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단상(斷想)] 98. 달력

profkim 2023. 12. 18. 18:32

매화는 이른 봄 2월에 제일먼저 추위속에서 꽃 피어서 겨울을 털어낸다.

 

                                        98. 달  력

 

 

 

  십일월 달력을 떼어내니 십이월 달력 한 장만 남았다.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세월의 빠름을 느끼면서 한해를 정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혹자(或者)는 말하기를 나이 들어가면 세월이 더 빠르게 지나간다고 했다. 나는 세월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의미를 아주 좋게 해석한다. 그만큼 삶이 지루하지 않고 활력이 넘쳤다는 뜻으로 보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도 바쁘게 살았지만, 요즘에도 못지않게 바쁘게 살고 있다.

2024년 달력은 366일이며 영원히 한번 존재한다.

 

  은행에서 새해 달력을 주어서 벽에 걸기도 하고 탁상용은 책상에 올려놓고 우선 집안 식구 생일부터 책크해 두었다. 오는 한해살이 역시 이런저런 일들로 바쁘게 살게 될 것이다. 2024년은 열두 달이고 윤년이기 때문에 2월은 29일이어서 366일이 된다. 달력이 있어서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고, 약속하고, 활동하게 된다. 오늘 사회에서 달력의 역할은 지대하다. 국가경영으로부터 개인 살림살이에 없어서는 아니 될 시간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오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은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Papa Gregorio XIII, 1572-1585 AD)에 이르러 이루어졌다고 한다, 달력은 1년 단위로 만들어지는데 이 1년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하는 주기이다. 정확하게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하는 시간은 365.25일로 하여서 4년에 한 번은 윤년이 된다. 여기서 365.25일을 지구 공전주기로 본 것은 단순화한 것이고 이 시간은 실재 공전 시간보다 1년에 1114초가 더 길다.

 

  달()의 개념은 달 즉 만월에서 다음 만월까지를 한 달(실제는 29.5)로 한데서 시작된다. 이것은 달의 공전주기이다. 우리가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달의 모양은 아주 확실하다. 한해의 개념은 어렴풋하지만 한 달의 개념은 좀 더 분명하다. 이를 태음력이라 하고 1년은 354일이 된다. 그러면 태양력보다 11일이 적다.

매년 2월이면 매화는 피어나지만 이는 시간의 순환이 아니라 계절의 순환이다.

 

  날()의 개념은 지구의 자전 주기에서 연유했다. 지구(地球)의 자전(自轉)은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지나는 선을 축()으로 하여 하루에 한 바퀴(24시간) 회전하는 현상으로 밤과 낮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지구는 1시간에 지구의 15도를 돌게 된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조금씩 늦어진다고 한다. 100년에 0.0016초 늦어진다고 하니 아주 작은 수치이다.

 

달력은 자연현상 즉 지구의 자전(하루, )과 공전(한해, ) 그리고 달의 공전(, )에서 생겨났고, 이에 따라서 1년은 365, 52, 12개월이다. 그리고 하루는 24시간, 1,440, 86,400초이다.

매화 몽우리는 가능성을 가장 많이 품고 있다.

 

  고대에는 동서양에서는 태음력을 사용했고 이집트를 중심으로 하여 태양력이 발전하였는데 이를 토대하여 로마의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100-44 BC)45 BC에 새로운 달력을 만들었다. 이 달력의 특색은 첫째, 1년은 365.2422일인데 이를 365.25일로 하였고 둘째, 4년마다 윤년을 두어 일 년을 366일로 만들었다. 셋째, 로마의 2대 왕인, 누마 폼필리우스(Numa Pompilius Marcius, 753-673 BC, 717-673 BC 재위)는 평년을 355일로 했었는데,   365일로 늘어났기 때문에 10일을 각달로 나누어 한 달을 30일이나 31일로 만들었는데 이는 오늘까지 사용하고 있다.

 

  카이사르의 달력은 현재 쓰고 있는 달력보다 1년에 약 1114초가 더 길었다. 그래서 16세기에 이르러서는 기독교의 절기와 달력이 맞지 않게 되었다. 이를 조정하여 새로운 달력을 만든 것이 그레고리우스 달력이다. 이 달력이 오늘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이다. 그레고리우스의 달력은 예수님의 생애를 중심으로 한 사건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음력을 썼기 때문에 예수님 관련 사건들은 태양력과 태음력을 관련 지어 보아야 했다. 매년 부활절 날짜가 다른 이유도 이런 데서 연유한 것이다.

 

  고대와 중세의 노동은 시간제가 아니고 해 뜨면 시작하고 해지면 끝나는 날짜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시계가 출현한 것은 14세기라고 하니 사람들에게 시간개념은 희박했을 것이다. 이때부터 시간은 시, , 초로 나누게 되고 시간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추상적 양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수선화도 이른 봄 생명의 향기를 날린다.

 

  하루의 시작을 언제로 보는가의 문제에서도 지역 간의 차이가 있었다. 이집트와 그리스에서는 일출을, 이스라엘, 바빌로니아와 아랍에서는 일몰을 하루의 시작으로 삼았다. 이것은 창세기 15절에서 잘 표현되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다.” 한편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는 한밤중, 0시를 기준으로 했다. 날짜의 표현방법도 지역에 따라서 모두 달러서 혼란이 있을 수 있고 고대 문헌을 이해하는데에도 많이 참조해야 한다. 성경에도 이런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한 시간이 기록되어있어서 고려해야 한다.

 

  오는 해는 2024년이다. 단기는 4357년이고, 프랑스 혁명 달력은 232, 페르시아 달력은 1402, 불기는 2568년, 이슬람교 달력은 1444, 고대 로마 달력은 2777, 이집트 달력은 6260년이 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2024년으로 하는가? 이것은 예수의 탄생을 기원으로 한 달력이다.

수선화는 꽃 피는 시기에 자기를 가장 잘 실현해야한다.

 

  로마 황제 유스틴(Caesar Justin, 482-565 AD, 재위 525-565 AD)526 AD에 수도사 '엑시우스'(Dionysius Exiguus)에게 로마 연대(the Julian and Gregorian calendars)를 기독교 연대로 바꾸도록 명령하여 만들었을 때부터이다. 그런데 엑시우스의 실수로 749 BC 753 BC로 계산해 4년이 늦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쓰고 있는 연대는 예수 후의 연대이지만 실제보다 4년이 늦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데 비해서 요일(曜日)은 상당히 인위적(人爲的)이었다. 고대 한 주간(週間)5, 7, 20일로 한 예도 있으나 이집트에서는 한 주간을 7일로 하고 해와 달 그리고 행성 가운데 5개를 가져와서 () ()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로 했는데 천지창조 6일과 안식일에도 부합된다고 보인다. 한 주간의 요일은 큰 문제 없이 지속하여 왔는데 이는 사람의 조작으로 만든 것이 어서이다. 이 주간 개념은 4세기경 로마인들에게 전해져 사용되었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태양계의 공전과 자전은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자료출처: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22584E5BFA41F01B

 

  달력은 자연현상과 인위적인 것이 복합되어서 만들어졌지만, 달력은 정치적, 사회적, 개인 생활에 없어서는 아니 될 도구이다. 달력(calendar, Latin 어의 calemdarium, calendae)는 매월 첫날 세금 걷는 날에서 유래했다니 가히 달력과 세금 걷는 문제는 직결되어있었고 달이 짧아지면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었으니 위정자들은 태양력보다는 태음력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농업 경영에도 달력은 필수 자료가 되었다. 이집트는 고대사회에 계절이 세 개만 있었다고 한다, 나일강 범남기, 파종기, 수확기 이 세 절기만 있었고 겨울은 절기에 넣지 않았다고 한다.

벚꽃과 진달래는 2, 3월에 시간의 흐름을 알려준다.

 

   고대 로마에서는 1년이 10개월(March에서 December이고 1년이 304)로 정했다니 겨울은 달도 없었던 모양이다. 누마 폼필리우스 마르키우스(Numa Pompilius Marcius, 753-673 BC, 717-673 BC 재위, 로물루스를 계승한 로마 왕국의 2대 왕)가 달력을 개혁해서 11월과 12월이 생겼는데 11월을 January, 12월을 February로 해서 112개월 체제가 갖추어졌다고 한다.

 

  신간은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져 간다. 반복이나 순환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오늘 내 삶은 영원히 한 번만 존재한다. 그래서 오늘은 독자적 존재가치를 갖게 되고 전후 시간과 종속적 관계에 있지 않다. 2024년은 2025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2024년은 독자적으로 이루어야 할 바를 다 이루어야 한다. 오늘은 내일의 준비가 아니라 오늘 완성해야 한다. 우리의 생명은 주어진 시간에 실현되는 것이다. 매시간 나를 실현해 나갈 때 그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이다. 생명은 시간과 공간에서 실현된다. 곧 시간이 생명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매시간이 생명을 소진하는 것이다,

산자락의 진달래는 대지에 겨울 기운을 모두 날려 보내고 계절의 온기를 불러온다.

 

  오늘은 내 삶에서 최고의 날이고 가장 값어치 있는 날이고, 천국을 이루어야 하는 날이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인생의 최고의 일이고, 오늘 만나는 사람은 나에게 최고의 VIP이고,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이다. 그래서 천국을 이루고, 오늘 이루어진 천국은 내일도 모래도 계속 이어져 갈 것이다. 2024366일은 매일 천국으로 살아서 승리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20231218()

2023 J. 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