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표 이야기] 1. 한국전쟁 휴전 50주년 기념 우표
우표(Stamps)는 역사, 예술, 문화, 외교, 체육, 취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우표를 수집하여 보관하게 된다. 다양한 문화 장르를 만나게 되고, 지난 역사를 함축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나는 바쁜 세월을 살아왔다. 그런 와중에 우표 몇 점을 수집하여 보관하고 있다. 우표첩을 살펴보는 중 눈에 들어오는 우표가 있어서 역사적 의미를 재음미하는 시간을 가졌다.
판초(poncho)를 입은 19명의 병사의 조각상이 배경이 된 미국 우표였다. 미국 워싱턴(Washington DC) 내셔널 몰(National Mall) 근처에 있는 삼각형 구역인 "헌신(獻身)의 땅"(Field of Service)에 배치된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Korean War Veterans Memorial)로서 2002년 미국 우정공사(United States Postal Service)가 한국전쟁 휴전 50주년 기념 우표(발행일: 2003년 7월 27일 한국전쟁 휴전 50주년을 기념, 37센트, 우표 20장 전지와 우편엽서로 제작)로 발행한 것이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이다. 1950년 6월 25일은 일요일이었다. 새벽 4시에 북한군이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을 시작했다. 아무런 준비가 없던 남한군은 일방적으로 침공을 받게 되었다.
이 전쟁은 냉전 시대의 산물로, 공산주의 진영과 자유주의 진영 간의 이념 대립이 한반도에서 격렬하게 충돌한 전쟁이다. 3년 1개월 2일간 한반도에는 전화(戰禍)가 휩쓸었다. 그 결과는 폐허(廢墟)만 남았다. 남이든 북이든 온전한 곳이 없었다. 내가 살던 서울 역시 완전 폐허였다.
UN은 한국전쟁참전을 결의하여 자유를 지키려 하였다. 미국은 1950년 6월 27일, 남침이 일어나고 불과 2일 만에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다. 이 전쟁 기간 UN군 참전용사는 연 195만 명이었는데 미군이 연 179만 명이었으니 미국 병사가 주류를 이루었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 참전용사 중 전사자 수는 약 36,940명, 부상자 수는 약 92,134명, 실종자 수는 약 3,737명이다. 이 수치가 미국이 한국전쟁에서 치른 희생이다. 이 전쟁을 기념하는 워싱턴 삼각형 구역인 "헌신의 땅"(Field of Service)에 세워진 헌정 비석은 삼각형의 꼭짓점에 있는 깃발 아래 세워졌다.

그 비문(碑文)에는 "우리나라(미국)는 그들이 알지 못했던 나라와 만난 적 없던 사람들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한 아들딸들을 기립니다(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et)" 비문을 되새겨보면 좋겠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Korean War Veterans Memorial)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고 19명의 군인 조각상으로, 이들은 다양한 인종과 군 계급을 대표한다. 여기에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의 19개의 조각상은 미군의 다양한 부대를 대표하며, 육군 14명, 해병대 3명, 해군 의무병 1명, 공군 전방 항공 관제관 1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편으로는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인종으로 반영하고 있다. 즉 백인 12명, 아프리카계 미국인 3명, 히스패닉계 2명, 아시아계 1명, 아메리카 원주민 1명으로 구성되었다.
이 조각상들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조각상이며, 실물보다 약간 크게 제작되어서 키는 약 2.21m에서 2.29m 사이이며, 무게는 각각 약 500kg 정도라고 한다.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다시 옛 추억을 새김질하게 된다. 참으로 험난한 시간을 보냈고 냉혹한 냉전체제에서 인류의 갈등은 삶의 본질에서 보다는 조그만 이익에 좌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희생하게 되고 고통에 빠지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오늘 우리의 문제는 이념에 관한 문제보다는 삶의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폐허에서 오늘의 번영을 이루었다. 참으로 절묘한 번영의 길이었다. 자유민주주의를 건국 초기부터 확실히 하였고,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산업화를 이루었고 1980년대 말에 민주화를 이루어서 중진국에서 뛰어넘어서 선진사회로 진입할 수 있었다. 오늘 우리는 복지사회를 이루어서 사회주의 이상을 실현하고 있는 국가 반열에 섰다.
이념논쟁은 무모한 말장난에 불과하고 탐욕에 불타고 있는 사람들의 자기 욕심을 충족하려는 기만 술책에 불과하다. 우리 민족과 인류의 번영을 위하여서 실용적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우리나라는 단군 이래 오늘처럼 자유롭고, 풍요롭고, 평등한 사회를 이루어본 일이 없다. 잘 지켜야 한다. 한번 잃으면 후회해도 불급(不及)이다.

혹자는 말하기를 한국전쟁 당시 UN군이 참전하지 않았으면 통일이 되었을 것이라 한다. 맞는 말이다. 통일되었겠지, 그러나 한반도는 현재 북한처럼 남북 모두 세계의 최빈국이 되었을 것이다. 통제체제 아래서는 결코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실종(實證)된 바이다. 오늘 대한민국의 번영을 누가 실패라고 말하겠는가! 인류역사상 가장 찬란한 성공 사례이다. 결코,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잘 지켜나가야 한다. 잘 지켜서 우리 후손이 누리도록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2025년 4월 3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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