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7. 사랑이 지능이다.

profkim 2020. 3. 9. 14:41



사랑이 지능이다.

 


 

 

 

과거 우리는 학교 교육의 성패가 지능에 달려 있으며 인지지능이 학교 교육의 성패를 결정하는 능력이라고 믿어 왔다. 그래서 언어, 논리, 수리와 같은 능력을 매우 중요시하였다. 그러나 정보사회에서는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중요하고 인지지능 외에도 생활과 직결되어 있는 많은 능력이 지능으로 인정되고 있다.


산업사회는 인지지능이 학업성취를 결정하는 요소로 보았다. 그러나 정보사회는 지속적 노력이 학업성취를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다. 노력이란 한 사람이 설정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정력을 쏟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노력을 한 사람만이 자신의 성취에 대해 희열을 느낄 수 있고 만족해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래 전인 60년에 영화 가운데 훌라후프라는 영화를 본 일이 있다. 젊은 교수가 연구실에서 주야도 없이 계속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가 연구하는 것은 좀 가상적 것이지만 고무의 탄력성에 관한 것으로 상당히 탄력성이 높은 고무를 만들어 농구선수의 신발 밑에 붙이면 2,3m나 뛰어 오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젊은 교수는 아직 미혼이어서 연애 중이었고 마침내 결혼날짜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교수는 결국 결혼식 시간에 결혼식장에 가지 않는다. 너무나 자신의 연구에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것은 모두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 그는 결혼식을 잊었다는 것을 알고 후회하였으나 허사가 되고 말았다.


젊은 교수는 연구를 끝내게 되는데 그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농구팀이 결승에 진출하여 상당히 불리한 경기를 하고 있을 때 젊은 교수가 고안해 낸 고무를 선수들의 신발바닥에 붙임으로서 경기는 역전되고 그 대학 팀이 우승하였다는 이야기였다.


한 가지 일에 정력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정력을 쏟을 수 없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에 정력을 쏟게 된다. 그러나 의무로 하는 사람은 열심히 할 수 없다. 그리고 일이 힘들고 성과도 역시 미미하게 된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루 등산한 노고를 일당으로 묻는다면 누구나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등산이란 본래 경비를 써 가면서 가는 것이다. 등산을 생각해 보라. 중노동이 아닌가 그런 중노동을 자비를 써가면서 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은 산이 좋아서! 건강에 좋아서! 운동이 필요해서! 등의 답변을 할 것이다. 어찌되었든 좋아서 하는 일이다. 좋아서 하는 일은 자기경비를 써 가면서 해도 결코 아깝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기분이 좋다. 피로가 풀렸다. 스트레스가 해소됐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하는 학습은 그렇지가 못하다. 이것은 힘들고, 괴롭고, 스트레스 받고, 무리하면 건강도 해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왜 그런가? 이들 일은 자신의 선택이나 결정보다는 타인에 의해 주어진 과제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의무로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일에 몰두하여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한다. 그 일 자체가 재미있다. 그 일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이런 일이 없어지면 실질적 의미가 상실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놀라운 결과를 산출해 내며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양육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역할이다.


학생들이 학습하는 것, 새로운 지식 세계를 열어나가는 데 대한 희열이 없는 것은 그들이 하는 일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습을 사랑하게 하는 방법은 자신에게 필요하고 유용한 것을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며 학습내용이 재미있고 유용하고 쉬워야 할 것이다.

21세기 인간의 능력은 감성지능을 포괄하는 사랑지능지수(love intelligence quotient)로 대표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기르고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영역이나 일을 스스로 선택하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21세기의 교육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고 사랑하는 태도와 사랑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며, 사랑의 결과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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