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의 시

[시(詩)] 102. 가을이 좋다.

profkim 2023. 9. 29. 09:48

가을은 단풍으로 상징된다. 이 절묘(絶妙)한 색의 배합을 보라, 이것이 자연이다.

 

                                 102. 가을이 좋다.

 

 

 

가을이 오면

좋다.

그냥 좋다.

 

드높은 쪽 빛 하늘이

뭉개 그름이

맑은 하늘에 달 휘영청 뜨고

기러기 날아가니

좋다.

아주 좋다.

 

짙게 물드는 황금들녘이

감 굵게 익어가니

못생긴 모과 누렇게 굵어가니

햇밤과 잣 입에 넣으니

좋다.

참 좋다.

 

풍요의 계절

넉넉한 인심이

이웃을 둘러 보는 마음이

새 옷 입은 아이들이

좋다.

너무 좋다.

 

가을이 좋다.

 

 

2023929() 추석명절에

2023 J. K. Kim

 

우아한 국화(菊花)는 가을의 위상을 보여준다.

 

[작시(作詩) 노트]

 

  더위와 궂은 날씨에 힘들었던 여름이 살짝 지나가고 가을이 오니, 하늘이 높아져 짙은 쪽빛으로 바뀌니 상큼하다. 뭉게구름 떠오르니 풍요를 느낀다. 가을 저녁은 평안(平安)하다. 들에 곡식 영글어가는 소리, 과실 익어가는 냄새, 마음의 풍요를 느낀다. 그냥 좋다. 이웃과 정 나누는 넉넉함은 가을의 정취이다. 나는 가을 저녁에 내 이웃들을 떠 올려본다. 모두 고마운 분들이다. 어떻게 살아가는지, 건강은 어떤지, 행복한 삶이기를 기도한다.

 

  인생의 가을도 풍요롭고 화려하다. 스산한 가을이 아니다. 가을의 풍요를 누리고, 넉넉하게 살아가면 좋겠다. 삶의 결실(結實)을 나누고 섬기면 좋겠다. 나누면 기쁨이 있고, 여유가 있고, 관계가 회복될 것이다. 멋있는 가을을 즐기면 좋겠다. 가을은 그냥 좋은 계절이다.

 

  추석을 맞아 모든 가정에 신의 은총이 함께하시기 빈다. 만남의 기쁨, 음식 나누는 기쁨, 용돈 받는 기쁨, 아이들 자라는 모습 보는 기쁨, 자손들과 만나는 기쁨을 가슴에 담고 덕담과 웃는 얼굴과 따사로운 손길을 나누는 명절이기를 바란다.

 

 

[가을 이미지]

 

늙은 호박은 가을의 풍요(豐饒)를 말한다.
둥글둥글한 호박의 여유(餘裕)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감은 사람에게 정감(情感)을 준다.
누렇게 익어가는 모과는 가을의 위력(偉力)을 보이는 것 같다.
가을 국화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주황색 코스모스 군락에서 조화(調和)를 본다.
가을 억새는 사유(思惟)의 계절임을 알린다.
정감 넘치는 단풍에서 생태계에 생명(生命)을 주는 숲의 아름다움을 본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코로라도에서 보내온 이미지; 살찐 말  Ⓒ J. M. Jeong
겨울 채비를 하고있는 코로라도의 들소 Ⓒ J. M. Jeong
시애틀에서 보내온 이미지, 2023년 9월 29일 추석 보름달인데 이는 Blue Moon이다. Ⓒ B. K. Ch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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