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단상(斷想)] 52. 동물학교

profkim 2022. 5. 2. 17:26

 

 

 

 

 

                                 52. 동물학교

 

 

 

  동물학교(Animal School)는 동물들이 미래사회에 대처하기 위해서 학교를 만들었다는 우화이다. 육십여년전 3차 산업사회가 열리려는 즈음에 미국 신시내티교육청 부청장이었던 조지 리어비스(George H. Reavis)가 교육청 회보에 실린 그림이 곁들인 우화이다.

 

  이는 산업사회의 교육이 지닌 문제를 신랄하게 지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세계 각국은 교육개혁을 서둘러서 정보사회 학교 체제로 개혁하려 하고 있으나 그 성과는 아직 기대한 만큼은 아니다. 동물학교를 매체로 해서 우리 학교 교육의 현실의 문제를 살펴보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농업사회와 산업사회를 거쳐 근래에는 정보 사화라고 한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나는 이 삼 세대를 모두 살아온 것 같다. 오늘 젊은 층은 농업사회나 산업사회를 잘 알지 못하고 정보사회에 살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정체성은 정보사회 경험을 토대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우리 같은 노년이 그들을 이해하기에는 그들의 삶의 경험은 너무 동떨어지는 것이다. 그래도 조그만 그루터기가 있는 것은 그들이 받아온 학교 교육이다. 우리 사회는 정보사회이고 기업은 정보화 기업인데 학교는 산업사회학교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와 비슷한 교육을 받은 것이다.

 

  산업사회를 19세기 중엽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부터라고 한다면 이 기간이 대략 200여 년이 될 것이다. 산업사회가 가져온 큰 변화는 교육이었다. 농업사회에서는 국민교육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산업사회는 국민교육의 필요성이 고조되고 질 좋은 노동자를 양성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가 되었다.

 

  여러 나라가 보편교육을 수행하고 계획적으로 노동자를 양성하게 되었다. 그러니 학생이 배워야 할 교육내용은 기업의 노동자양성에 필요한 것이 중심이 되었고 그 내용은 정해져 있었다. 언어와 수량은 필수가 되었고 사회와 과학은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 되었다. 이런 과목의 내용은 그 지식이 사람 밖에 있는 것으로 객관적 지식이다.

 

  이런 교육은 산업사회에 적응할 인재를 기르기 위한 것이었는데 우리 사회는 빨리 변화되어서 정보사회(자동화, 컴퓨터, 전기화, 사이버 물리 체계,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인공지능)로 이동해왔다. 오늘날은 우리가 가늠하기 어려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는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아직 산업사회 학교 체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1960년대 미래사회를 예견하면서 지식 작업(knowledge work), 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 시대가 열릴 것을 말하면서 미국 신시내티의 부교육청장이 제작한 아주 간단한 산업사회 교육 비판과 미래사회 교육을 설명한 동물학교(Animal School)를 한 예로 들었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동물학교(Animal School)는 산업사회학교가 갖는 의미와 문제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동물학교의 내용을 보면

 

  옛날에 동물들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계에 직면하게 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학교를 만들었고 교과목은 달리기”“기어오르기”,“수영하기”, “날기4가지 교과목으로 구성하였다. 그리고 이 4가지 교과목은 모든 동물이 필수로 이수하게 하였다.

 

 

  오리는 수영에 있어서는 교사보다 더 잘하였고, 날기에서도 꽤 훌륭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달리기에서는 매우 부진하였다. 오리는 달리기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방과 후에 달리기 연습에 열중하였다. 달리기 연습에 열중하다 보니 수영연습에도 가끔 빠지게 되었다. 달리기 연습 때문에 오리의 물갈퀴가 닳아서 약하게 되었고 그 결과 수영에서도 평균점을 겨우 받게 되었다.

 

  토끼는 달리기에서는 첫째가는 실력가였으나, 수영연습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결과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되었다.

 

  다람쥐는 기어오르기 능력은 탁월했지만, ‘날기교과담임이 땅에서 위로 날아오르는 훈련을 강행함으로 좌절감에 빠지게 되었다. 또 다람쥐는 지나친 날기 연습으로 경련이 일어나게 되어 오르기에서는 ‘C' 학점을, 달리기에서는 ’D' 학점을 받았다.

  독수리는 문제아였다. ‘오르기과목 학습에서 나무 꼭대기에 오르는데 다른 동물을 제치고 앞장서서 했지만, 항상 자기방식(날아오르기)대로 할 것을 고집하여 매번 주의를 들어야 했다.

 

 학년 말에 수영은 아주 완벽히 잘하지만 달리기, 오르기, 날 거는 조금밖에 못 하는 아주 이상하게 생긴 뱀장어가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받아 졸업생 대표가 되었다.

 

  들개들은 학교 당국이 땅파기굴 파기를 교과목에 추가하지 않는다고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지 아니하였고, 교육세 징수 반대 투쟁을 벌였다. 들개들은 자기 자식을 오소리에게 보내어 교육받게 하였고 나중에는 들쥐들과 함께 대안학교를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이책의 내용 전체이다.

 

  이 우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가? 산업사회에서 사람 능력의 평가를 그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잘 기른 사람이고 이런 능력을 잘 기른 사람들이 유능하다고 평가받아왔다. 그래서 국어, 영어, 수학은 꾀 인기 있는 과목이었다. 그러나 우리 생활에는 그리 많이 소용되지는 않았다. 언어와 수량 능력은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이 되면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다.

 

  정보사회에서 유능한 사람은 누구인가? 정보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겠지! 정보사회에서 창의성을 제일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생각을 할 수 있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문학, 음악, 체육, 여행, 철학, 종교적 신앙, 대인관계 등 이런 능력이 정보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이다.

 

  평균적으로 잘하는 사람 보다는 특정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좋겠지! 학생이 잘 못 하는 과목에 시간을 쓴다면 이는 분명 낭비이다. 잘하는 과목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의 직업은 어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된다. 모든 과목을 잘할 필요는 없다. 정보사회는 팀으로 일을 하게 되는데 각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들이 팀이 되어 협동해서 공동의 목표를 성취해 가게 된다. 그래서 협동하는 힘은 정보사회 매우 중요한 지능으로 인정이 된다.

 

  산업사회 학교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학교는 이 사회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으며 교육수요자인 지역사회, 지역의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개혁이란 산업사회학교체제를 정보사회 학교체제로 바꾸는 일이다. 동물학교는 이점을 시사하고 있다.

 

 

 

202252()

2022 J. K. Kim

 

[이미지에서 오는 느낌이 있는지요]

 

이 진달래꽃에서 무엇을 볼수 있는지요? 무슨생각이 드는지요?

이팝나무꽃과 연상되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요?
이 덩굴 장미를 통해서 우리 삶에 연관되는 것이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