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단상(斷想)] 91. 배려(配慮)

profkim 2023. 8. 22. 18:03

외손녀 Allison이 보내온 남미 최북단의 Aruba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석양, 태양은 내일 다시 떠오른다. Ⓒ A. H. Kim

 

                                   91. 배 려(配 慮)

 

 

 

   배려(配慮 concern, consideration)는 한문(漢文) 글자를 보면 상대방을 짝처럼 생각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니 배려란 내가 타인에게 갖는 자세라 할 수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할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문제를 내 문제처럼 생각하라는 뜻으로 보면 어떨까? 우리 사회생활에서 배려가 일상화된다면 선진사회가 될 것이다. 나라는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시민 생활이 그렇지 못하면 아직 선진국은 아닐 것이다. 특히 오늘 우리나라의 지도층의 삶은 전연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

리빙스턴데이지(livingstone daisy) 꽃말은 평등과 평화이다. 아주 다양한 색깔의 꽃이 제 멋에 도취되어있다.

   오래전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일본의 오토타케 히로타다라는 청년을 우리나라 KBS의 일요스페셜에서 소개한 일이 있었다. 그가 일본의 TBS 방송 등 방송 리포터로 일할 때이니 2000년대 초일 것이다.

 

   오토타케 히로타다(일본어: 乙武洋匡, 197646~)는 테트라-아멜리아 증후군(Tetra-amelia syndrome)으로 팔과 다리가 없는 장애인으로 태어나서 와세다 대학 재학시절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쓴 책 오체 불만족1998년 펴내 인기를 얻은 일본의 작가이다. KBS에서 그의 삶을 소개하고 그가 미국을 방문한 일과 한국을 방문해서 있었던 일을 KBS가 소개한 프로그램이었다.

흰색 리빙스턴데이지는 어떤 자부심을 가질까?

   KBS 기자가 당신이 미국을 다녀왔다는데 당신이 느끼는 미국인은 일본인보다 무엇이 달랐는가? 일본에서는 내가 길에 나사면 많은 분이 몰려와서 관심을 보이고 무엇을 도와줄까 물어보는데 미국인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내가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 때 다가와서 무엇을 도와줄까? 물어보았다. 이것이 일본과 미국의 차이라고 답하였다.

 

   나는 이 방송을 보면서 일본은 "심리적 장벽"이 남아있는 나라로 평가했었다. 아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물어본다는 것은 과잉관심이다. 이는 상대를 피로하게 만드는 일이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혹 자식에게 보이는 과잉관심과 같은 것이겠지, 이것은 배려가 아니고 상대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다.

흰 찔레꽃은 민족의 정서가 담긴 꽃으로 그리움을 잘 나타낸다.

   다음 KBS 기자의 질문은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물었다. 오토다케는 서슴없이 한국에서는 내 전동차(電動車)로 이동하기가 어렵지만, 일본에서는 아무 장애도 없다고 답하였다.

 

   나는 일본은 "물리적 장벽"을 해결했구나, 그런데 우리는 아직 물리적 장벽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20여 년 전의 일이니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겠지만, 아직도 교통약자들의 불만이 있으니 개선해야 할 점이 있을 것이다.

붉은색 리빙스턴 데이지는 자신의 미모에 도취해 있지나 않을까?

   특수교육을 위시한 모든 교육에서 교육에 적용할 한 모델로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라는 것을 사용한다. 이는 교육뿐만이 아니라 기업에서도 원용하는 모델이다. 쉽게 말하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게 한다.”라는 모델이라 하면 될 것 같다. 오른손잡이나 왼손잡이가 다 쓸 수 있는 것, 어떤 욕구를 가졌어도 다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대책 등 모든 사람에게 충족될 수 있는 교육 또는 산업 모델일 것이다.

 

   이런 모델은 물리적 환경이나 정신적 환경에 모두 적용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물리적, 정신적 환경에서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은 사회라 하겠지, 이런 사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사람들의 욕구를 잘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의 욕구와 소망이 존중되는 사회이면 좋겠다. 우리의 삶에서 타자의 욕구를 고려하지 않은 호의를 베풀려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배려라 하지 않는다.

평등하여 평화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성경에서 지혜를 말할 때 반드시 짝으로 붙어나오는 용어가 하나 있다. 명철(明哲)이다. 명철을 해석하기가 쉽지 않으나 영어에서 번역은 이해(understand)로 하고 있다. 이는 합성어이다. understand의 합성어이다. under는 아래이고 stand는 서다로 본다면 누구의 즉 제3 자의 입장이 되어서 그를 보면 그를 바로 알 수 있다는 말이 성립된다. 지혜 자는 타인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또 자연과 사회의 이치(理致)의 이해도 마찬가지이다.

순결을 느끼게 하는 흰색 찔레

   사람은 대체로 자기중심적 사고(ego centric thought)를 한다. 일방적으로 상대가 이런 것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 우리나라 엄마들이 더러 저지르는 잘못들이 이에 속한다. 배고프지 않은 아이에게 자꾸 먹으라 하면 이를 배려라 할 수는 없다. 몇 끼 식사를 못 한 사람이 먹기를 원한다면 그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은 배려가 되겠지, 상대방의 원망(願望)을 무시하고 내 생각으로 그가 무엇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면 자연에 역행하는 것이다.

번식력이 넘쳐서 꽃말을 탐욕이라 하는 루피너스(lupinus), 우리 사회에서 탐욕은 사라지길 바란다.

   오늘 우리는 내 생각에 집착하여서 타인의 생각이나 필요를 전연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온다. 언어에서도 타인을 전연 배려하지 않고, 예의도 없고, 순화되지 않은 언어를 막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특히 우리나라 국회에서 쓰이고 언어는 가히 놀랄만하다. 이런 모습을 초중등학생에게 보여서는 아니 된다.

 

   선진국이 되는 요건은 국민의 문화 수준이 결정한다. 배려가 없는 언어나, 행위가 난무하면 경제 수준과 관계없이 후진국이다. UN이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넣고 안 넣고는 문제 되지 않는다. 우리가 선진국이 되는 것은 우리의 문화 수준이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찔레꽃처럼 깨끗하여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나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우리나라가 서가고, 또 후손들에게 선진국을 유산으로 넘겨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 우리의 삶에 서로의 배려가 없다면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조선조 500년에 이루어진 사색당파가 나라를 망하게 한 것같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무엇을 경계해야 할까?

 

   생산성이 높은 나라, 질 좋은 생산품을 만드는 나라, 그래서 경제적으로 큰 나라가 되어 정의롭고,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는 나라, 이 땅에서 억울한 사람 없이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나라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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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J. 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