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눌엘의 의미는 ?
내가 장년기였을 때 대구 CBS에서 발송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1980년대 교통수단이 별로일 때이다. 방송국에서 나와 개인택시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다. 택시 기사분은 무척 친절한 분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나에게 교직에 계시느냐? 물었다. 그렇다고 응대하니 참 보람된 일을 하신다고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나는 되물었다. 기사분은 보람된 일이 아니냐? 그분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이 직업이야 돈을 벌어서 밥 먹고 사는 것이지 무슨 보람이 있겠느냐고 답하였다.
나는 그분에게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웬 말씀이냐 나같이 바쁜 사람을 태워주셔서 시간을 절약함으로 더 큰 일을 하도록 하고 계시며, 위급환자를 태워주셔서 죽을 사람을 살리기도 하시는 일을 하시는데 왜 보람이 없느냐? 잠시 침묵이 흘러가고 이후 기사분은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리고 상당한 거리를 이동하였고 신호등에 멈춰서게 되었다. 기사분이 사이드 브레이크를 넣고 뒤돌아보며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일이 쉬워졌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내가 택시에서 내릴 때 가르침을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이날 기사분은 자기의 하는 일이 매우 소중한 일임을 깨달은 것이다.
이때 어느 신문사에서 상업(商業)하시는 분들에게 직업의 가치를 묻는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한 일이 있다. 상업하시는 분의 80%가 상업은 떠나야 할 직업이라고 대답한 것을 보았다. 요사이 조사는 많이 달라졌겠지만, 그 당시는 그러했다. 자기 직업에 대한, 자기 삶에 대한, 자기 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자기 삶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니 그 일에 진정성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삶의 실패자가 되고 정신적, 물질적, 신체적 건강을 잃게 된다. 우리는 왜? 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존재 의미가 분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가 육신의 몸을 입으시고 세상에 오신 날이다. 그분이 오심으로 세상은 무엇이 변했는가? 그분은 거대한 교회를 원하셨는가? 거대하고 찬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기뻐하셨을까? 아름다운 교회당을 내가 거할 처소라 하셨을까? 호사스러운 옷을 입고 성탄을 축하하는 성도들을 나의 참 제자라 하셨을까? 오늘 우리가 드리는 성탄 축하 예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무의미한 세상에 참된 의미를 부여하시는 것이 아닐까? 예수님이 공생애 첫 이적은 갈릴리 지방의 가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이적이다. 물은 무색(無色), 무취(無臭), 무미(無味)한데 이 물이 포도주가 됨으로서 색이 생기고, 냄새가 생기고, 맛이 생기게 되었다. 이 이적의 함의(含意)는 무엇일까? 변화이겠지, 무의미한 세상이 의미 있는 세상으로 바뀌는 것이겠지, 죽은 상태에 있던 존재가 살아 숨 쉬는 생명으로의 변화를 의미하겠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흑암 세계를 해방하기 위한 빛으로 오신 것이다.
우리는 삶을 통해서 생명을 발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살아 숨 쉬는 삶, 정신적으로 존재 의미가 분명하고 자기의 존재 가치를 실현하면서 산다면 그에게는 활력이 넘칠 것이고, 타자를 위한 삶은 아니로되 그의 삶은 모든 사람에게 빛을 비추게 될 것이다. 상업을 통해서 인류사회에 이바지한다고 믿는 사람의 상행위는 도덕성을 초월한 승화된 행위로 나타날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율법의 완성이라 하겠다.
임마누엘(עִמָּנוּאֵל, Immanuel, Emmanuel, Imanu'el)은 이사야 선지자의 글 가운데 메시아 탄생 예언(사7:14; 8:8)에 나온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나을 것이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이라. 예언하였다. 마태는 이사야서를 인용하였고 그 뜻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1:23)라고 하였다. 예수님은 인류의 메시아시고 그분이 곧 하나님이시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그분이 우리와 같이 계신다. 그분은 영이시니까 우리의 심령에 계신다는 뜻이겠지, 그분이 우리 안에 계시면 우리는 변화가 되고 새 생명으로 성화(聖化)된 삶을 살아갈 것이다.
세상의 혼탁한 삶은 인간의 모든 욕심에서 나온다. 그들에게는 갈등, 좌절, 질투, 교만, 불법, 시기, 모함 등 모든 죄악이 그 속에 있어서 사막과 같은 사회를 만들어간다. 메시아가 오신 이유는 이 모든 사람이 변화되어서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너무 힘들게 살아온 이들이 편안한 고속도로를 달리며 살도록 하시기 위해서 세상에 오신 것이다. 믿음은 우리 삶의 고속도로이다. 이 역시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사40:4)하였고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가르쳐 한 말(마3:3; 막1:3)이다. 예수님의 탄생은 우리 삶의 고속도로를 주시기 위해서 오신 것이고 이 길로 가는 사람은 그의 안식에 참여자가 될 것이다(마11:28-30)
고속도로에는 차가 달려야 한다. 고속도로의 기능이겠지, 믿음의 기능이 사랑이다. 믿음의 실체는 사랑으로 나타난다. 사랑으로 나타날 때 그 믿음은 살아있는 믿음이다. 성탄이 되어서 나누고 섬긴다면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 임마누엘의 하나님은 우리와 항상 같이하시니 사랑의 실천도 항상 해야 한다. 사랑의 삶은 생명이 있는 동안 항상 있어야 할 믿음의 실현 가치이다. 이로써 모든 율법을 다 이루는 결과가 된다.
우리의 변화된 삶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 길이 사람에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이고 행복하게 되는 길이다. 그러나 그런 빛나는 삶을 살아간다면 타자에게 빛을 비추게 되고 그 빛은 모두를 자유롭게 하여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나타내니 그분에게 영광을 올려 드리는 것이 된다.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주시기 위해서 오신 메시아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Merry, Merry Christmas !!!
2021년 12월 23일
Ⓒ 2021 J. K. Kim
성탄절에 할렐루야 합창 들어보시지요.
World’s Largest Virtual #Hallelujah Chorus
https://www.youtube.com/watch?v=akb0kD7EHIk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야기(18분)
The Christ Child: A Nativity Story | #LightTheWorld
https://www.youtube.com/watch?v=yXWoKi5x3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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