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단상(斷想)] 42. 수사자(獅子)의 말로(末路)

profkim 2021. 12. 20. 14:59

 

 

자연은 우리에게 지혜를 나누고 있다. 다만 듣고 보지 못하는 것 뿐이다.

 

             자연이 일러주는 지혜(智慧)

 

 

 

 

  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피(National Geography)K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동물의 세계를 자주 보는 편이다. 자연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창조 섭리에 따라 운행되고 있어서 자연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거기에는 선악 개념이 없다. 생과 사가 순식간에 갈릴 수도 있고 동물 모두는 남의 생명으로 자기 생명을 이어간다. 그래서 생명 존중을 제일로 해야한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사자 가족에 관한 내러티브를 시청했다. 사자는 야생의 최고의 포식자이다. 그들은 집단으로 사냥하기 때문에 덩치가 큰 동물들도 넘어뜨릴 수 있다. 사냥은 모두 암사자의 몫이다. 수사자는 암사자가 사냥한 것을 먼저 먹는다. 그러니 일은 안 하고 먹이는 제일 먼저 제일 좋은 것을 먹는 셈이다. 그래도 그들 무리는 모두 그에게 복종한다. 수사자에게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수사자의 위용을 보라 그는 위풍당당(威風堂堂)하고 머리부터 목까지 갈기가 늘어져서 위엄을 더 한다. 떡 벌어진 어깨며 그 얼굴 모습은 야생동물 모두에게 권위가 있어 보인다. 그 앞에서 머리를 드는 동물은 없다. 다 도망가서 숨고 가까이 히기를 두려워한다. 야생에서 공포의 대상이다.

 

  수사자가 지금 왕 노릇을 하는 이 사자 왕국을 정복할 때 이 무리를 지배하고 있던 왕인 수사자가 있었다. 그 왕을 내어쫓고 모든 암사자를 자기의 영토에서 마음껏 사냥하도록 하였고 자기 새끼를 낳도록 하여 그를 돌보며 길러내었다. 이 왕국은 매우 건강하게 성장해왔다. 수사자는 왕이니까 당연히 대접을 받아야 하고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이 수사자는 여러 번 젊은 수사자의 도전을 받았다. 그러나 당당한 수사자는 결코 그들에게 자기 왕국을 내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정말 힘이 센 수사자의 도전을 받았다. 왕인 수사자는 얼굴과 몸에 상처를 입고 무리에서 쫓겨났다. 이날 도전한 수사자의 힘이 세서가 아니라 왕인 수사자가 허약해 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혼자가 되었다. 찾아와 돌보아주는 암사자도 없고, 그리 애지중지(愛之重之) 길러온 새끼 한 마리도 찾아오지 않았다. 사냥해본 적이 없으니 먹이를 구할 수도 없다. 들에 청소부로서 동물의 사체(死體)가 있으면 그것을 먹는 신세가 되었다. 이런 사체도 배불리 먹을 만하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그는 죽어서 다른 생명체의 먹이가 된다.

 

  이런 과정에서 무엇이 잘 되었는지 잘못되었는지는 문제 되지 않는다. 일련의 과정이 자연이다. 삶과 죽음은 자연의 순환이다. 수사자는 분명 남의 영토에 들어가서 그곳 왕을 내어 쫓아내서 한때 지배를 하였고 자신도 젊은 수사자에게 쫓겨나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자연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건강해지고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사자무리를 지배해온 원리는 힘이겠지, 사람의 삶에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되겠지, 쫓겨난 수사자의 초췌한 모습을 볼 때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사고방식으로 가질 수 있는 정서일 것이다. 사람도 힘을 잃으면 쫓겨난 수사자처럼 초췌해질 것이다. 나이 들어가면서도 힘을 잃지 않는 스키마(schema)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우선 삶의 해이를 막기 위해서 자율조절능력을 기르면 좋을 것 같다. 정신건강과 신체 건강을 위한 자기만의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실천하는 삶이 중요하겠지,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정신건강을 위한 활동 계획, 신체 건강을 위한 운동 계획 등을 세우고 실천하면 힘을 잃지 않을 것이다.

 

  나이가 우리를 늙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작용이 그렇게 만든다. 나이 들어가면서 꿈을 키워나가야 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항상 도전하기 때문에 항상 젊게 살 수 있다. 100세 청춘이 가능하다. 꿈은 우리의 면역력을 길러서 건강생활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꿈이 항상 있다. 사람, , 자연, 나 자신을 사랑하면 뭉게구름 같은 꿈이 일어난다. 꿈이 힘이다.

 

  사랑보다 먼저 믿음이 있으면 좋겠지, 이것은 긍정적 삶을 가져오고, 늙어가면서 자신감을 올려주기 때문에 적극적 삶을 이어가게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이에 연유해서 불안하고, 두려움이 생기고, 무기력해진다. 이런 현상은 신체의 암세포보다 더 나쁜 것이다. 나의 존재를 와해하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와해(瓦解)가 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끝장이지! 믿음은 능력이지!

 

  어느날 신체적 한계가 와서 쇠잔해지고 스스로 유지하기 어렵게 될 때 애쓰지 말고 자연에 맡겨, 순응하면 아름답겠지, 늙은 사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내가 쫓겨나는 것이 자연이고, 들을 배회하며 홀로 외롭게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서 타자의 먹이가 되어 주는 것이 자연이라고 웅변하지 않는가! 너무 애쓰지 말고, 순응하면 추하지 않은 삶을 살겠지, 더 나아가 기쁨으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 것이다.

 

  힘을 기르고 유지하여 능력 있는 사람으로 살다가 힘이 다했을 때 자연에 순응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20211220()

2021 J. K. Kim

 

 

열매는 아름답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속에 새생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