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순백의 향연
잿빛 하늘이 내려앉고
하얀 눈이 내려 나무위에 쌓인다.
잔디위에
나무담장위에
뒤뜰은 온통 백색의 향연이다.
모든 색채는 사라지고
흰색의 고결함만 정지해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은
부끄러움도
더러움도
질투도
갈등도 다 덮어 무(無)를 만든다.
하염없이 내려 쌓이는 눈
그 속에 광채가
깨끗함이
아름다움이 있다.
욕망으로 얼룩진
오물을 덮어
그 위에 정결함을
부끄럽지 않는 삶을 그려낸다.
순백(純白)이여
그대는 청조(淸操)한 아름다움일 지라.
詩作 노트: 색과 형태,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
빛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그 모두는 하얀 눈으로
덥혀서 순백이 된다. 인간의 삶에서도 분노, 좌절, 갈등,
질투, 불타는 욕망이 믿음과 사랑으로 덥이면 아름다워진다.
'김정권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 [詩] 잔인한 계절 (0) | 2020.03.07 |
---|---|
11. [詩] 성 암 산 (0) | 2020.03.07 |
09. [詩] 나무 담장 위 (0) | 2020.03.07 |
08. [詩] 나무 올빼미 (0) | 2020.03.07 |
07. [詩] 노란 리본의 슬픔 (0) | 2020.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