데 비해 SMKB는 사립학교(학생수 28, 2학급)이므로 상대적으로 건물 규모가 작고, 교육 환경 및 시설도 낙후되어 있어 시설 개선이 필요한 곳이 많았다. 그래서 사전 국내 교육 때부터 두 학교의 학생 수를 고려하여 단원들을 각각 16명과 10명으로 나누어 배치하였고, 각 학교별로 학교장(부팀장)을 뽑아 교육 활동 준비 및 진행뿐만 아니라 숙소와 학교 간 이동 시 인원 점검과 인솔하는 일까지 총괄하도록 임무를 부여하였다.

SMKB학교 학생이 청년봉사 단원에게 환영 스카프를 걸어주는 장면

  네팔에서 2일 째부터 하루 일과는 매우 바쁘게 진행되었다. 오전 730분 호텔에서 조식 후, 830분 숙소 앞마당에 집결하여 단원의 건강 상태 확인, AM의 전달 사항, 스트레칭 체조, 팀장의 선창에 따라 아샤팀 구호를 외치고 850분에 학교별로 차량으로 이동하였다. 오전 930분경 학교에 도착하여 회의실(RF학교) 및 교실(SM학교)에서 주 교사의 수업 자료 점검과 보조 교사와의 역할 분담을 다시 확인하였다.

RFCSID학교에서 에코백 만들기 수업 후 즐거워하는 학생

  학생들이 등교하면 10시부터 15분간 K-POP으로 신나게 몸을 움직이면서 학생들과 친밀한 라포 관계를 형성하였다. 그 영향으로 학생들은 세계시민, 음악, 미술, 보건체육 및 지역사회 적응 활동 수업 시간에도 잘 참여해주었다. 물론 어떤 수업에서는 학급 학생들 수준보다 어려운 과제를 제시하여 목표 달성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수업 활동은 학생들에게 과제 성취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였다.

SMKB학교에서 선글라스 꾸미기 수업 후 즐거워하는 학생

  한편 네팔에서는 토요일이 휴일이라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고 쉬는 날이다. 그래서 단원들이 네팔의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스와얌부나트 불교 사원을 방문하였다. 특히 이곳은 야생 원숭이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일명 원숭이사원이라고 불리는데 단원들은 걸어 다니는 원숭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기념품도 사면서 모처럼 자유시간을 갖고 힐링하는 여유를 누렸다

스와얌부나트 불교 사원에서 문화체험 활동 중인 청년봉사단

  교육 봉사 2주째 화요일(211)은 두 학교의 학생 및 교직원, 학부모들이 큰 강당이 있는 시내 뷔페 레스토랑에 모여 미니올림픽과 학예회를 열었다. 이날은 이벤트 부스도 만들어 타투스티커(tattoo sticker)를 얼굴에 붙여주고 폴라로이드 사진 찍기, 풍성아트 등 다양한 놀이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참여를 이끌었으며, 단원들이 전날 밤늦도록 준비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태권무와 소고춤, K-POP 등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대사협에서 올해 청년봉사단 활동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것은 현지 수혜자 가정을 방문하는 일과 대학생 문화교류, 국제개발 협력 기관 방문 등이 있다.

 

  그런데 네팔 장애 학생 가정을 실제로 방문하는 일은 부모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 사전 점검 출장 때 미리 학교장에게 방문 가능한 대상 가정을 학급별로 1가정씩 소개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정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당일 부모와 형제들은 방문한 단원들에게 간식을 대접하며 환영해주는 모습에서 네팔의 가정 상황과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어 학교와 가정과의 연계 교육 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단원들이 SMKB학교 학생의 가정을 방문하여 가족들과 함께

  한편 작년에 이어 213, 두 번째로 열린 KMC(Kathmandu Model College)와의 문화교류는 더욱 다양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우선 양국 대표 학생이 자기 전공 소개와 비전을 발표하였으며, 이어서 KMC에서 네팔 옛 왕국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며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었고 우리 단원들은 K-POP과 태권무 등으로 한국의 위상을 나타내는 역동적인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교류 행사 후 KMC 총장님이 우리 단원과 행사 참석자에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해 주어 양국 대학생들이 식사를 함께하며 영어로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KMC 대학과의 문화교류 행사에서 인솔진 환영

  또한, ODA 현장 방문 대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네팔에 파견된 코이카 단원들과 만남은 이번 청년봉사단원들에게 향후 자신의 전공을 살려 국제개발 협력에 대한 비전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KMC 대학생의 전통 춤 공연

  돌이켜 보면, 지난 2주간의 현지 파견 교육 봉사 활동이 짧게 느껴졌는데 이번 네팔팀 청년봉사단원들의 수고와 노력 덕분에 네팔 특수학교 학생은 미술, 음악, 체육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경험하였으며, 현지 교사들은 많은 교재교구를 활용하는 수업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여름방학 때도 다시 와 달라고 요청하였다. 특히 단원들은 이번 교육 봉사 활동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이해와 누구나 교육의 가능성이 있음을 깨닫게 되어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었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전공을 살려 제3 세계지역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하였다

  해단식을 마친 후에도 네팔팀 청년봉사단 단체 카톡방을 통해 서로의 근황을 전하고 코이카와 대사협의 국제개발협력 관련 사업 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나누며 세계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기로 다짐하였다.

 

주해(註解)

 

ⁱ⁾ 월드프랜즈코리아(WFK: The World Friends Korea) 청년봉사단1996년 전국의 대학교 및 전문대학이 회원이 되어 창립된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가 바람직한 대학 사회봉사 문화 창달과 해외봉사를 통해 청년들에게 나눔과 배려의 봉사 의식 저변을 확대하고 타문화 이해와 다양성을 수용하여 국제친선 및 세계시민 의식을 높이기 위해 개발도상국에 파견하고 있는 사업이다.

 

⁺⁾ 그린티처스(Green Teacher's)는 교사들의 재능기부 활동을 더 많이 더 넓게 공유하기 위해 교육자들이 2000년에 설립한 비영리민간단체이며, 영유아부터 청소년기 학생들이 생애주기별로 평등하고 적절한 보육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지구촌의 소외된 장애, 비장애 아동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교육의 기회를 받지 못한 성인들의 문해교육과 자립을 돕고 있다.

 

 

2025년 3월 14일(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