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雉岳)에 오르며
깊은 계곡
짙어가는 녹색의 밀도
젖무덤같이 부드러운 능선의 유연함
꽉 차오르는 싱그러움
맑은 물 흐르는 소리
풀 벌래 소리
치악(雉岳)에 오르는 길
천년고찰의 은둔 지
오랜 세월 감추어져 있던 비경
길이 열리고
자동차가 생기고
인간의 욕망은 단번에
모든 것을 벗겨 버렸다.
그리고 다 드러내놓은 나신(裸身)
자연은 그저 아름다운 것
조화가
질서가
심연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희열이
인간의 욕심은
조화와 질서를 깨고
삭막함을
자연에 어우러지지 않는 인위
허전한 마음의 아픔
사람들은 자연을 말하나
자연과 어우르지 못하고
자연의 심성을 알지 못한다.
제 멋대로
꽂고
세우고
열고 막는다.
산야는 있는 그대로
넉넉하고
아름다운 것
작시(作詩) 노트: 치악산 국립공원의 구룡사(龜龍寺)를 탐방했다.
치악에 오르며 훼손된 자연과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
심산유곡까지 모두 인위가 판치는 오즘
우리의 심성인들 훼손되지 않았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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