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단상(斷想)] 49. 슈퍼 에이지이드

profkim 2022. 2. 18. 15:33

 

 

 

 

                              슈퍼 에이지이드

 

 

 

 

구름도 물, 물도 물, 얼음도 물, 물이 가벼워지면 창공을 여유한다. 이런 사람을 초인이라하지!

  며칠 전 지인(知人)으로부터 늙어가면서도 뇌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잔디엘 라홀(Jandial Rahul) 교수의 저서 Neurofitness(Jandial Rahul(2019). Neurofitness. Mariner Books)의 내용을 요점 화한 자료를 받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어 나왔다고 한다. 그림이 곁들인 간단한 설명은 쉽게 그 내용에 접근하게 하였다.

 

  늙어가면서 신체의 노쇠는 자연스럽지만, 사람의 노력에 따라서 노화를 더디게 하고 팔십대에도 정신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팔십대에도 정신 활동이 활발한 사람을 슈퍼 에이지이드(super aged)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람은 습관에 따라서 빨리 노쇠하기도 하고 노쇠가 더디게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뇌(brain)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홀 교수는 다섯 가지 요소를 권장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지만 뇌 신경 학자의 권하는 말이니 한 번 반추해 보는 것도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섯 가지 추천사항은 첫째 일주일 21끼 식사 가운데 2, 3끼를 단식하여 뇌를 자극하게 하라는 것, 둘째, 채소와 생선을 중심으로 한 마인드 식단과 지중해식 식단을 추천하고, 셋째, 공부하는 습관을 계속 유지하라는 것, 넷째, 활발한 사회적 관계를 맺으라는 것, 다섯째는 운동을 하라는 것, 유산소 운동보다는 근력 운동을 하라고 권장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뇌 관리를 잘하면 건강을 유지하면서 슈퍼 에이지이드로 삶을 생동감 넘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권한다. 잔디엘 나홀 교수의 권장 사항은 다 옳은 것 같다. 사람이 나이가 들었으니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노화가 빨리 찾아올 것이다. 꾸준한 자기관리는 노화를 더디게 하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예리한 통찰력을 갖도록 할 것이다.

 

  나홀 교수의 다섯 가지 권장 사항을 받아들이면서 뇌의 활동은 이외에도 또 다른 요인에 의해 더 활성화될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뇌는 계속 써야만 활성화된다. 뇌뿐만 아니라 모든 신체 기능은 활용할 때 활력을 얻게 된다, 그래서 나는 뇌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몇 가지를 추천하고자 한다.

 

  첫째는 확실한 자기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삶의 이유가 분명하고 갈 길이 확실하면 도전하는 삶을 살게 된다. 중요한 뇌 활성화 방안이다.

 

  우리는 삶의 도정에서 여러 가지 상황에 접하게 된다. 실패, 중병, 퇴직, 가족의 상실 등등 우리가 전환점을 맞게 되는 경우이다. 이때 실존적 자기를 잘 유지하면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힘은 그 사람의 가치관에 달려있다. 환경이 바뀔 때 흔들리지 않는 삶은 그의 가치관에서 온다. 퇴직 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는 자기가 상실된 삶에서 온다. 환경은 달라져도 삶은 여일(如一)해야 한다.

 

  내가 사는 곳에 남천이란 강이 있다. 이 강에는 징검다리가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보행자들은 교량을 이용하기보다는 징검다리를 이용한다. 옛날 정취가 있어서 건널 때마다 젊은 시절을 회상한다. 그때는 돌도 자연석이고 간격도 넓었다. 남천의 징검다리는 다듬어진 돌을 촘촘히 놓아서 건너기 쉽다. 그래도 나이 든 사람은 신체균형 유지가 어려워서 조심해야 한다.

 

경산 남천의 지류이며 징검다리를 건너려면 돌과 돌 사이에 물을 건너야한다. 힘과 조절능력을 요구한다.

  (dot)과 돌(dot) 사이에는 물이 흐른다. 이 물을 넘어서 다음 돌로 가야 한다. 사람의 삶에서 상황의 변화는 넘기 어려운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튼튼한 다리()가 있고 신체 조절능력이 있으면 징검다리를 잘 건너다닌다.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는 건강한 다리()와 신체 조절능력과 같은 것이다. 환경을 지배하는 정신적 가치는 변화된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정신 활동은 건강한 뇌를 유지하게 한다.

 

  둘째는 항상 꿈이 있어야 한다. 늙는 것은 꿈이 사라질 때이다. 사랑해 보라 여러 가지 멋있는 생각이 뭉게구름처럼 떠오른다. 오늘 정보사회에서 기르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창의성이다. 창의성을 기르는 중요한 요소는 삶과 일을 즐기는 데서 온다. 사랑하면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을 하면 뇌 기능은 활발해지고 새로운 세계로 나가게 한다.

 

  우리는 남을 생각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한다. 진정 타자를 위하는 사람은 자기 사랑(自愛)으로 자기를 실현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삶은 결국 타자에게 편안함과 풍요를 줄 수 있게 된다. 타자를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은 허구(虛構)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기를 사랑하고 무한(無限)의 상상 세계를 열어가는 사람만이 타자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사랑은 뇌 세포에서 스파크가 일어나게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뇌에서는 스파크가 일어나고 뉴런(neuron)의 활성화로 뇌 영역 간의 유기적 관계가 형성되어 뇌 기능이 활발하게 된다.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지만 계속 사용하는 뇌는 노쇠하지 않게 된다.

 

  셋째, 글을 쓰는 것은 뇌 기능의 노화를 방지한다. 글을 쓰는 작업은 종합작업이기 때문이다. 국어교육의 내용은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를 중요 내용으로 한다. 이 네 가지 학습에 모두 사고의 틀이 요구되지만 쓰기는 더 많은 생각을 요구하며 조직력이 있어야 하고, 나름대로 시나리오를 구성해야 하므로 뇌 활동을 더 요구한다.

 

  우리나라 국어교육의 큰 약점은 글을 쓰는 능력을 제대로 못 길러온 것이다. 요즘에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대부분은 글을 쓰지 않는다. 어찌 보면 글을 쓰는 집단과 읽는 집단이 따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어떤 일이라도 글로 써두지 않으면 곧 망각(忘却)하게 된다. 우리는 일기, 기행문, 독후감, 생활에서 일어난 일 등 소소한 것부터 글로 써서 남기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런 일은 우리의 행적을 글로 남기는 것도 되지만 이런 과정이 우리의 뇌를 활성화하고 노쇠를 방지하게 된다는 점이다.

 

  넷째, 나이 탓으로 돌리면 노쇠는 촉진된다. 아주 작은 일에 도전하고, 배우고, 해보고, 가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 글에서 말하는 내용은 노년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모든 연령층이 해야 할 일이다. 젊었을 때부터 시행하면 더 좋고 나이 들었다면 지금이라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2월의 매화는 곧 피고 지겠지만 사람의 정신세계는 나이들어도 활성화된다.

  건강한 식생활, 운동, 좋은 생활 습관, 원만한 사회적 관계, 긍정적 인생관, 정신작업을 계속하여서 건강하게 살아 타자에게 많은 것을 나누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나이는 들어가지만 우리 인생은 항상 청춘으로 살아가고 우리가 죽을 때 내 인생의 정점(頂點)을 맞이하면 참 좋겠다.

 

 

 

2022217()

2022 J. 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