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시(詩)] 94. 화왕산에 벚꽃 피면

profkim 2023. 3. 31. 11:55

 

가야 고분군의 젖무덤과 자연스레 어울리는 벚꽃

 

                        94. 화왕산에 벚꽃 피면

 

 

 

 

화왕산 벚꽃 피면

봄소식 오고

산등성이 올려보면

쪽빛 하늘 열리는 곳에

꽃길이 멀어보인다.

 

벚꽃 환한 웃음 짓고

진달래 수줍은 모습

축 처져 내린 개나리 멋을 부리니

자연의 하모니

검푸른 겨울 산

봄기운으로 차오른다.

 

돌담길 돌아 나오면

노란 옷 입은 개나리와 벚꽃

어울리는 앙상블

자연은 스스로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커피 한잔하며 한담(閑談)하던 카페

문 닫아 적막하고

한가한 마당에 외로이 피어난 복숭아꽃

나를 반기는 듯

환히 웃는 얼굴

아쉬움을 달래준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화왕산이 나를 부른다.

거기서

오월의 뻐꾸기 소리를

유월의 개구리 소리를 듣는다.

 

 

2023331()

2023 J. K. Kim

 
봄과 겨울의 공존, 화왕산 계곡

 

[작시(作詩) 노트]

 

  지구 온난화 때문에 3월 하순이 되면 화왕산에 벚꽃이 핀다. 4월에 피던 꽃이다. 아주 빨라졌다. 오래전 벗들과 차도 마시고 운동도 하던 곳이다. 마침 미국에서 손님이 와서 동행하여 화왕산을 찾게 되었다. 가는 길에 카페 모다페에 들렸다. 주모가 반가이 맞아주어서 옛 생각이 더 간절했다. 향내 짙은 커피 한잔하고 화왕산에 올랐다.

 

  우리가 운동하던 그라운드 골프구장은 한산하고 컨테이너도 모두 철거되었다. 그러나 벚꽃은 만개하여 수년 전에 보던 모습과 같았다. 화왕산 등산길은 한산하였다. 그러나 벚꽃을 위시하여 진달래꽃과 개나리꽃은 더 왕성해졌다.

 

  화왕산을 위시한 그 주변 지역은 자연의 소리로 가득하다. 눈감고 조용히 앉아있으면 자연의 소리는 마음속 깊은 데로 들려온다. 그 소리는 오케스트라이지, 자연의 하모니는 감미롭다.

 

 

[화왕산 꽃 이미지]

 

개나리, 벚꽃 그리고 목련의 하모니, 숲의 색깔이 변하고 있다.
벚꽃과 개나리의 앙상블(ensemble)
벚꽃과 개나리의 어울림, 멋있다.

벚꽃과 진달래의 만남, 지금 열애(熱愛) 중이다.
하늘로 올라가는 벚꽃길
벚꽃들의 대화: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잔가지에서 예쁘게 피어난 벚꽃
나무 몸통(樹幹)에서 피어난 벚꽃
화왕산 진달래, 벚나무 밑 그늘진 곳에서 자생한다.
벚꽃이 필 무렵 복숭아 꽃도 미모를 자랑한다.
폐업한 카페 마당에 외로운 목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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