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자연에서 배우는 지혜: 토끼(兔)
토끼는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무척 친근한 동물이었다. 문학작품에 토끼는 많이 등장했다. 별주부전(鼈主簿傳)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조선 시대 고전 소설이고, 동요 가운데 달나라에 있는 계수나무와 토끼는 많이 불린 동요(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이었다. 집에서도 토끼를 기르고 학교에서도 토끼를 길렀다.
토끼는 생후 90일이 되면 번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2개월에 한 번씩 번식할 수 있는데 한 번에 4-12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하니 그 번식력(繁殖力)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집에서 토끼 한 쌍을 기르면 1년만 되면 토끼가 마당 가득히 된다.
올해가 토끼의 해라고 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22년 합계출산율로 0.83이라 하니 몇 년이 지나가면 우리나라 인구는 급히 감소할 것이다. 토끼의 번식력을 본받아서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유럽 남서부에 있는 이베리아반도는 토끼의 땅이라 한다. 이베리아반도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자리 잡고 있다. 반도 남동쪽은 지중해에 면하고 북서쪽은 대서양에 면하고 반도 북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피레네산맥이 유럽의 다른 지역과 경계를 지어 분리하고 있다.
토끼의 해를 맞아서 KBS 동물의 왕국(2023년 1월 1일)에서 토끼의 땅, 이베리아반도를 소개한 일이 있다. 이베리아 초원에서 크게 번식한 토끼와 이를 먹이사슬로 하는 맹금류와 맹수들을 다루어 자연의 순환원리를 설명한다.
토끼는 초식동물이니까 먹이사슬 2단계에 속하고 이베리아반도에 수많은 맹금(猛禽)류와 맹수(猛獸)들은 그 상위 포식자이다. 이들에게 토끼는 가장 선호하는 먹잇감이다. 왜 토끼의 번식력이 왕성한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토끼의 수는 맹금류나 맹수들의 개체 수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토끼가 번성하면 상위 포식자들도 번성하게 되고 토끼가 감소하면 이들도 새끼를 많이 기를 수가 없게 된다.
토끼는 이베리아반도의 생태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한다. 이베리아 반도의 맹금류나 맹수 가운데 멸종위기에 처한 것들이 있다고 한다. 많은 경우는 사람의 개입이 문제가 되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겠지만, 자연은 스스로 조정하여서 잘 보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토끼가 번식력이 강하고 개체 수가 많아짐으로 자연은 더 왕성한 번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토끼가 왕성하게 번식하기 위해서는 초지가 잘 조성되고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이베리아반도에서 토끼를 먹이로 하는 맹수는 스라소니, 살쾡이, 게넷 고양이, 족제비, 수달 등이며, 맹금류로는 흰목 독수리, 수염수리, 흰죽지수리, 검독수리, 수리부엉이, 황조롱이 등이 있다고 한다. 물론 이들 포식자는 토끼 이외에도 쥐 등 설치류를 잡아먹겠지만 가장 선호하는 먹이가 토끼라 한다면 토끼가 번식하는 것이 이들 포식자의 번식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토끼가 번성하는 것은 자연의 생태계 번성과 직결되어있다고 보아야 한다. 창조주는 왜 토끼의 번식률을 높였을까? 상위 포식자를 먹여 살림으로 자연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렇게 많이 희생되어도 아직 토끼는 멸종위기에 처해있지 않다. 그러나 상위 포식자들은 수많은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토끼에게 맹수나 맹금류가 없으면 천국이 올 것 같지만, 그 결과는 재앙이 될 것이다. 초식동물이 과다해지면 초지가 사라지고 그 결과는 초식동물이 사라지게 된다. 자연 파괴로 이어지게 된다. 토끼가 먹이가 되므로 맹수나 맹금류가 번성해지고 토끼도 초지도 보존이 된다. 만일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자연은 스스로 조정하여 아름다움을 유지할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나누고 섬기라”라고 강화하셨다. 자연의 섭리를 원용(援用)하여 이 뜻을 재음미해 본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즉 재능, 기술, 재물, 깨달음, 지식 등을 나누어 주라는 의미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혼자서 가지고 즐기면 좋을 것 같지만 그 결과는 재앙이 될 것이다. 이웃 생태환경이 풍요로워야 내가 풍요롭게 된다는 간단한 진리가 담겨있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바 진리를 혼자서 누릴 수 없어서 팔레스타인을 넘어서 소아시아로 유럽으로, 참으로 먼 거리를 죽음을 무릅쓰고 다니며 전파했다. 마지막으로는 이베리아반도까지 간다. 이 당시 땅끝이라고 생각한 곳이다. 바울은 가진 자며 아직 갖지 못한 이에게 그의 진리를 나누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풍성한 이웃이 생기고 인류사회가 아름다워질 것이다. 좋은 것을 소유한 사람은 이웃에 나눔으로 모두가 풍성해진다는 원리이다.
바울은 현재 우리에게도 나누어주고 있다. 그는 신약 성경 27권 중 13권의 저자이다. 그가 받은 진리를 대대로 전해 수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다. 오늘 그가 전해 준 복음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풍성하게 된다.
재물이 풍성한 사람은 그것을 나눔으로 더 많은 사람을 풍성하게 하여 모두가 풍성해지게 되며, 지식이 많은 사람은 그것을 나누어서 세상이 지성으로 풍성해지게 하고, 지혜자는 지혜를 나누어 줌으로 세상이 지혜롭게 되면 아름다운 세상을 이룰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모두를 위한 것이기에 나누어서 모두를 아우르는 자연의 섭리를 실현해야 하리라 본다.
인간사회가 조화롭게 되기 위해서 많이 가진 자들이 나누고 섬기는 일에 앞장선다면 전체 사회가 아름다워지고 그 가운데 사는 내가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2023년 1월 8일(일)
Ⓒ 2023 J. 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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