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온 편지 11]
기적의 길을 만드시는 분 2
a Way maker, Miracle worker 2
<편집자 주>
정윤모, 류혜숙(나드예) 선교사의 선교이야기 “섬에서 온 편지”는 2022년 9회(제1회 7월 10일, 제9회 9월 25일)에 걸쳐 소개한 바가 있다. 벌써 1년이 지나갔다. 제9회를 마치면서 정 선교사는 야자수의 각오를 글로 남긴 것이 있다. 바닷가의 야자수는 그 열매를 바다로 띄워 보내 또 다른 지역에 야자수 군락을 이룬단다. 정 선교사도 복음의 씨앗을 여러 지역으로 보내 군락을 이루기를 바랬다. 이런 정 선교사의 바람은 조금씩 실현되어가고 있다.
지난 일 년의 사역을 요약해서 소식을 전해 주었다. 내용을 3회에 걸쳐 블로그에 게재하려 한다. 정 선교사 부부는 아이들로부터 시작해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그 사역의 범위를 넓혀왔고 마을의 자립을 위한 노력도 진하게 하는 중이다. 이번 소식은 두 번째로 남녀성인들에게 복음 전파의 길이 열렸음을 소개한다. 정 선교사의 눈부신 활약상을 소개하기로 한다. 편집자
보두(BODU)마을에 복음의 길을 여심
3부: 부녀자들에게 열린 길
우리가 처음 밀림에 갔을 때는 마을 부녀자들은 남자들이 앉는 테이블에 앉지 못하고 구석에 앉아서 이야기하고 바닥에서 밥을 먹었다. 나는 식사시간에 되면 “lady first”라고 큰소리로 외치고 부녀자들부터 밥을 타서 테이블에 앉아서 먹도록 했다. 그리고 아내(류혜숙 선교사)가 코로나 기간에 청림(사단법인) 실용음악협회에서 배우고 자격증을 따고 청림에서 후원해주신 악기 “칼림바”(Kalimba)를 가르치며 찬양을 지도했다.
나는 부녀자들이 칼림바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말레이어로 5분 메시지를 전한다. “왜 우리가 찬양을 해야 하며 엄마로서 또 아내로서 믿음으로 바로 서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 간단히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번 두 번 모여 배우고 찬양하면서 나도 악기를 배운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찬양하면서 여자들에게 없었던 밝은 미소와 활기가 생겼다. 부녀자들이 활기가 생기자 교회도 가정도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1년이 되어가면서 칼림바는 옆 동네로 소문이 났고 옆 동네 부인들도 배우러 왔다. 이제 칼림바 팀은 단합이 잘되는 부녀회로 자리 잡았고, 이 모임에 들어감으로써 좋은 부인들의 모임에 들어간다는 자긍심(自矜心)을 갖게 되었다.
이제 여성도 스스로 주중에도 모여서 칼림바로 찬양 연습을 한다. 부인이 자녀들도 살리고 남편도 살리는 가정 사역자로 자리 잡고 있다. 한 사람이 찬양으로 바로 서니 가정이 바로 서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요사이는 교회에 가면 늘 부녀자들이 모여 있다. 자녀들이 학교에 가고 남편들이 일터에 간 뒤에 여성도들의 삶은 교회가 중심이 되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밀림 속에 흩어져 있는 집들을 돌면서 캐럴을 한다. 여기는 밀림의 특유의 방식으로 캐럴을 돈다. 한국은 새벽에 하는 데 반하여 여기는 밤에 돈다. 어두운 밀림의 길을 밝힐 등을 밀림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긴 장대봉에 초를 넣을 수 있도록 하고 비와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투명 셀룰로이드로 막아서 불빛이 나오도록 만든다. 저녁 7시경 시작된 캐럴은 흩어진 집들을 방문하여 캐럴을 부르면 주인이 나와서 영접할 때 선물을 전달하고 집주인은 간식을 준비해서 나누어 준다.
야자수잎이 양쪽으로 높이 둘러싸인 밀림 길을 촛불로 밝히는 긴 행렬이 인상적이다. 4시간 정도에 걸려서 마을을 한 바퀴를 돌고 마지막 집에 모여서 간식을 먹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캐럴을 마친다.
4부: 밀림의 형제들을 품으며
학생에서 부인들로 다음은 밀림 남자들이다. 밀림의 남자들은 별로 말이 없고 무뚝뚝하다. 비교적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학생들 캠프 마지막 날 40분간 거리의 읍 규모의 마을에서 배드민턴대회를 열었다.
이날 밤, 마을 어린이 남녀 합하여 50여 명이 모였다. 남자들이 많았다. 역시 밀림의 남자들도 배드민턴을 좋아했다. 배드민턴은 말레이시아의 국기(國技)여서 밀림 사람들에게도 많이 보급되어 있었다. 배드민턴 시합을 하면서 서먹서먹하던 많은 남자 형제들과 친하게 되었다.
마을에 주일학교용으로 작은 집이 있었는데 비가 새서 사용하지 못하고 오래 방치되어 있었다. 나는 이것을 호헌총신의 선목회와 청림(사)의 도움을 받아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자재를 사고, 수리를 하는 가운데 헌신적으로 많은 밀림의 형제들이 돕게 되었고 이들과 교제의 길이 열렸다. 그래서 많은 사람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이들의 직업과 이들의 소득의 원천을 알게 되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2023년 9월 21일(목)
Ⓒ 2023 J. K. Kim
[교육관 리모델링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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