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93. 꽃소식(花信)
바람이 남풍으로 바뀌어
봄바람(春風) 일더니
잠자는 가지들 흔들어
기지개 켜게 하네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았고
새벽바람은 찬데
나뭇가지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우렁차네
물먹은 꽃봉오리
긴 하품 한 번 하고
바스락바스락
잠에서 깨어나네
뒤질세라 대문을 열어젖뜨린
매화의 미모란
그 향기에 매료된
벌꿀들의 향연장일세
산수유의 다소곳한 수줍음
노란 적삼 받쳐입고
늦을세라 작은 입 크게 벌려
봄을 노래하네
무엇이라 해도 봄의 여왕은
화려하게 봄을 알리는 목련화
마을이 환히 밝아지니
봄이 왔다네
생명의 향연
봄의 노래를 부르니
삶의 활력이 넘쳐
아름다운 내일이 열리네
2023년 3월 16일(목)
Ⓒ 2023 J. K. Kim
,
[작시(作詩) 노트]
이월이 잠간 삼월로 넘어선다. 그 사이 대지에서는 자연의 오케스트라가 연주된다. 봄기운은 만물을 일깨워서 연주하게 한다. 인간의 청각 기능으로는 다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이지, 소리뿐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형상을 조각해 낸다. 봄의 지구는 급속히 색채가 변화고, 모양이 변한다. 그들이 변하면서 발하는 노래는 귀가 있는 사람만 들을 수 있다. 자연의 소리, 요사이 이 소리는 무척 우렁차게 자연에 퍼져나간다. 나는 자연에서 들리는 소리와 형상(形像)의 변화를 즐기고 있다.
며칠 이곳저곳에 나가서 전령(傳令)들이 전해주는 소식을 듣고 보았다. 마음으로부터 느껴지는 환희를 무엇이라 하면 좋을까!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새봄을 맞으며 창조주의 오묘한 솜씨를 찬양한다.
[꽃소식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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