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시(詩)] 93. 꽃소식(花信)

profkim 2023. 3. 17. 00:57

 

봄의 여왕 백목련

 

 

 

                    [시(詩)] 93. 꽃소식(花信)

 

 

 

 

바람이 남풍으로 바뀌어

봄바람(春風) 일더니

잠자는 가지들 흔들어

기지개 켜게 하네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았고

새벽바람은 찬데

나뭇가지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우렁차네

 

물먹은 꽃봉오리

긴 하품 한 번 하고

바스락바스락

잠에서 깨어나네

 

뒤질세라 대문을 열어젖뜨린

매화의 미모란

그 향기에 매료된

벌꿀들의 향연장일세

 

산수유의 다소곳한 수줍음

노란 적삼 받쳐입고

늦을세라 작은 입 크게 벌려

봄을 노래하네

 

무엇이라 해도 봄의 여왕은

화려하게 봄을 알리는 목련화

마을이 환히 밝아지니

봄이 왔다네

 

생명의 향연

봄의 노래를 부르니

삶의 활력이 넘쳐

아름다운 내일이 열리네

 

 

2023316()

2023 J. K. Kim

 

남평문씨 본리세거지 인흥마을, 문익점 선생의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온 마을, 봄기운이 충만한 마을의 솟아나는 생명력

,

 

[작시(作詩) 노트]

 

  이월이 잠간 삼월로 넘어선다. 그 사이 대지에서는 자연의 오케스트라가 연주된다. 봄기운은 만물을 일깨워서 연주하게 한다. 인간의 청각 기능으로는 다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이지, 소리뿐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형상을 조각해 낸다. 봄의 지구는 급속히 색채가 변화고, 모양이 변한다. 그들이 변하면서 발하는 노래는 귀가 있는 사람만 들을 수 있다. 자연의 소리, 요사이 이 소리는 무척 우렁차게 자연에 퍼져나간다. 나는 자연에서 들리는 소리와 형상(形像)변화를 즐기고 있다.

 

  며칠 이곳저곳에 나가서 전령(傳令)들이 전해주는 소식을 듣고 보았다. 마음으로부터 느껴지는 환희를 무엇이라 하면 좋을까!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새봄을 맞으며 창조주의 오묘한 솜씨를 찬양한다.

 

 

 [꽃소식 이미지]

 

2월의 매화는 눈발이 흩날려도 꽃을 피운다.

매화는 화려하지도 않지만 수수하지도 않은 품격높은 꽃이다.
대지의 생명이 살아있음을 제일 먼저 알리는 전령이 매화이다.
3월이 되면 여왕을 맞이한다.
화려한 과거를 회상하게하는 백목련의 꿈은
애틋한 봄의 무턱에서 생명의 향연을 여는 아름다움이란
마을을 환히 밝히는 백목련의 고귀한 자태(姿態)
우아하지 않으나 만나면 반가운 노란꽃 산수유
꽃부터 먼저나와 미모를 자랑하려 하지만
3월 메마른 대지에 산수유 꽃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신선이 즐겨 먹는다는 산수유 열매는 가을에 꽃보다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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