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斷 想)

[단상(斷想)] 151. 번식의 계절

profkim 2026. 5. 3. 17:56

남천의 흰뺨검둥오리 부부 Ⓒ 2026 J. K. Kim

 

151. 번식의 계절

 

 

  경산의 남천은 요즘 무척 조용해졌다. 그동안 활기를 더하던 홍머리오리, 청둥오리, 쇠오리, 쇠백로 무리 등이 사라지고 번식을 준비하는 흰뺨검둥오리만 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오리는 남천의 텃새이다. 5월에 주로 알을 품고, 5월 말경부터 알이 부화하면 남천에서 새끼를 길러낸다.

남천의 청둥오리가족은 번식지로 떠나고 Ⓒ 2026 J. K. Kim

  흰뺨검둥오리는 남천 주변의 마른 풀숲이나 우거진 갈대밭 사이 지면(地面)에 둥지를 튼다. 마른 풀줄기 등을 모아 접시 모양으로 둥지를 만들고, 안쪽에는 자신의 가슴 솜털을 깔아 보온성을 높인다

남천의 흰뺨검둥오리 부부의 휴식 Ⓒ 2026 J. K. Kim

  5월로 접어들면 흰뺨검둥오리는 한 번에 보통 10~12개 정도의 알을 낳고, 26~28일 동안 암컷이 정성껏 알을 품는다. 이때 수컷은 주변에서 포식자가 오는지 망을 보며 암컷과 둥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마지막 알을 낳은 후부터 품기 시작하므로 10여 마리의 새끼가 거의 동시에 알을 깨고 나오게 된다.

남천의 흰뺨검둥오리 Ⓒ 2026 J. K. Kim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끼 오리들은 솜털이 마르면 곧바로 어미를 따라 물로 들어간다. 이런 모습은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남천의 물 흐름이 완만한 곳에서 줄을 지어 헤엄치는 오리 가족의 나들이 모습을 5월 말경부터 6월 중에 자주 볼 수 있었다.

남천 수변(水邊)에 자리 잡은 창포 꽃 Ⓒ 2026 J. K. Kim

  나의 지난 기록을 보면 525일경이면 부화한 새끼 오리를 관찰할 수 있었고, 이런 현상은 6월에도 계속된다. 오리가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어미 오리는 무척 예민해져 있다. 그래서 인간의 방해를 줄여야 한다.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주어야 할 것이다.

남천의 흰뺨검둥오리 어미와 부화한 오리 병아리 Ⓒ 2025 J. K. Kim

  인간은 호기심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오리에게는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인간의 간섭은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인간의 배려가 필요하다. 더욱이 경산시의 하천 공사가 4월과 5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경산시는 오리의 번식기를 고려해서 공사 시기를 조절해야 할 것이다.

남천의 돌 징검다리를 철거하고 지난 4월에 완공된 잠수교 Ⓒ 2026 J. K. Kim

  특히 흰뺨검둥오리의 포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가을과 겨울 내내 조성된 마른 풀숲이나 우거진 갈대밭을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역시 오리의 번식을 방해한다.

남천의 생태하천 조성 가동보 공사현장 1 Ⓒ 2026 J. K. Kim

  내가 걷기 운동을 하는 지역에서만도(1.5km 구간) 두 건의 공사가 있었고, 이는 올해 흰뺨검둥오리의 번식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번식지 파괴는 곧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

남천의 생태하천 조성 가동보 공사현장 2 Ⓒ 2026 J. K. Kim

  중장비가 마구 파헤치는 강바닥은 그곳에서 자라난 식물과 자연 생태를 파괴한다. 환경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여 공사 시기와 방식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오리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남천에 서식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남천 강둑에 흰 철쭉 Ⓒ 2026 J. K. Kim

  인간의 판단이 우리 주변의 모든 생명체를 아우르는 사려 깊은 방향으로 전환되기를 바란다. 특히 경산시에서는 좀 더 자연 친화적인 조처를 해주기를 기대한다.

 

202653()

2026 J. 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