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33. 교육 해체(2)

profkim 2020. 3. 13. 14:25



교육 해체(2)

  


 

 

우리는 오랜 세월 자격증이 있으면 생활이 보장되는 시대를 살아왔다. 자격증 없이도 잘 살던 농업시대에 비해 산업사회는 수많은 자격증을 갖고 자격증이 있으면 산업사회에 진출할 자격을 갖는다고 믿어 왔다. 그래서 기사자격증, 교사 자격증, 의사, 약사, 변호사, 미용사, 이용사, 영양사, 건축 설계사, 전기기사, 운전면허증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격증이 존재하고 자격증을 소지한 집단은 이익집단으로 기득권 세력으로 변한 것이다.


산업사회에서 자격증은 신분보장을 의미하며 한 이익집단의 예속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직업과 직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학교교육은 이런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게 되었고 이에 부응한 학교교육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산업사회는 대량생산체제이기 때문에 분업화가 생산의 능률성을 높이게 되었고 따라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산업사회는 기초지식, 기술 및 기능을 길러야 할 덕목으로 보게 되었다. 각 부분의 전문자격증을 부여함으로 일정수준의 질을 유지한 것이다.


기술이나 기능은 성취해야 할 객관적 기준이 있으며, 그것은 객관적으로 기준이 있으며, 그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반복적 학습을 통해서 숙달해야 하였다. 그래서 교사가 학습을 주도하게 되고 학생은 수동적으로 반복적 학습을 함으로 학습의 활기가 없었다.


기술이나 기능의 성취목표는 객관적이고 표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의 개인차가 어떻든 누구나 목표에 도달해야하고 그 도달하는 시기를 촉진하거나 효율적 학습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970년대 개별화교수가 절정에 이르렀고, 무학년제, 열린교육, 팀티칭, CAI와 같은 교수학습 방법이 널리 성행하게 된 것이다. 개인 능력을 최대로 개발하는 것이 교육의 최대 과제였던 것이다.


인류사회는 부를 축적하면서 점차 질적 사회로 전환하게 되었으며 질적 사회에 부응하기 위해서 대량생산 체제가 붕괴되고 소량 생산체제로 전환하게 되었다. 질적 사회는 개성시대를 창출하게 되었는데 개성시대는 자신의 독특한 특성을 표출하고 자기만의 세계에서 자신의 독특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누구와도 같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거의 무한한 선택적 상황에 살게 되었으며 일정한 기준도 없이 다양한 기준에 동시에 적응해야 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아주 다양해진 인류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생산이나 사회적 서비스나, 교육, 정치, 경제 어느 분야에서라도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어야 하고 끊임없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객관적 고정적 가치나 기준은 존재할 수 가 없다. 항상 새로운 상황에 알맞은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그래서 창의성과 협동성은 정보사회에서 길러야할 중요한 덕목이 되는 것이다.


창의성과 협동성을 길러야 한다는 것은 세계교육의 개혁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맞추어 세계 여러 나라는 각기 자국의 학교교육을 재 구조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창의성과 협동성은 학생 내부로부터의 발현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 표준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형성된 교육체제는 해체되어야 하는 것이다.


객관적 표준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은 보편성의 원리가 교육을 지배한다는 의미이고 이것은 형식적 관료적 위계체제에 의해 학교교육을 영위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그래서 학교교육 체제는 미리 예상되고 이 예상에 의해서 제도를 만들고 제도에 따라서 학교를 운영하는 형식이 된다. 이런 체제는 상하관계가 중요시되고 제도에 업무가 주어지고 학생은 수용자이며 그는 수동적이 되는 것이고 학교는 교육의 주도권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교육의 공급자가 되는 것이다. 산업사회 학교교육이 갖고 있던 모든 구조적이고 틀에 짜여진 것을 해체해야 한다.


산업사회 학교는 분업체제에 적응하도록 조직되어 있다. 조직이 먼저 정해져 있고 그 다음 그 조직이 어떤 일을 해야 하며 누가 그 일을 맡을 것인가를 정하게 된다. 이런 조직체제는 극히 비능률적이고 조직력을 극대화 할 수 없다. 일이 생기면 그에 맞추어 조직을 마련하는 탈현대적 조직원리를 강구해야 하기 때문에 관료적 위계체제는 해체되어야 한다.

학교는 종적 라인으로 구축된 상하관계로서는 창의적이고 협력적 인간을 기르기는 어렵다. 위원회 중심의 유연한 학교 조직을 필요로 하고 있다. 공급자 중심의 학교로는 정보사회에 살아갈 국민을 길러낼 수 가 없다. 따라서 산업사회 학교체제는 해체되고 질적교육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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