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12. [詩] 잔인한 계절

profkim 2020. 3. 7. 14:22



[] 잔인한 계절


 

  

단장(斷腸)의 아픔

묘비를 닦으며 오열하는 부모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들을 그리며

전율(戰慄)한다

아들을 잃고 4

반복되는 고통이 그들을 괴롭혀왔다

 

두 동강난 군함

처참한 파괴의 현장

깊은 바다로 침몰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간 용사들

나라를 지킨 젊음

그들은 산화하였고

악의 세력은 환호했다

그들도 동족

 

삼월은 잔인한 계절

그들의 아픔이 스며오고

황량한 산야에 핀 진달래꽃보다 더 진한

피로 물든 바다

흉흉한 바다

마흔여섯 꽃송이를 삼키고

바다는 말이 없다.

 

시계는 오후 922분에 정지했고

국민은 분노했다.

그리고 증오했다.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아픔




詩作 노트: 2010326일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대한민국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천안함(PPC-772)

이 북에 의해 오후 922분 피격당하여 침몰한다.

104명의 승조원 중 46명이 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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