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15. [詩] 아름다운 회상

profkim 2020. 3. 7. 16:24


[] 아름다운 회상


 

  

늦가을 궂은비가 내립니다.

잿빛 하늘이 내려앉고

사위가 어둡습니다.

그러나 오랜 가뭄 끝에

단비입니다.

 

고택을 찾습니다.

도시 개발로 길이 어렵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노랫말을 낳은 창원 소답 옛터입니다.

 

길가의 고목 오백 년 연륜

떡 벌어진 밑둥치

집안까지 뻗어 나간 가지

지평이 넓습니다.

옛터의 세월을 증언합니다.

지혜 자는 여기서 세월을 읽습니다.

 

잎이 많이 떨어져

가지가 선명합니다.

가지 사이로 고택의 지붕이 윤곽을 드러내고

뜰 안 나무들의 겨울 채비도 보입니다.

잎도

꽃도

열매도 없지만

봄의 꽃동산을 그립니다.


세월의 흐름을

흘러간 인걸을 그립니다.

퇴락해 가는 솟을대문을

기와 사이로 솟아난 잡초를

그러나 옛적의 아름다움을 회상합니다.


 

  

詩作 노트: 경상남도 창원시 소답동 조각가 김종영 생가를 찾아서,

도시 개발로 고택은 아파트와 빌라 사이에서 왜소해졌고

고목 느티나무만 자리하고 있었다.

지금 있는 건물은 솟을대문과 행랑채와 거주하던 집,

그러나 재실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다.

인생의 무상함과 하나님의 영원하심은 인생사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이미지는 안동 오천고택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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