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창녕에 다녀와서
훌쩍 한 해가 가고 새봄이 왔다. 3월이면 언제나 설레는 마음이다. 봄꽃이 나를 반기니 어찌 아니 기다리겠는가! 매화와 목련이 피고 나면 산야에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 진달래, 개나리꽃은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며칠 전 창녕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예전에는 창녕은 그냥 스쳐 지나는 곳이었는데, 6년을 그곳에서 살고 난 지금 창녕은 아련한 추억의 고장이 되었다. 정붙이고 살던 더케이서드에이지의 모습은 어떨까? 화왕산은 어떻게 변했을까? 집사람이 그렇게 정성스레 가꾸던 텃밭은 어찌 되었는지? 많은 생각을 하며 갔다.
올해 봄 날씨는 가물었고 구름이 많았다. 며칠 전 비가 내리고 대지가 촉촉해졌다. 오늘은 오랜만에 보는 쾌청한 날씨이다. 운전하는데도 아무 지장이 없었다. 청도를 거처서 고암면의 반골재를 넘으니 더케이서드에이지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우선 반가웠다. 정문도 열려있어서 쉽게 접근했다. 주차장에 자동차가 많았다. 요양병원 차들이다. 차가 없는 것보다는 보기 좋았다.
더케이서드에이지 건물 문은 모두 잠겨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안은 어두워 보였고 사람이 살지 않으니 활력이 있을 리 없다. 사람이 살지 않으면 건물은 죽은 건물이다. 셔틀버스가 현관 앞에 주차하고 대구 나가는 사람, 부산 가는 사람들로 붐비고 활력이 넘치던 현관인데, 한적하다.
사람이 왕래하며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갈등을 빚어서 언쟁하기도 하고, 같이 운동을 하러 가기도 하던 곳이 적막하게 되었다. 수년 전에 있었던 일들이 영상으로 스쳐 간다.
더케이서드에이지에 옛 식구들을 위해 현재 서드에이지 이미지를 몇장 올려 드리려한다. 벌써 창녕 다녀온 것도 한달이 지났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란다.
2022년 5월 8일(일)
Ⓒ 2022 J. K. Kim
[서드에이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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