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잔인한 계절
단장(斷腸)의 아픔
묘비를 닦으며 오열하는 부모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들을 그리며
전율(戰慄)한다
아들을 잃고 4년
반복되는 고통이 그들을 괴롭혀왔다
두 동강난 군함
처참한 파괴의 현장
깊은 바다로 침몰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간 용사들
나라를 지킨 젊음
그들은 산화하였고
악의 세력은 환호했다
그들도 동족
삼월은 잔인한 계절
그들의 아픔이 스며오고
황량한 산야에 핀 진달래꽃보다 더 진한
피로 물든 바다
흉흉한 바다
마흔여섯 꽃송이를 삼키고
바다는 말이 없다.
시계는 오후 9시 22분에 정지했고
국민은 분노했다.
그리고 증오했다.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아픔
詩作 노트: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대한민국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천안함(PPC-772)
이 북에 의해 오후 9시 22분 피격당하여 침몰한다.
104명의 승조원 중 46명이 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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