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작약(芍藥)의 계절
내가 사는 고장
삼성현(三聖賢) 언덕에
오월이 오면
작약(芍藥)이
주저리 주저리 꽃 피고
삭막했던 언덕은
순식간에 꽃동산이 된다.
지난날 우리 삶의 이야기
품고 있는 언덕
성현의 생각은
오늘을 이루고
그 시절부터
작약은 귀한 약재였지
제왕의 품위를 갖춘 작약
형형색색(形形色色) 꽃 피어
옛이야기를 나누니
세월의 무상함이
오늘을 말한다.
작약꽃 환히 웃으면
역사의 현장에서
지난날 그림이
하나둘 스쳐 가고
어제와 오늘이 하나로
이어진다.
나는
옛이야기 들으러
작약 동산에 오른다.
2024년 5월 15일(수)
Ⓒ 2024 J. K. Kim
[작시(作詩) 노트]
내가 사는 경산은 원효(元曉 617-686), 설총(薛聰 665-?), 일연(一然 1206-1289)의 출신지라 한다. 그래서 경산시에서는 삼성현 공원을 조성하고 삼성현 역사문화관을 열어 이 세분의 역사와 사상을 정리하여 후세대에 전한다. 공원도 잘 조성했고 경내 바로 앞에 자라지(池, 자라못)가 있어서 경관이 아름답다. 자라지에는 자라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경내에 한약 센터도 있어서 옛것을 보존한다는 의미도 있다.
경산시에는 관내 13개의 서원(조선조 시대 사립 대학)이 있어서 학문의 고장이었으나 백성에게는 부담스러운 존재였을 것이다. 관학(官學)으로 중등교육에 해당하는 향교도 3곳(경산향교, 하양향교, 자인향교)이나 있어서 삼성(三聖)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
주변은 구릉이 많아 입체감을 느끼게 한다. 삼성현 문화 역사관 남쪽 언덕에 작약 언덕이 조성되어있어서 5월을 장식한다. 덩굴장미와 작약을 심어서 오월을 화려하게 꾸민다. 작약 사이를 누비며 짙은 향과 색감에 취해본다. 그리고 색상이 다양한 것은 물론이고 모양이 아주 다양하다. 작약은 상상력, 영감, 이미지를 뭉게구름처럼 발산(發散)하게 하고 깊은 쾌감을 느끼게 한다.
[작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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