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꽃의 밀어(密語)
남도(南道) 오월은
초여름
이팝나무 꽃 흰색
활짝 피어 여름을 알린다.
눈(雪)이 내렸다는 착각
잠시 접고
창밖에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시원함을
봄꽃
복숭아 꽃, 살구 꽃, 사과 꽃 다 지고
바위 사이
영산홍이 한참 꽃 필 때
키 큰
흰색 이팝나무 꽃
흐드러지게 피어
입하(立夏)를 알린다.
이 때쯤
숲은 녹색으로 변하고
검푸른 짙음과 녹색이 어우러져
산야는
새로운 장르를 연다.
여름을 시원하게 맞으라는
창조주의 섭리
이팝나무 하얀 꽃
더워지는 날
힘들어하는 심령들에
싱그러움을 더하는
창조주의 선물
작시(作詩) 노트: 입하(立夏)를 맞는다. 봄꽃들은 다 지고 산야가 단조로울 때 창조주는 우주를 장식하시는 순결의 꽃을 주신다. 이팝나무 꽃은 영어로는 snow flower라 한다. 눈 같이 흰색이어서 그리 이름을 붙였는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쌀밥을 닮았다고 해서 이팝나무 꽃이라 한 모양이다. 좌우간 나무 전체가 흰 꽃으로 덮여서 아름답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더하니 시원한 여름을 맞으라는 창조주의 섭리인가 보다. 그 분은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 나는 내 창가에서 여름을 알리는 이팝나무 꽃을 볼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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