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단상(斷想)] 75. 솔로몬의 허무

profkim 2023. 1. 26. 16:56

 

 

이 구름은 허망한 것일까? 정확히 우주의 원리에 의한 것일까?

 

                                 75. 솔로몬의 허무

 

 

 

 

  지혜의 왕, 이스라엘의 왕, 예루살렘의 왕,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지혜자이다. 구약 성경의 지혜서(智慧書)는 욥기, 시편, 잠언서, 전도서, 아가서 등 5권이다. 이중 장언, 전도서, 아가서는 주로 솔몬의 저작이고, 시편 중 일부가 솔로몬의 저작이다. 고대사회로부터 솔로몬 왕은 지혜자로 알려져 왔다. 솔로몬 당시 그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서 그의 나라는 태평성대를 이루고 있었다. ()와 영화(榮華)가 극에 달하여 모든 나라의 선망(羨望) 대상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지혜의 왕 때문에 이스라엘은 분단국가(分斷國家)가 된다. 우리는 분단국가를 경험하고 있어서 분단국가의 아픔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스라엘역시 남북으로 나누어진다. 북조(北朝)를 이스라엘(Israel)이라 하고 남조(南朝)를 유다(Judah)로 국호(國號)를 정했다. 그리고 그들은 평화의 시기보다는 대립과 갈등 그리고 서로 살생하고 약탈하는 일이 빈번하였다. 이렇게 된 원인이 솔로몬왕에게 있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이미지는 경주 안압지에서 한밤에 촬영한 영상이다. 물에 비친 영상은 어디서일까?

  이스라엘이 출애굽 하여 가나안땅에 정착하고 왕정(王政)이 형성되기까지(1446 B.C.-1050 B.C.)는 대략 400년이 경과 한다. 그리고 첫 왕으로 사울이 세워지고 그다음이 다윗 왕이고 솔로몬은 다윗의 아들로 왕정 3대 왕으로 세움(970 B.C.)을 받았다. 그리고 40여 년 이스라엘을 통치한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된 그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고 하나님은 지혜뿐만이 아니라 모든 부귀(富貴)를 더하여 주셨다.

 

  솔로몬 왕의 지혜는 시바의 여왕이나 두로 왕 후람 등 모든 나라와 백성에게 널리 알려저 있었다. 이스라엘의 국토를 확장한 것은 다윗 왕이지만 솔로몬은 전쟁을 많이하지 않았다. 외교로 정치를 하여 태평성대를 이룬다. 솔로몬 성전을 건축하고 위엄을 갖춘 왕궁을 짖는 등 대단한 왕국을 건설하게 된다. ()은 돌같이 쓰고 그릇은 금 그릇이었다고 하니 그 영화가 어떠하였겠는가! 이런 일이 헛된 일이었겠는가?

 

이 숲의 나무와 꽃은 모두 그 뿌리가 있어서 가능했다.

  누구나 부유해지면 해이해진다는 평범한 원리가 솔로몬 왕에게도 적용되는가 보다. 왕의 지혜와 얻은 부는 스스로 자만하기에 충분하였다. 왕이 되었을 때 자신의 나약함이나 어린 나이가 부담되어 지혜를 구하고 지혜의 통치자가 되고자 하던 초심(初心)은 사라지고 그의 말년에 스스로 이룬 자, 가진 자가 되어서 스스로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그의 심중에 자리 잡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팝나무 꽃은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어서 활짝 폈다.

  그 결과는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일 즉 이방 여인과 상종하고, 이방의 우상을 받아들이고, 그에게 제사를 지내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런 일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처음 들어올 때 금하신 명령이다. 그런데 솔로몬 왕은 이를 어기고 하나님을 가볍게 여긴 것이다. 왜 이런 일을 금했을까? 이것은 백성의 타락으로 연계되어서 사회기강이 해이해지고 결과는 멸망으로 가기 때문이다. 국가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사회 기능이 약화하면 사회의 생명력이 떨어져서 멸망의 길로 가게 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병원균이 우리 몸에 침범하여 우리를 넘어뜨리려 하지 않는가! 솔로몬왕이 약화(弱化)되었을 때 지금까지 움츠리고 조용히 있던 나라들이 일어나서 솔로몬을 대적하게 된다. 내가 강해야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 내가 약하면 별 볼 일 없는 것들이 도전해 온다. 나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 솔로몬왕은 말년에 자기를 지키지 못하였고 결과로 후손들에게 분단국가를 물려주게 되었다.

 

좀작살나무는 뿌리와 가지의 수액공급으로 10월에 보라색 열매가 익는다.

  솔로몬왕의 실수는 하나님에게 순종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다. 여기서 순종이라는 의미를 잘 새겨두어야 한다. 왜 하나님은 순종을 요구하셨을까? 하나님에게 어떤 유익이 있기에 순종을 요구하실까? 하나님은 무엇이 필요하신 분이 아니다.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일들은 인간의 번영과 행복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솔로몬왕에게 안녕과 번영의 길을 따르라는 것이다. 이 원리에 순종하면 국가는 안전하고 부와 귀가 있게 되니 이 길에 따르라는 것이다. 솔로몬왕의 패역은 이런 원리에서 떠났기 때문에 그는 말년에 곤경(困境)에 처하고 나라가 분단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솔로몬왕은 어려움에 부닥친 뒤에 회심(回心)하게 된다. 하나님을 떠났을 때 모든 것이 헛되었다는 고백을 하게 된다. 절대적 가치, 절대적 권위에서 떠났을 때, 이 세상일들이 헛되다는 것을 깨닫고 청년들에게 헛된 일을 경영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솔로몬왕의 지혜서인 전도서”(Ecclesiastes) 첫머리에 그는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갈파한다. 그가 말하는 헛됨은 절대적 가치에서 떠났을 때, 헛되다고 하는 것이다.

 

이팝나무 꽃을 자세히보라 그 생명력이 어디로 부터인가?

  유럽에 허무주의(Nihilism)가 전염병처럼 퍼져나가던 19세기에 절대적 가치나 하나님을 부정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아주 위험한 풍조가 유행하였다. 소극적 허무주의자들은 염세주의나 쾌락주의로 빠져들어 사회는 무기력하게 되고 생명력이 상실된 인간으로 전락했다. 현대(modern)의 특성을 합리주의와 낙천주의라고 한다면 이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이 사회는 절대적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한다는 무()의 사상이라 할 수 있다. 니체(F. Nietzsche)는 신은 죽었다고 한다. 솔로몬의 깨달음은 신이 죽었다고 생각할 때 행하는 일들이 헛되다는 것을 안 것이다.

 

참 길을 따르면 꽃대문으로 들어가게된다.

  솔로몬왕이 하나님을 부정하고 참 길을 부정했을 때 타락하고 약화(弱化)된 일과 유럽의 허무주의는 맥을 같이 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런 행위의 결과가 너무 무섭다고 생각이 든다. 한 개인이었으면 영향이 개인에 한정되겠지만 왕이었을 때는 좀 더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국가의 분단이라는 엄청난 비극이 일어난 것이다.

 

  솔로몬은 회심하고 전도서를 썼다. 참 길을 떠났을 때 모든 것이 허무(nihility, nonexistent) 하다는 것을 청년들에게 설명한다. 그리고 전도서는 결론적으로 하나님에 의한 참 길을 떠나지 말라는 권고를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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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J. 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