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람
계곡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땀을 식히기에 족하다
높은 산이 계곡으로 연결될 때
맑고 찬 기운이 더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새 잡는 그물망을
빽빽한 나무 사이를
바위 사이를
거침없이 빠져 흐른다.
인생도 그리 살면 좋으련만
바람이 절벽을 만나
싸우지 않고 돌아간다.
자연스레 그의 갈 길을 간다.
자취도 없이
산봉우리를 넘는다.
그저 산이 생긴 그대로 능선을 따라 흐른다.
불평도
불만도 없이
그리고 뭇 생명을 흔들어 일깨워
삶의 활력을 더한다.
성난 바람은
아름드리나무를
뿌리째 뽑아낸다.
괴력
돌을 날리고
지붕을 헐어낸다
방파제를 붕괴시키고
배를 바다 속에 처박는다.
전능자의 힘
거부할 수 없는 힘
작시(作詩) 노트: 바람은 자유자재이다. 인간의 삶이 어찌 그리 되겠는가!
이런 소망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을까!
바람은 온유한 품성을 지녔지만 결단력을 갖고
세상을 호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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