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여왕 튜립은 고난 뒤에 얻은 영광이다. Mt Vernon Wa. Ⓒ 2014 J. K. Kim
152. 잠시동안의 회상(回想)
세월이 흘러서 구순이 되었다. 잠시 흘러간 시간의 여로에서 뒤돌아보는 여백이 생겼다. 험난한 시간의 여행이었다. 일제 강점기, 제2차 세계대전, 광복과 혼란의 시간, 한국전쟁, 가난과 전쟁 후유증을 겪던 시간, 산업화를 이루려는 민족의 도전,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 구호를 외치며 12시간 노동을 마다하지 않던 산업현장, 허리끈 질끈 매고 자녀 교육에 올 인(all in) 하던 어머니들, 수출에 모든 것을 건 기업들, 산업화를 이루고 지식산업사회를 주도하게 된 기업들의 눈부신 활약, AI 시대를 주도해가고 있는 이 나라를 바라보면 기적의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사월의 여왕 튜립은 고난 뒤에 얻은 영광이다. Mt Vernon Wa. Ⓒ 2014 J. K. Kim
참으로 끈질기고, 근면하고, 성실한 민족이라고 생각된다. 그 위에 시간의 흐름에서 적시에 정치 사회 체제를 변형해 온 나라이다.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이루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온 국민이 모든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본다. 후진국, 세계의 최빈국에서 부강한 나라 선진국 대열에 섰으니 그 짧은 시간에 말이다. 하늘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찌 가능했겠는가? 은혜이지!
사월의 여왕 튜립은 고난 뒤에 얻은 영광이다. Mt Vernon Wa. Ⓒ 2014 J. K. Kim
내 한평생은 이 모든 과정을 다 겪었으니 오늘의 자유, 번영, 생명력이 더 고맙고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오늘 우리의 번영은 혼자 누리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나누고 섬기라는 명령일 것이다. 남을 지배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섬기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사월의 여왕 튜립은 고난 뒤에 얻은 영광이다. Mt Vernon Wa. Ⓒ 2014 J. K. Kim
나는 구순을 맞으면서 계기가 되어서 책을 두 권 간행했다. 시집과 에세이집이다. 시집의 제목은 “낙수(落穗)” 이고 에세이집은 “순종(順從)”이다. 책을 간행해서 명예를 더하고자 함이 아니다. 나의 실존을 글로 쓴 것이다. 두 권의 책을 내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삶의 현장에서 직면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글의 소재였다. 특히 나이 들어가면서 글이란 일상의 이야기이겠지, 내 글도 그런 부류에 속한 것이다.
시집 “낙수(落穗)”표지 Ⓒ 2026 J. K. Kim
책의 제목도 새롭지 못하다고 느끼실 것이다. 시집의 제목은 낙수(落穗)이다. “이삭” 이삭을 줍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는가? 농부가 수고하고 기술적 배려를 했어도 수확은 자연이 주는 혜택일 것이다. 자연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농부의 수고는 결실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이런 농부의 수고마저도 하지 않은 것이 나였다.
수국(水菊)은 봄과 초여름의 우리 시야를 아름다움으로 채워준다. Ⓒ 2020 J. K. Kim
나의 평생 삶은 이렇듯 농부의 거룩한 수고 끝에 남겨진 이삭을 줍는 사람의 마음이었다. 가을 걷이를 하는 농부가 후하게 흘려준 이삭을 줍는 수고만으로 내 한평생이 채워졌다. 그것은 오로지 '은혜'였다. 창조주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와 인심 좋은 농부의 넉넉함 덕분에 내 삶이 풍요로울 수 있었다.
나의 시는 창조주와 이웃의 후한 베풂으로 이루어진 삶의 노래이며, 나의 오늘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이며, 내 이웃들의 넉넉한 인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오늘 내가 존재하는 이유인 그 은혜에 대한 감사의 무늬이다.
에세이 “순종(順從)” 표지 Ⓒ 2026 J. K. Kim
에세이집의 제목을 순종이라 하였다. 이 역시 새로운 용어가 아니다. 자연에는 길이 있다. 그 길은 동물들이 반복적으로 다녀서 생성된 것이다. 왜 동물들이 이 길을 반복적으로 다녔을까? 이 길로 가야 그 끝에는 마실 물과 먹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길을 아는 자가 무리의 대장이 될 수 있다.
대장이 길을 잘 모르면 그 무리는 죽음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이런 대장을 가진 무리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내 에세이집 순종은 이 길에 관한 이야기이다. 생명의 길, 번영의 길, 건강의 길, 행복의 길, 아름다운 삶의 길에서 떠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순종은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의 여정이다.
수국(水菊)은 봄과 초여름의 우리 시야를 아름다움으로 채워준다. Ⓒ 2020 J. K. Kim
인간 사회에도 길이 있고 길이 잘 구축되고 정비되어야 산업이 발전하게 될 것이다. 도로는 우리 사회가 번영하는 기반시설이다. 길을 잘 갖춘 사회가 번영하겠지! 잘 축조된 기능화된 도로를 원리에 따라 운행하는 차량은 효율화 되겠지!, 길은 사회의 생명력을 제고 하는 기본이 될 것이다.
도로에서 이탈한 차량은 사고 차량이고, 불행한 결과를 갖게 될 것이다. 도로의 원리에 따라서 차량을 운행하는 것이 순종이라 하면 어떨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