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누 나
초가(草家)지붕처럼 부드럽고
포근 하고
정겨운
누나
누나는 한강 변에
꿈을 키우며 살았습니다.
큰 전쟁이 일어나는 어느 날
금호강 변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둥지에는 알이 가득하였고
그 후손이 번성하여
빛나는 별 같았습니다.
그들은 믿음으로 무장하고
사랑의 화살로 세상을 이겼습니다.
빛나는 삶입니다.
세상에 비치는 빛이었습니다.
누나는 기력이 다할 때쯤
남천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쪽빛 하늘이 높아지고
사과가 다 익어갈 무렵
파랑새가 되어서
그가 살던 하늘나라로 날아갔습니다.
허수아비는 말했습니다.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영원히
2023년 9월 7일(목)
Ⓒ 2023 J. K. Kim
[(作詩) 노트]
내 누님은 91세의 수(壽)를 누리시고 파랑새가 되어 그가 늘 사모하시던 하늘나라로 가셨다. 장수에다가 자녀 손이 보는 가운데 그렇게 사모하던 하늘나라로 가셨다.
우리는 본래 서울 사람이다. 한국전쟁 중에 대구로 피난 와서 눌러앉아 대구사람이 되었다. 누님은 대구 칠성교회에서 평생 주님의 나라를 사모하며 신앙생활을 하셨다. 누님은 하늘나라에서 진정한 안식을 누리실 것이다. 그에게 하늘의 영광이 클 것이다.
누님은 1남 4녀를 두셨고 12명의 손자 손녀를 두셨다. 복 노인이시다. 하늘나라에서 그의 영혼이 복되시기를 기도한다.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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