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튤립 찬가(讚歌)
어둠속 무거운 침묵
추위를 이겨야 하는 고난
적막한 고요
짓눌리는 죽음의 그늘
땅속에서 움트는
생명의 근원(根源)
생명의 약동(躍動)
생명의 역사(役事)
침묵은 승리의 노래로
고난은 환희로
고요는 천지를 울리는 찬양으로
죽음은 부활로
새로운 세계가 열려
천지는 광채(光彩)로 가득하다.
튤립은 겨울의 모진 고난을 이기고
환희의 노래로
부활의 찬가를 부른다.
삭막(索莫)한 대지에 찬란한 빛을 비추는
튤립
온 세상에 기쁨을 주는 아름다움
그 향기(香氣)
생명력(生命力)으로 충만하다.
2023년 4월 9일(부활의 아침)
Ⓒ 2023 J. K. Kim
[작시(作詩) 노트]
튤립(tulip)은 땅속에서 구근(球根)으로 겨울을 나고 4월이 되면 싹이 돋고 꽃대가 올라서 삭막한 대지를 빛으로 비춘다. 그리고 그의 찬란한 미모와 우아함, 그리고 색채는 황홀하다. 많은 사람이 그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그가 한겨울을 어떻게 보냈는지는 잘 모른다. 그는 많은 고난을 겪었으나 그 속에는 생명의 근원이 있었고 살아서 생명 활동을 하였기에 봄에 새 생명으로 돋아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미국 워싱턴주에 마운틴 버논(Mt. Vernon) 시 외곽에 대단한 튤립농장이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튤립은 전 세계로 나간다. 4월이 되면 이들은 오색찬란하고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온다. 대지는 생명력으로 충만하다. 삭막한 대지가 순식간에 형형색색(形形色色)의 동물이 춤을 추는 것 같다. 땅속에서 겨울을 이겨낸 튤립의 무도장(舞蹈場)이 된다. 천지가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대단한 장르가 열린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돌아가심과 무덤에 머무르심이 부활로 최대의 영광으로 이어진다. 온 천지가 부활의 찬가를 부르며 우주적 찬양으로 하늘과 땅 그리고 그사이에 있는 모든 만물이 빛의 환희로 영광을 올려 드린다. 오늘 나는 부활의 노래를 부른다.
[튤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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